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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등대공장이 중소기업의 ‘등대’ 되길 바라며

선정된 10개 추진기업을 보며, 실용적으로 보완될 필요 있어 

기사입력2021-08-19 00:00
한석희 객원 기자 (shhan@assist.ac.kr) 다른기사보기

4차산업혁명연구소 대표 한석희 박사
“K-등대공장의 등대는 등대인데 등대가 아니다.” 인터넷 미디어의 기사 제목이다. 한국의 스마트공장을 비판하는 능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본다. 여기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K-등대공장은 그동안 추진되던 시범공장’, ‘모델공장사업의 새로운 버전으로 볼 수 있다. 또 맥킨지의 등대공장과는 아주 다른 맥락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맥킨지의 등대공장으로 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뜻이 아니다. ‘등대가 등대가 아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만, 그 주장 모두 동의하지는 않는다. 필자는 개별기업(맥킨지)의 상품에 거금을 주며 놀아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K-등대공장이 맥킨지의 등대공장(Light House)를 차명한 것은 잘한 일로 보고 있다. 어차피 나중에 외국과 소통하려고 하면 기존에 선점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맥킨지 같은 글로벌 컨설팅기업의 돈벌이 비즈니스모델 이니셔티브에 끌려가지 않으면서도, 한국 상황에 맞는 스마트공장 평가모델을 만드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보고 있다. 초기에 무작정 등대공장을 칭송하던 카더라 부대는 지금 대체로 잠잠해졌다. 다행이다. 입만 열면 외국사례를 들이대면서 큰일 났다를 외치는 일이 줄어들고, 비평과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이 좀더 냉정해지면 좋을 것 같다.

 

맥킨지의 등대공장과 K-등대공장의 가장 큰 차이는 그 대상이 주로 대기업인가, 중소·중견기업인가에 있다. K-등대공장은 한국의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모델이다. 애당초 맥킨지 등대공장은 우리 중소·중견기업에 맞지 않았다. 솔직히 우리 대기업에도 맞지 않는 모델이었다. 반면 중국의 제조기업들은 앞 다퉈 지원했다. 대외적으로 자랑할 상이 필요했기 때문이라 본다. 대신 회사 내부정보를 상당히 제공했을 것이고, 또 큰 비용도 지불했을 것을 상상하기는 것이 어렵지 않다.

 

K-등대공장은 맥킨지처럼 이미 스마트공장을 추진한 기업의 수준을 평가해 참 잘 했어요라고 칭찬하는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모습으로 갑시다라고 뒤에서 밀어 주는 방식이다. 국내 스마트공장을 추진하던 초기에 동양피스톤에 100억원을 지원하면서 대표모델 공장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유사한 사례는 많았다. 스마트공장 모델 공장을 만들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활동에서 그런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필자가 지방정부의 스마트공장을 돕기 위해 활동하던 경상남도에서도 경남테크노파크를 통해서 여러 개의 스마트공장 모델 공장이 지정되고, 적절한 지원사업이 연계된 것을 본 적이 있다. 정부가 지원금을 제공하는 대가로 이들 기업은 외부 견학 희망 기업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이런 상호 윈윈 모델이 그간 적지 않은 효과를 줬다고 보인다.

 

남들은 어떤 활동을 어떻게 추진했나?’하는 궁금증을, 직접 추진한 책임자와 담당자의 설명을 현장에서 듣는 것은 후발 기업에게 아주 구체적인 영감을 제공한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이 결심을 하고 스마트공장 구축 대열에 뛰어든 모습을 적지 않게 보아 왔다.

 

이번에 선발된 ‘K-등대공장추진기업의 면면을 보면, 이번 사업의 윤곽과 배경을 나름 해석해 볼 수 있다. 이 사업의 목적이 어디에 방점이 찍혔는지 알 수 있다는 뜻이다.

