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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R&D 성공률 높지만, 혁신이 없다”

R&D 100조 시대, 정부출연연구기관 변화와 혁신 요구 

기사입력2021-04-22 09:51

우리나라가 R&D(연구개발) 100조 시대에 들어섰다.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다섯 번째다. 국내 총생산(GDP)대비 투자 비중으로는 이스라엘과 1~2위를 다툰다

 

그럼에도 연구생산성, 기술이전율, 논문 피인용도 등 투자 대비 질적 수준은 세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분야가 다수 존재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공공부문 R&D의 경우 혁신적인 성과 없이 낮은 수준의 성과가 적지 않아,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변화와 혁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복철 대덕연구개발특구 기관장협의회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21일 개최한 국가 R&D 100조 시대 과학계 실태 진단과 활로모색토론회에서, 국가 R&D 100조 시대에 걸맞게 과학기술계가 국가 성장동력의 활로를 찾고 국가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과학기술 혁신만이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공공부분의 연구를 주도해야하는 출연연이 국가의 혁신엔진으로서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고, 연구자들이 보다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 연구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 과학기술 정책, 명확하고 일관된 전략 부족

 

1963년 불과 12억원으로 시작한 국가 R&D, 그 규모는 연평균 20% 성장을 거쳐 2020년 국가 R&D 100조원 시대에 진입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날 토론회에서 대덕넷은 714명의 과학기술계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과학기술 100조 투자시대 특별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국가 과학기술 정책은 국가 R&D투자 규모에 걸맞게 질적으로 발전해 왔는가’라는 질문에 긍정(51.3%)이 부정(23.2%)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국가 과학기술 정책 및 전략이 국내외 환경·사회·경제적 현안 해결 및 선제적 대응에 충실히 대응하는가’라는 질문에도 긍정이 부정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국가 과학기술 정책에 명확하고 일관된 전략이 작동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부정(40.5%) 의견이 긍정(28%)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정책 및 전략이 그동안 국내외의 국가적 현안 해결 및 선제적 대응에 비교적 충실히 대응해 왔지만, 명확하고 일관된 전략을 갖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추진해오지 못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 R&D 성공률 99%이지만, 혁신 없고 낮은 수준

 

김복철 회장은 무엇보다 공공부문 R&D가 연구개발과 혁신이 분리돼 있어 99%의 연구개발 성공률을 보이나, 혁신적인 성과는 없고 도전이 없는 낮은 수준의 성과를 성공으로 포장하는 연구가 만연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 출연연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것은 연구 성과의 질적 우수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및 시스템을 혁신하는 일이다. 여기에는 정부 차원의 정책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먼저 출연연별 특성에 맞는 자체의 변화와 혁신의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PBS 혁신=프로젝트 중심 연구기관 운영제도(PBS)는 연구자가 급여의 50%만 지원받고 나머지는 직접 외부에서 연구과제를 따내도록 하는 제도인데,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이와관련, 그동안 왜곡되고 구조화된 출연연 연구현장의 비생산적 요소들을 덜어내고, 어떻게 하면 출연연이 고유 기능과 미션에 근거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연구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과기부-기재부-유관부처-유관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PBS 대혁신 TF 또는 기획단을 구성해, 중기적 차원에서 충분한 검토를 거쳐 대한민국 R&DOS를 새롭게 혁신한다는 목표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현장 자율성=연구현장의 연구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해결방법으로, 현행 유연근로제 중에서 연구직 재량근로제 도입이 적극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김 회장은 제시했다. 25개 출연연 중 현재 4개 기관이 재량근로제를 도입·운영 중에 있으며, 이와관련한 노하우가 이미 상당히 축적돼 있으므로 여타 기관에서도 도입·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인재 육성=김 회장에 따르면, 현재 출연연은 책임급 인력이 평균 50% 이상 되는 역피라미드 인력구조로서, 이미 전체적인 인력구성에서 탄력성을 잃은 상태다. 특히 최근 베이비부머 퇴직자가 늘고, 중견급 유능한 연구자들의 대학으로 이직이 가속화되고 있어 향후 5년 이상 출연연 우수인력 확보가 출연연 경쟁력 제고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새로운 인재 유치도 중요하지만 현재 조직에서 성장하고 있는 우수 인재의 발굴과 육성에 정책적 관심을 집중해 인력자원 운영 관리방식을 대폭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사회와 융합=최근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 R&D 활성화가 중요한 국가정책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출연연도 지역사회 현안 해결을 통한 지역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출연연 기본사업의 일정 부분을 지역 수요 기반형 협력 및 개방형 연구로 기획하는 것도 필요하다. 

 

R&D 기본철학=현재 우리나라 과학기술 R&D는 지나친 성과주의에 근거한 평가 및 점검제도들로 인해 R&D의 목표가 왜곡되고, 기초·원천 연구조차 경제적 가치로만 재단되거나 규격화되는 등 과학의 본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철학과 실제적인 사업운영이 상충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김 회장은 R&D 특성을 고려한 국가 차원의 기본철학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토대 위에서 도전과 창의를 추구하는 R&D 기본속성을 제대로 반영한 정책과 제도가 일관성 있게 추진되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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