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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이끌 터

분단과 갈등을 강제한 역사 넘기위해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틀로 

기사입력2019-12-27 10:05
최민식 객원 기자 (newway40@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최민식 민화협 정책위원장·EANEI 이사장
지난 한중정상회담은 예상대로 북미간 대화 모멘텀을 살려내는 데에 성공했다. 비건 말대로 크리스마스는 평화롭게 지났다. 복기해보면, 지난 11월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 비핵화에 상응한 대북제재 일부 해제와 6자회담을 통한 동아시아 공동안보체제 건설 등 새로운 제안을 공식화했고, 북한은 내부적으로 이를 본격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이 중국을 급히 찾아가고, 시진핑과 트럼프가 통화한 것도 대화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남은 것은 톱다운 방식의 대화 재개 신호와 이후의 실무협상, 그리고 3차 북미정상회담이다.

 

많은 이들이 가슴을 쓸어내렸고 다시금 내년초 북미정상회담을 희망하게 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지난 1년여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분명한 인식에 이르렀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시작된 이 담대한 길에 수월한 지름길이란 없다는 것. 한반도의 운명은 누가 대신 짊어질 일이 아니며, 반드시 남북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세계를 설득해야 한다는 점이다. 필자는 4·27 판문점 선언이 6·12 센토사합의를 이끌어냈다는 것을 누차 강조했다. 따라서 다시금 새해 남북정상회담이 있어야 내용이 충실한 북미정상회담을 견인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분단이라는 매듭을 푸는 일은 백년의 숙제를 푸는 일이다. 지난 백년은 잔혹했다. 스페인의 패권과 대영제국의 패권이 저물고 본격적인 제국주의 경쟁으로 들어선 19세기,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강대국들의 무자비한 세계 분할이 있었다. 대한제국은 일본에게 점령되고 분할되었고, 또 다시 소련과 미국에 분할되어 두 동강 났다. 그도 모자라 한국전쟁을 치러야 했다. 북한은 공산주의 진영의 하나로 남한은 자본주의 진영의 하나로 귀속되고, 북중러와 한미일 동북아시아 냉전체제의 최전선으로 길들여져 왔다. 하지만 오늘날 동북아시아는 냉전이라는 낡은 질서를 거부하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고 있다.

 

대한민국에게 오늘 통일은 무엇인가. 통일에 이르는 길을 내는 일 보다는 통일을 버리는 일에 70년을 바쳤다. 애써 도달한 최소한의 평화 보루도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길 수차례, 남북간 적대감과 이질감을 키워온 불신의 역사이자 반통일의 역사였다. 분단체제는 전쟁위기를 증폭시키는 시스템이다. 불시의, 바라지 않는, 민족 멸살의, 참혹한 전쟁을 두려워하며 견뎌야 했다. 전쟁 억제력이라는 미명하에 수만명의 미군주둔과 전쟁훈련, 매년 수십조원의 첨단무기 구입을 감수해야 했다. 더 이상은 곤란하다.

 

반통일론의 모순과 억지는 역설적으로 이미 박근혜 정권기 통일준비위원회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2015년 통일준비위원회 백서에는 1992년 남북비핵화합의 존중, 20006·15 존중, 한민족공동체통일론 등 남북주도의 평화통일론과, 한반도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 유라시아 경제권 건설, 동북아시아 경제공동체 구상 등 동북아시아 평화체제와 경제번영에 대한 제안들이 가득 들어있다. 백서는 왜곡된 통일관을 바로잡기 위한 관민협동의 대대적인 통일교육 프로그램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 한중정상회담은 예상대로 북미간 대화 모멘텀을 살려내는 데에 성공했다.<사진=뉴시스>

 

2018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고, 북미 두 정상의 센토사 합의대로라면 북한과 미국의 수교로 이어져 한반도는 일약 평화와 번영의 땅으로 대반전할 것으로 여겨졌다. 통일은 아주 먼 미래에, 오지 않아도 될 일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평화롭게 또 지혜롭게 이루어낼 일로 다가왔다. 이 시대 통일이란, 화석으로 굳은 분단을 해체하는 일이다. 그 분단을 강제한 역사를 극복하는 일이며 새로운 역사를 향해 한 발 내딛는 일이다. 통일은 한민족 우리가 할 일이다. 필자는 남북연합하의 경제통일이 통일이라고 주장해왔다.

 

북중러 대 한미일 냉전질서를 동아시아 경제연합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현명하다. 지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했던 햇볕정책평화번영정책을 온전히 부활시켰다.

 

본래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는 3개의 기둥이 있었다. 첫째, 북한의 군사도발을 용납하지 않는다. 둘째, 한국은 북한을 합병하려 하지 않는다. 셋째, 한국은 적극적으로 북한과 협조한다. 이 세 가지다. 햇볕정책은 셋째인 남북협조노선으로만 오해를 받았다. 이에따라 북한 퍼주기 정책이라고 비판받아왔다.

 

문 대통령은, 햇볕정책의 첫째 기둥과 관련해 한국의 군사력 강화와 전시작전권 회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미군에게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한국군의 독자적인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참고로 북한은,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미국과 한국이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한미에 대한 적대시 정책도 그만둔다고 주장해왔다. 물론 주한미국이 완전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남한이 군사적으로 자립해, 주한미군의 성격이 평화유지군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면,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레버리지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평화번영정책을 한반도신경제구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동아시아 평화번영체제 건설노선을 제창했다. 한반도 평화가 군사적 대결의 종식에 머물지 않고 북한 나아가 중국의 동북 3, 일본, 몽골, 러시아 연해주 라는 동북아시아의 대대적인 경제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발 더 나아가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권이 협력해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로 거듭난다는 청사진도 주창했다. 6자회담이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주조하는 틀이다. 북중러 대 한미일의 냉전질서가 6개국을 위시한 동아시아 십수개 국가들의 경제연합, 동아시아 경제공동체의 틀로 대체되는 일이다. 이 역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중대 이슈다.

 

아직 봄이 오지 않는다고 투덜댈 틈이 없다. 물론 정세를 결정짓는 것은 항상 강자의 몫이었다. 그러나 결정에 이르도록 하는 레버리지를 갖추고 정세를 추동하는 것은 이해당사자다. 한반도의 문제는 한반도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장 최적의 방식으로, 누구도 반대하지 못할 경지로 풀어내야 한다.

 

다시 남북이 만나야 할 때가 됐다. 2020년 세계의 벽두는 남북정상회담이 열어내길 바란다. 2020의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한반도 다자안보체제 한반도 신경제에 대한 새로운 남북합의와 한민족 통일의 담대한 청사진을 전세계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최민식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동아시아신경제이니셔티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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