 

‘K-등대공장’의 등대가 한국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진정한 등대가 되기를 바란다. 그런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실용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적지 않아 보인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우선 선발된 기업을 보면 네오넌트’ ‘대유에이피’ ‘동서기공’ ‘삼보모터스’ ‘신성이엔지’ ‘오토닉스’ ‘태림산업’ ‘텔스타홈멜’ ‘대선주조’ ‘조선내화. 이중 70~80%는 자동차 산업과 관련되고, 3개는 타산업에 해당된다. 자동차 산업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의도했든 안했든 잘 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자동차 산업의 전기자동차 전환이란 메가 트렌드 변화때문이다. 기존 자동차 산업의 구조를 바꾸게 될 것은 확실하며, 대략 기존 제조기업 30%는 문을 닫거나 다른 일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올라가는 모델 사례가 K-등대공장에서 찾아지길 기대한다.

 

제조기업의 성공 공식은 차별화된 제품을 스마트공장에서 제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K-등대공장을 통해 제품 만들기의 역량을 끌어 올리는 모델을 만드는 것을 기대하고 요구할 수 있다.

 

스마트공장이 나아갈 구체적인 기술 수준은 이미 수없이 제시된 바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수집하는 것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자동 또는 반자동으로 수집한다든가, 또 이런 데이터를 가공해서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 모니터링하고, 의사결정하고, 제어하고, 예측하고 등과 같은 일은 이미 충분하게 정리돼 있다. 따라서 새롭게 할 일을 더 찾는 노력보다는 자신들의 여건과 환경에 맞는 구체적인 활동 범위와 사양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3년간 최대 12억원이 지원되는 사업인 만큼 그 성취 수준은 일반 스마트공장 보급사업과 달리 고도화된 수준을 성취할 것을 기대한다. 이런 일을 추진할 때 해당 기업의 여건에 맞는 순위를 정하고 긴요한 것부터 추진하는 지혜도 활용할 것을 기대한다. 혹여 정부 지원기관이나 심사위원에게 잘 보이기 위한 식의 접근은 피하길 바란다.

 

따지고 보면 심사위원도 경험, 지식이 제각각이라 그들의 호불호에 어필하는 것은 사업 선정에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K-등대공장이 나아갈 길을 하나씩 만드는 일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 ‘K-등대공장은 기본적으로 해당 기업의 제조역량 높이기, 실용적 기업 경쟁력(원가, 품질 등)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성과가 타 중소·중견기업에 용기를 주는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런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추진을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10개 기업의 사업추진 내용을 보면 그런 보완점이 적지 않다. 실제 한가지 사례를 들어 보겠다.

 

‘KAMP(Korea AI Manufacturing Platform)를 이용해서 빅데이터를 이용하고 AI가 이상을 감지한다는 부분이다. 여기서 KAMP 대신에 클라우드 컴퓨팅또는 엣지 컴퓨팅이란 또는 하이브리드 컴퓨팅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KAMP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사업 추진기관에게 어필을 하는 애교로는 볼 수는 있지만, 타 기업에게 막연한 기대와 혼란을 줄 수 있다. KAMP는 여전히 정책적 개념일 뿐 실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 예를 들어 빅데이터대신에 구체적으로 품질 관련 이미지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해 보인다.

 

해당 데이터를 사람이 일일이 분석할 수 없으니 AI의 분석 알고리듬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하면 모두 이해할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의 실제 성취는 도메인 전문가의 지식 여부에 따라 결정됨도 제시해야 한다. , 요소와 변수간의 인과관계AI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다. 도메인 전문가가 지식을 체계화해서 AI에게 주입해야만 시스템이 실제로 주어진 일을 수행한다. 다분히 멋진 표현보다는 실제 수준을 사업내용에 담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알파고 제로가 바둑을 스스로 배워 알파고를 이기는 것과 제조현장에서 AI가 일을 배우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바둑은 단순한 게임의 법칙으로 운영이 되지만, 제조현장의 조건은 AI가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조건이 아직은 대부분이다.

 

또 다른 사업계획에 포함된 사례로서 ‘AAS(Asset Administration Shell)’라는 표준 활용을 자주 언급하는 점이다. 이런 용어의 사용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사업계획에서 인용한 ‘AAS’가 실제 추진하는 사업의 어떤 목표을 위해 사용되는지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다른 기업들도 무턱대고 ‘AAS’ 용어를 사용하는 잘못된 길로 인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

 

‘K-등대공장의 등대가 한국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진정한 등대가 되기를 바란다. (중기이코노미 객원=4차산업혁명연구소 대표 한석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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