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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사람 되겠다고 말할 때 ‘환골탈태’ 본래 뜻은

당장 처해 있는 곤란한 상황 모면해 보자는 의도가 있는 후보자 조심 

기사입력2022-03-03 09:37
문승용 객원 기자 (msy9769@nate.com) 다른기사보기

문승용 박사(중국 문학,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은 상대방에 대한 온갖 비난 공세를 하면서, 그럴싸한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후보나 가족들에 대한 비호감을 불식시키고 쇄신하는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 후보자들이 유세장에서 환골탈태(換骨奪胎)하겠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

 

환골탈태란 뼈대()를 바꾸어 끼고() 가두고 있던 태반(胎盤)에서 벗어난다()는 뜻으로, 어떤 사람이 이전의 모습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해 전혀 딴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를 말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특히 정치인들이 무엇인가 잘못을 저지르거나 나쁜 상황에 부닥쳐 있을 때,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을 보이기 위한 정치적인 수사법이기도 하다.

 

그런데 본디 이 말은 정치 방면에서가 아니라 시가(詩歌) 평론에 주로 쓰던 용어였다. 중국 송()나라 문단에서는 시가를 평론하는 시화(詩話)라는 장르가 크게 일어났는데, 이때 승려인 혜홍(惠洪)이 냉재야화(冷齋夜話) 1에서 당시 대표적인 시인인 황산곡(黃山谷)의 강서시파(江西詩派) 시가 경향을 평가하기를, “그 본래 뜻을 바꾸지 않고 그 말을 지어내는 것을 환골법이라고 일컫고, 그 본래 뜻을 잘 헤아려서 표현하는 것을 탈태법이라고 일컫는다(不易其意而造其語, 謂之换骨法, 窥入其意而形容之, 謂之奪胎法)”라고 했다.

 

송대 주요 시단의 하나였던 강서시파에서는 옛 시인들 시가의 본래 뜻은 그대로 두고 형식의 짜임새와 수법을 살짝 달리해서 마치 새로운 시를 지은 것처럼 보이고자 하는 시가 창작법으로 환골탈태를 구사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환골탈태가 당시에는 시가 창작을 위한 수사기법의 하나였는데, 오늘날에는 문학이나 예술 방면에서 종종 문제가 되는 표절(剽竊)’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후보자들이 유세장에서 환골탈태(換骨奪胎)하겠다는 말을 한다. 뼈대를 바꾸고 기존의 틀인 태반을 벗어난다는 의미에서 환골탈태라고 하니까,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잘못 이해해 요새는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짐할 때 흔히 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그런데 뼈대를 바꾸고 기존의 틀인 태반을 벗어난다는 의미에서 환골탈태라고 하니까, 이미 있던 것에서 완전히 달라져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잘못 이해해, 요새는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확연히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짐할 때 흔히 쓰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정치인들이 선거철만 되면 어찌 되었건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겠다고 제아무리 환골탈태를 읊조리다가도, 또 얼마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전의 비리나 부정부패가 거듭되는 것을 보곤 한다. 이때 우리 정치인들의 환골탈태가 본디 그런 것처럼 말 몇 마디 바꿔서 새로운 것인 양 포장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국민 모두가 정치에 대한 허탈감과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말이라는 것이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도 하고, 후보자들이 몇 마디 말을 살짝 바꿔서 당장 처해 있는 곤란한 상황을 모면해 보자는 의도에서 환골탈태라는 말을 빌려다 쓰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요사이와 같이 선거 유세 막바지에서 우리 유권자들이 세심히 살펴야  것은 후보들이 흔히 구사하는 단장취의(斷章取義전략이 아닐까 한다. 단장취의는 특정한 문장()의 일부를 끊어() 잘라서 뜻()을 취한다()’는 뜻으로 좌전(左傳) 양공(襄公) 28년 조에서 시를 지을 때 특정한 단락을 떼어서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취한다(賦詩斷章, 余取所求焉)”라고 한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단장취의 역시 본래는 문학 용어로서 남이 쓴 문장이나 시의 한 부분을 어떤 문장이나 시가의 전체적인 뜻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인용해 자기의 주장이나 생각인 것처럼 합리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간 여당과 야당 후보나 선거관계자들이 TV토론이나 여기저기 방송에서 설전을 벌이는 것을 들어 보자면, 어떤 사건에서 증인이 내놓은 같은 증거자료 가운데 특정한 부문만 떼어내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게끔 끼워 맞추어서 자신은 옳고 상대방은 그르다고 주장하는 것을 본다. 정확한 사정을 잘 모르는 유권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후보들이 단장취의해 억지를 부린다는 것을 웬만하면 누구나 알고 있을 만한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자기주장만을 막무가내로 내세우는 것을 보고 있자니 그저 안쓰러울 따름이다.

 

누구라도 자신에게 잘못이 있을 수 있을 것인데, 어떻게든 말을 요리조리 비틀어서 제 입맛에 맞게 왜곡하기보다는 깔끔하게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것도 역시 용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한국외대 중국연구소 문승용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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