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산부터 운행까지 탄소중립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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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까지 탄소중립 전략 필요 세계 추세에 맞추되, 산업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 최소화 해야

기사입력2021-10-02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자동차산업의 탄소중립은 자동차의 생산뿐만 아니라 자동차가 운행되는 과정까지를 포함한 전 과정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수출 및 해외생산 등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자동차산업의 탄소중립 전략은 세계적인 추세와 보조를 맞추면서도, 산업경쟁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절한 전략이 돼야 한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동차산업 탄소중립 추진 동향과 과제’ 보고서 역시 “탄소중립 규제 대응을 위해 자동차산업은 제품에서 생산공정까지 산업생태계 전반에 걸쳐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전환기 탄소중립 규제를 시행할 때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과 우리 업체의 글로벌시장 전략 등도 고려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수송부문 탄소중립 용이한 편=온실가스는 산업, 건물, 수송 등에서 주로 배출되며 산업부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수송부문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지 않지만, 다른 부문에 비해 배출원 관리가 용이해 주요국은 수송부문 특히 자동차에 대한 배출 규제를 우선 추진하고 있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역내 국제운수도 포함하는 EU의 경우,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22%가 수송부문이다. 미국은 29%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기준 자동차산업 수송(운행)부문과 산업(생산)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1억140만 톤으로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14.3%를 차지한다. 수송부분 온실가스 배출량 중 95.9%는 도로수송 배출량 즉, 자동차 운행에 의해 배출된다. 때문에 자동차 생산공정의 탄소중립 뿐만 아니라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자료=산업연구원,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산업경쟁력 고려해 설계해야=최근 자동차산업 탄소중립은 단순히 주행단계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주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량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특히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 선점과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를 비롯한 전기차 공급 능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친환경차 생산능력을 넘어서는 친환경차 보급목표를 설정할 경우 수입 증가로 이어져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전반적인 산업경쟁력을 고려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입 전기차의 국내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32.9%로, 전체 자동차시장에서의 수입차 점유율 15.3%보다 높다. 따라서 전기차 보급 목표를 급격하게 상향할 경우, 전기차 수입이 단기간에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고려한 전략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기차 전환에 대비해 구조조정 지원=부품산업의 경우도 탄소중립에 따른 구조변화 과정에서 전기차 관련 부품으로 사업 재편이 요구된다.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엔진부품, 동력전달부품, 엔진관련 전기장치 등의 내연기관 부품 수요는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엔진, 변속기, 클러치 등 파워트레인 관련 업체들은 향후 사업 축소 및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있다. 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 상황에서 부품기업들은 전기차 전환에 따른 제품 연구개발 투자와 생산부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생산설비 투자도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내연기관 부품업체들의 인수합병이나 사업전환 등 구조조정을 유도해, 축소된 내연기관 부품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이익률을 유지시켜 급격한 산업생태계 붕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

◇선순환 위해 정부 대규모 지원 필요=보고서는 자동차산업에서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생산기반을 확충해, 궁극적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면 대규모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기존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전기차로 안정적으로 전환되기 위해 친환경차 공급망의 재구성과 확장을 위한 자금조달, 환경친화적 제품 및 생산기술 투자를 위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차질 사례와 같이 안정적인 공급망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전기사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므로 공급망 관리는 우선시돼야 한다. 또, 급격한 환경규제 강화로 인해 부품업체의 영업실적 하락으로 이어져 친환경차 투자 위축을 가져오고,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불확실해지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체연료 개발을 모색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탄소중립시대 대체연료로 관심을 받고 있는 이퓨얼(e-fuel)은 메탄, 가솔린, 디젤 등의 형태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사용이 가능한 연료인데 탄소중립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완성차업체들도 이퓨얼이 대체연료로서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기존 차량 적용을 위한 R&D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신재생에너지로 이퓨얼을 생산할 경우 탄소중립 효과가 높은 만큼, 신재생에너지 단가가 낮은 해외에서 생산하고 이를 국내로 들여와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