신용장 금액보다 10% 초과해 매입 거절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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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신용장 금액보다 10% 초과해 매입 거절하는데 가격변동 심한 유류, 석탄, 곡물 등은 ‘과부족용인’ 약관 예외성 인정

기사입력2019-12-03 10:00

김범구 객원 기자 (bkk0909@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김범구 변호사(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한국무역협회 상담위원)

수익자 A는 신용장 개설의뢰인 C와의 수출입계약에 따라 유류 215만톤을 선적하고, 매입에 필요한 필수서류 일체를 구비해 매입은행 B에 매입을 의뢰했다.

A와 C 사이의 수출입계약에 부수해 발행된 신용장에는 신용장통일규칙(UCP)상의 ‘과부족용인(more or less clause)’ 규정과 별도의 규정을 둬, 그 부가조건에 “신용장 금액은 가격조항에 기한 어떠한 증가, 감소도 수용될 수 있도록 신용장 조건의 추가적 변경 없이 자동적으로 증감한다”라고 그 내용을 보충했다.

그러나 B는 신용장의 확정요소 중 하나인 금액이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적법한 지급제시가 아니하고 주장하며 신용장의 대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

신용장의 금액은 확정돼야 하고, 예외적인 해석은 가급적이면 자제해야 하므로 과부족용인 약관 이외의 예외성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매입은행의 주장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가?

◇쟁점=신용장은 은행의 지급보증을 본질로 하므로 당사자, 금액 및 매입의뢰에 필요한 서류 명칭 등 그 조건이 특정되고 누구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은행의 보호를 위해 엄격일치의 원칙을 생명으로 한다.

그러나 수량조건(terms of quantity)에 과부족용인 약관을 둬, 대량화물 등의 경우에 명시적인 규정이 있다면 10%의 범위 내에서 과부족을 허용해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보호한다.

유류 등과 같이 가격변동이 심한 경우의 매매 당사자를 위해 신용장의 금액란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법원 판례가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규정=(신용장통일규칙 600) a. The words "about" or "approximately" used in connection with the amount of the credit or the quantity or the unit price stated in the credit are to be construed as allowing a tolerance not to exceed 10% more or 10% less than the amount, the quantity or the unit price to which the refer.[신용장에 명기된 신용장의 금액 또는 수량 또는 단가와 관련해 사용된 약(about), 또는 대략(approximately)이라는 단어는 이에 언급된 금액, 수량 또는 단가의 10%를 초과하지 않는 과부족을 허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판례=국제상업회의소 제5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The Uniform Customs and Practice for Documentary Credits, 1993 Revision, ICC Publication No. 500) 제37조 b항이 “신용장에 달리 명시되지 않은 한 은행은 신용장에서 허용된 금액을 초과한 금액으로 발행한 상업송장을 수리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신용장통일규칙이 적용되는 스위프트(SWIFT, 국제은행간 금융통신조직) 방식으로 개설된 신용장이 신용장 금액란에서 신용장 대금의 10% 범위 내의 과부족을 허용하고 있다 하더라도(UCP 600, 30조 A항), 화물이 유류와 같이 가격변동이 심해 신용장 개설 당시에 단위가격을 정할 수 없는 때에는 신용장에 부가조건으로 가격조항을 두어 신용장 개설 무렵의 일정 기간이나 시점의 국제 유류시장에서의 고시가격에 따라 단위가격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이러한 가격변동에 따른 신용장 금액의 증감을 고려해 신용장 대금 항목의 과부족 규정과 별도로 부가조건에 “신용장 금액은 가격조항에 기한 어떠한 증가·감소도 수용될 수 있도록 신용장 조건의 추가적 변경 없이 자동적으로 증감한다”고 규정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신용장의 금액란에서 정하고 있는 금액은 일응의 기준이 될 뿐 화물의 실제 단위가격과 수량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없고, 신용장 대금은 신용장 개설 후 가격조항에 따른 단위가격의 증감과 실제 선적수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예정하고 있는 것이므로, 신용장 개설 후에 위와 같이 가격조항과 실제수량에 의해 산정된 신용장 대금이 신용장 금액란에서 정한 10%를 초과한다고 하더라도 신용장 조건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 10.29. 선고 2007다52911, 52928 판결).

◇결과 및 시사점=①유류, 석탄 내지 곡물 등 정확한 수량 산정이 곤란한 화물의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과부족용인 약관과 별도로 ②유류 등과 같이 가격변동이 심한 경우의 매매 당사자를 위해 신용장의 금액란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법원 판례다. 따라서 위 은행은 수익자의 매입의뢰청구(negotiation)에 응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김범구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