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22/08/09(화) 17:10 편집
스마트복지포털

주요메뉴

스마트CFO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Live 중기산업뉴스

‘공유 킥보드’가 지속 가능한 서비스가 되려면

이동수단 됐지만 도로의 골칫덩이…새 기술에 맞는 법안 필요 

기사입력2022-08-05 00:00

전세계 1위 공유 킥보드 업체 라임(Lime)이 지난 6월 중순 한국시장에서 서비스를 중단했다. 라임은 201910월 국내시장에 진출해, 한때 우리나라에서 월 20만명이 이용했던 공유 킥보드 업체다. 라임은 한국에서 연속적인 도로교통법 개정과 지자체별로 상이한 세부 정책 때문에 사업을 하기 어려워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그런데 공유 킥보드 기업이 국내시장을 떠난 것은 라임만이 아니다. 지난 20219월에는 독일의 공유 킥보드 기업 윈드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윈드(WIND)가 국내시장에서 철수했다. 202112월에는 싱가포르 공유 킥보드 기업 뉴런모빌리티가 한국시장에서 운영을 중단했다.

 

왜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시장을 떠나는 걸까? 공유 킥보드를 비롯한 퍼스널 모빌리티(PM)가 지속 가능한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으로 떠오르다=전동 킥보드란 전기로 구동되는 개인형 이동장치를 의미한다. 이러한 전동 킥보드를 도심 곳곳에 배치해 시민들이 대여해서 사용하도록 한 것을 흔히 공유 킥보드라 부른다. 대표적인 공유 킥보드 업체로는 킥고잉, 씽씽, 라임 등이 있다.

 

공유 킥보드를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스마트폰에 공유 킥보드 앱을 설치하고 휴대폰 번호와 운전면허증을 인증한 뒤, 사용요금을 결제할 카드정보를 입력하면 킥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 공유 킥보드 앱에서 내 주변에 있는 킥보드의 위치와 배터리 상태 등을 확인한 뒤 원하는 킥보드를 선택하고, 킥보드에 부착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주행할 수 있다. 킥보드 사용이 끝나면 안전한 곳에 주차하면 된다.

 

공유 킥보드가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목적지에 가다 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다소 가깝고, 걷기에는 좀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다. 공유 킥보드는 이처럼 도보 15분 정도의 거리를 이용하기에 적합한 이동수단이다. 공유 킥보드는 목적지까지 마지막으로 남은 1마일(1.6km)을 이용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라고도 불린다. 또한 개인형 이동수단이라는 점에서 퍼스널 모빌리티(PM)’라고도 한다.

 

공유 킥보드는 기존의 대중교통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교통체증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만큼 탄소 배출이 적다는 것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공유 킥보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고, 실제로 젊은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 공유 킥보드를 자주 사용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당시, 버스처럼 밀폐된 공간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대중교통에서 감염이 될 것을 염려한 사람들이 공유 킥보드를 대안으로 선택하기도 했다.

 

공유 킥보드는 교통수단을 넘어 빅데이터 측면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 킥보드의 주행 및 이동 데이터를 분석하면, 사람들이 어떤 장소를 왜 자주 찾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상권개발과 관광상품, 치안 및 교통 인프라 구축에 활용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새로운 이동수단인 공유 킥보드가 도로의 골칫덩이가 되지 않도록 이에 꼭 맞는 안전수칙을 정하고, 보험을 만들고, 주차공간을 정할 필요가 있다. 또 기업의 책임과 시민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방안 또한 마련돼야 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갈수록 증가하는 사고로 골머리’=하지만 공유 킥보드가 널리 쓰이면서 일부 사용자들이 이용수칙을 지키지 않고, 다른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문제가 생겨났다. 공유 킥보드를 무면허로 이용하거나, 헬멧을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음주를 하고 이용하거나, 두 명 이상이 한꺼번에 킥보드에 탑승하거나,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것 또한 위험한 행위다.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킥보드 사용자뿐만 아니라 다른 보행자들도 다칠 우려가 있으며, 특히 어린이와 장애인, 노약자 등 보행약자에게는 더욱 큰 위협이 된다.

