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업종 재지정 놓고 대-중소간 대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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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적합업종 적합업종 재지정 놓고 대-중소간 대립 우려 동반위 “신청, 대표성 강화”…중앙회 “가이드라인 변질될 것”

기사입력2014-06-12 00:00

동반성장위원회가 적합업종 신청 중기단체의 자격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중소기업 적합업종 재지정 방안을 발표하자 중소기업중앙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동반위는 11일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제28차 동반성장위원회’를 개최하고, 올해 권고기간이 만료되는 적합업종 82개 품목에 대한 재합의 방안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신청·접수 단계에서는 신청 중소기업단체의 대표성을 강화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강화와 중소기업 피해사실을 명확히 하는 방안이 결정됐다. 이밖에 적합성 검토 단계, 합의 및 조정협의 단계, 사후관리 단계별로 적합업종 지정의 원칙도 추가했다.

이에 대해 중기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중소기업계는 오늘 동반성장위원회가 확정·발표한 적합업종제도 운영개선 및 재합의 방안과 관련하여 중소기업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중앙회는 “국산 콩 수요감소가 적합업종 탓이 아니라고 두부를 생산하는 대기업조차 인정하고, 발광다이오드(LED)·재생타이어 시장을 외국계 기업이 잠식하지 않은 것이 명백하게 밝혀진 상황에서도 대기업계의 적합업종 흠집내기는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며 “이번에 마련된 적합업종 가이드라인도 일각의 왜곡된 주장으로 인해 변질되어 무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또 “적합업종 해제 논의는 사실관계 입증을 전제로 부작용이 명백하게 나타난 품목에 한해서 조정협의체 내의 충분한 논의와 관련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동반위는 11일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제28차 동반성장위원회’를 개최하고, 올해 권고기간이 만료되는 적합업종 82개 품목에 대한 재합의 방안을 확정했다.<사진=동반성장위원회>

신청자격의 대표성에 대한 요건 강화

이번 적합업종 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앞으로는 전국적 대표성을 가진 단체만이 적합업종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현행 중기 적합업종 신청자격은 “중소기업협동조합과 사단법인, 법인의 형태로 해당 업종 품목을 대표할 수 있는 중소기업자단체”지만, 2011년에는 중소기업들이 연명으로 적합업종을 신청한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적합업종 신청자격을 제한하면 신청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전국적 대표성’의 판단기준은 전국단위 협동조합이나 연합회이면서 8개 이상의 시·도에 있는 조합·단체회원이 동의한 경우다. 이밖에 민법과 그 밖의 법령으로 설립된 사단법인은 업체의 30%이상이 참여하고 과반수 이상이 중소기업일 경우 인정된다.

이와 함께 적합업종 신청서를 제출할 때는 대기업의 진입이나 잠재적 진입으로 인한 영업환경의 악화 사실을 제시하거나, 대기업의 가격덤핑이나 유통망 장악, 원자재 독점 등으로 인한 피해사례를 제시하는 등 실제적인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사실여부를 확인하도록 해 신청요건도 강화했다.

해당 업종 이해관계자의 의견도 폭넓게 수렴해야 한다. 적합업종 권고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생산자, 소비자단체로 부터 의견을 수렴해야 하며, 필요시에는 해당 업종과 관련이 있는 정부 부처에도 의견 제출을 요청해야 한다.

신청 업종에 대한 실태조사도 강화하기로 했다. 신청 접수시 동반위는 전문기관·업종단체와 공동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조정협의체 참여자에게 조사결과를 제공하기로 했다.

신청자격 및 요건과 함께 적합업종 지정의 적합성 검토 가이드라인도 발표됐다. 이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때 명백한 부적격 품목은 실무위에서 검토해 적합업종 심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우선 중소기업의 독과점 여부를 확인키로 했다. 김종국 동반위 사무총장은 “세탁비누의 경우 (2011년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뒤) LG생활화학이 철수하면서 중소기업이 독점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인지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지원시책에 따라 중복보호되는지 여부도 판단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이나 중기청의 사업조정 제도 등 적합업종 이외 여타 제도 등을 통해 사업영역을 보호받고 있는 경우는 중소기업청과 별도 협의를 거쳐 입장을 정립해 적용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기업간의 역차별이 크거나, 외국계기업 진출로 인해 시장잠식이 크게 우려되는 경우인지를 판단하기로 한 것이다.

중소기업에서 성장한 제조 전문 중견기업의 특정업종 비중이 일정비율 이상인 경우에는 적합업종에서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또 대·중소기업간 자율경쟁을 통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이나 소비자 후생과 전후방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 역시 적합성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적합업종 지정은 업계간 자율합의를 원칙으로 하되, 합의가 어려워 일방 당사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적합업종 실무위원회에서 합리적으로 중재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조정협의 기간은 최대 6개월로 하고, 당사자간 합의에 따라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대기업계 대표단체가 있는 경우에는 조정협의체 참석과 발언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결정됐다.

이와 함께 적합업종 재합의 시 권고기간을 줄이거나 늘리는 방안도 발표됐다.

재합의 기간의 산정은 업계의 자율합의를 우선하며, 기간산정에 이견이 있는 경우 동반위 사무국의 ‘재합의 기간 차감’ 자료를 참고로 활용하기로 했다.

‘재합의기간 차감’은 적합업종 권고기간 동안 중소기업이 자구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를 평가해 등급을 나눠 최대 3년 내에서 권고기간을 차감하는 방안이다.

우선 중소기업이 적합업종 권고기간 동안 자구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를 서면으로 발표하면 이를 평가해 5개 등급으로 매기기로 했다. 또 시장점유율 증감률, 매출액 증감률, 영업이익 증감률, 고용성장률, 연구개발 증감률 등 5개 지표를 통해 적합업종 권고기간 동안의 경영성과도 점수화하기로 했다. 자구노력과 경영성과를 합산한 점수가 상위 2개 등급일 경우 재합의 차감기간을 적용하지 않고, 중간 3개등급인 경우에는 6개월, 하위 3개등급일 때는 1년을 차감하기로 했다. 최초 권고기간 중 자구노력이 미흡하거나 경영성과가 부진한 경우 재합의 기간이 3년이 아니라 2년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올해로 권고기간이 만료되는 82개 품목의 적합업종 재지정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가이드라인 적용 여부를 놓고 격렬하게 대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반위는 이들 품목의 재합의 신청을 6월18일부터 7월10일까지 접수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