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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쉬기’ 방역수칙 뒷받침 상병수당 첫발

업무 무관한 이유로 쉬면 하루 4만3960원…3년 시범사업 후 확대 

기사입력2022-06-15 15:28
“지난 2020년 5월 물류센터의 근로자분들이 증상이 있었음에도 쉬지 못하고 출근하여 집단감염으로 확산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15일 코로나19 중대본이 ‘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수당’의 시범사업 시행계획을 논의한 뒤 열린 브리핑에서, 방역당국은 상병수당 도입의 계기로 유증상자의 지속 출근을 꼽았다. 

2020년 5월 물류센터 집단감염 이후 역학조사에서 확인된 유증상자의 출근은, 이후 각종 시설에서의 집단감염 사례에서 지속적으로 확인됐다. 2021년 7월 서울지역 백화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집중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는 코로나19 확산 시작으로부터 1년 이상 경과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백화점 등 주요 시설들은 출입자 관리나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충분히 준수한 것으로 역학조사 결과 드러났다. 그럼에도 일부 유증상자의 지속 출근이 집단감염 사태로 이어졌다. 

2020년 5월 물류센터 집단감염 이후 역학조사에서 유증상자의 출근 사례가 확인됐다. 사진은 2020년 5월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된 부천 쿠팡물류센터 모습 <사진=뉴시스>
방역당국은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아프면 집에 3~4일 머물기’를 방역수칙의 첫 번째에 올리며 유증상자의 외부활동 자제를 당부해왔다. 하지만 출근하지 않으면 당장 생계에 문제가 생기는 취약계층이 이같은 권고를 따르는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심지어 격리 시 일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역학조사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발생하자,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안전장치인 상병수당이 방역과 경제 모두를 살리는 해법으로 떠오르게 됐다. 

2020년 7월에는 노사정이 상병수당 도입에 합의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에 “업무와 연관이 없는 질병 등으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의 손실로 인한 생계 불안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적 논의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노사정이 상병수당 도입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 바 있는데, 22년만에 다시한번 노사정이 뜻을 모았다. 

이후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중 사회안전망 강화 방안의 하나로 한국형 상병수당 도입을 예고했고, 2년간의 준비 끝에 올해 들어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아파서 쉬면 하루 4만3960원 지원=오는 7월4일 시작되는 상병수당의 시범사업은, 업무와 관련 없는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기간 동안 하루에 4만3960원(2022년 최저임금의 60%)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시범사업은 올해 4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서울 종로구, 경기 부천시, 충남 천안시, 경북 포항시, 경남 창원시, 전남 순천시 등 6개 지역에서 시행된다. 

6개 지역을 3개 그룹으로 나누어 각기 다른 상병수당 시범사업 모형을 적용하고, 모형별로 지원 대상자의 규모, 소요재정과 정책 효과를 비교·분석할 계획이다. 모형별로 보장범위와 급여기준을 서로 다르게 적용한다. 

모형 1은 질병유형 및 요양방법(입원·외래·재택요양) 제한 없이 상병으로 근로활동이 어려운 기간 동안을 인정하고, 대기기간 7일 이후부터 최대 보장기간 90일까지 지원한다. 모형 2는 모형1과 동일한 조건 하에서, 대기기간 14일과 최대 보장기간 120일을 적용한다. 모형 3은 입원이 발생한 경우만 인정하고 해당 입원 및 외래 진료일수에 대해 상병수당 지급하며, 대기기간 3일과 최대 보장기간 90일을 적용한다. 

손영래 중대본 사회전략반장은 브리핑에서 “잠깐 쉬게 되거나 혹은 휴직을 하게 되거나 혹은 아예 근로현장에서 이탈하는 경우까지 상병수당이 즉시 지급되기 시작하면 오히려 도덕적 해이를 촉진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일정 대기시간을 설정하고 그 대기시간이 지난 다음부터 상병수당이 지급되는 제도를 전 세계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모형에 대해 설명했다. 

지원 대상자는 시범사업 지역에 거주하는 취업자 및 지자체가 지정한 협력사업장의 근로자다. 

시범사업은 총 3단계로 이뤄지며, 1단계당 1년씩 모두 3년간에 걸쳐 진행한 뒤 전국적인 제도를 완성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상병수당이 아프면 쉴 수 있는 사회의 초석을 놓기 위한 중요한 제도인 만큼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대상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역주민 대상 홍보 등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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