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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참여한 대화인데, 몰래 녹음해도 괜찮나

본인 참여하지 않은 경우 비밀녹음은 위법하고 증거 사용 불가 

기사입력2020-12-17 09:35
정원석 객원 기자 (delphi2000@naver.com) 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어떤 분쟁이든 그것을 공적 영역에서 사법 혹은 준사법절차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증거가 필요하다.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양 당사자측과 분리된 제3자에게 자신의 주장이 옳다며 설득하려면, 객관적 근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증거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사람과 관련된 증인 내지 증언, 계약서 등의 서면 등이 전통적 증거방법이고, 최근에는 카드 지출내역이나 CCTV 등 첨단 증거방법도 각광받고 있다

수집자 입장에서 채득하기 쉽고 효과성이 보장된다고 인정받는 증거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녹음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국민의 96%가 스마트폰을 쓰는 나라에서는 전 국민이 녹음기를 휴대하고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녹음은 단순히 그 사람의 워딩만 채록하는 것이 아니다. 대화자의 목소리, 발언의 정황, 대화의 높낮이와 빠르기 등 그 상황의 모든 청각정보를 다차원적으로 기록할 수 있어 증거가치가 높다.

 

그런데 녹음은 자칫하면 위법을 구성할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기본적으로 비밀녹음은 사람의 인격권 중 음성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도청 등 형사범죄를 구성할 수 있다. 그래서 어디까지가 적법이고 어디서부터가 위법인지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

 

통신비밀보호법

3(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우편물의 검열·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공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

 

16(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1. 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우편물의 검열 또는 전기통신의 감청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

 

14(타인의 대화비밀 침해금지)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

 

4(불법검열에 의한 우편물의 내용과 불법감청에 의한 전기통신내용의 증거사용 금지) 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불법검열에 의하여 취득한 우편물이나 그 내용 및 불법감청에 의하여 지득 또는 채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통신비밀보호법상 타인간의 대화, 원칙적으로 현장에 있는 당사자들이 육성으로 말을 주고받는 의사소통행위를 가리킨다(대법원 2017.3.15. 선고 201619843 판결). 예컨대 넘어지는 소리, 무언가 깨지는 소리, 비명 소리와 같이 대화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은 통신비밀보호법에서 규율하는 대화가 아니다.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한다는 것은 대화에 당초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들간의 발언을 녹음한다는 의미(2014.5.16.선고 201316404 판결). 예컨대 대화자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몰래 녹음한 경우라면,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말하는 타인간의 대화가 아니어서 본법 위반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반대로 대화자로 참여하지 않거나, 일부만의 동의를 얻은 상황에서 타인들간에 주고받는 발언들을 몰래 녹음한다면,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한 셈이 되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를 구성한다. 예컨대 대법원(20109016 판결), 수사기관이 증거수집을 목적으로 구속수감돼있던 마약사범을 불러 그의 압수된 휴대전화를 제공해 또 다른 마약사범과 통화하게 하고 위 범행에 관한 통화 내용을 녹음한 행위를 불법적 감청으로 보고, 위 녹음자료는 위법하게 수집된 것으로서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화자로 참여하지 않거나, 일부만의 동의를 얻은 상황에서 타인 간에 주고받는 발언들을 몰래 녹음한다면,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를 구성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통신비밀보호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해, 무조건 적법하거나 정당한 녹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동의를 얻지 않은 비밀녹음은 피녹음자의 헌법상 기본권인 인격권 중 음성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일정한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또한 사내 징계사유에 해당할 수도 있는데, 예컨대 동료 직원의 대화내용을 비밀리에 녹음해 형사고소사건의 자료로 제출한 경우, 이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고 직원 상호간 불신을 초래해 직장 내의 화합을 해하는 것으로서 근무기강 확립과 품위유지의무에 위반되는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판례도 있다(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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