 

공유 킥보드는 인도뿐만 아니라 도로에서도 위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로에서 킥보드가 갑자기 끼어드는 바람에 위협을 느낀 자동차 운전자들도 있다. 택시나 버스에서 승객이 내리는 찰나에 킥보드가 끼어들 경우, 사고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문제점은 운행뿐만 아니라 주차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공유 킥보드는 별도의 정류장이 없고, 사용하고 난 뒤에 거리에 세워두면 된다는 독리스(Dockless)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이 공유 킥보드를 제대로 세워두지 않고 인도에 방치하는 바람에 보행자가 걸려 넘어질 뻔하는 등의 문제가 속출했다. 공유 킥보드가 도로에 방치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용자뿐만 아니라 일부 공유 킥보드 업체의 책임 문제도 있다. 최근 한 사용자가 공유 킥보드의 브레이크가 고장났다고 신고했지만 업체는 수리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 다음 사용자는 수리되지 않은 킥보드를 타다가 결국 교통사고를 당했고,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현행법에 따르면, 공유 킥보드는 운전면허증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데, 정작 회원가입만 하고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대여할 수 있는 경우도 있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 3년 간 공유 킥보드로 인한 사고 건수는 2.5배로 늘었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지난 3월 발표한 전동킥보드 사고 실태 및 최고 속도 하향 필요성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동 킥보드 사고 건수는 모두 4502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는 878, 2020년에는 1477건이었으나 2021년에는 2177건으로 조사돼 꾸준히 증가했다.

 

실효성 없는 어설픈 도로교통법 개정=이러한 문제점들을 막기 위해 국회에서는 도로교통법을 여러 차례 개정했다. 2020년 당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공유 킥보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원동기 장치 자전거 운전 면허 또는 2종 보통 자전거 면허 이상을 소지해야 했다. 이후 202012월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서는 개인형 이동수단 규제를 완화했다. 13세 이상은 운전 면허가 없어도 공유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이다. 개정안은 청소년의 사고 위험성을 높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20215월부터는 안전에 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도로교통법이 개정됐다. 이때부터 공유 킥보드는 만 16세 이상 면허 취득자만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개정안은 사용자의 운전면허증 보유 의무화, 헬멧 의무 착용, 지정된 구역에 주차, 불법 주차할 경우 견인비를 내야 하는 조건 등을 추가했다. 하지만 헬멧을 준비해야 하는 주체가 업체인지, 사용자인지 규정하지 않는 바람에 현장에선 혼란이 커졌다. 사용자들이 헬멧을 항시 소지하기가 어려운 만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받았다. 일부 업체들은 킥보드 옆에 무료 헬멧을 비치하고 대여해주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분실률과 파손율이 높아지자 대부분 철회했다.

 

헬멧 의무조항이 생기자 사용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라임의 공유 킥보드 사용자 수는 2021424만명이었지만, 20225월에는 8만명대로 급감했다.

 

지자체별로 규제와 견인 정책이 제각각 다른 것도 시장의 혼란을 야기했다. 각 지자체마다 공유 킥보드를 반납하는 구역과 반납하지 말아야 하는 구역의 기준이 다르고, 업체가 킥보드를 몇 시간 이내로 견인해야 하는지 기준이 다르다. 서울시의 경우 불법 주차된 공유 킥보드를 즉시 견인하고, 견인비용과 보관료를 공유 킥보드 업체에 부과하고 있다. 업체가 지불해야 하는 견인비용은 대당 4만원으로 소형차와 같다.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견인에 드는 비용이 기존 10%에서 20%로 크게 늘어났다며 수익성 악화를 호소했다. 견인구역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문제점도 잇따랐다. 최근 들어 공유 킥보드 업체들이 한국시장을 떠난 이유는 이러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기술에 따른 맞춤 법안 필요=차세대 교통수단은 어쩌다가 도로의 골칫덩이로 전락했을까. 공유 킥보드는 기존의 교통수단과 차이점이 많다. 하지만 새로운 이동수단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기존 도로교통법을 어설프게 손보는 방식으로 규제가 이루어지는 바람에 혼란이 커진 것이다.

 

기존의 도로교통법만 놓고 공유 킥보드를 바라본다면 계속해서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기존의 자동차와 공유 킥보드는 사용 방식이 다른데, 공유 킥보드의 사용 자격을 기존의 운전면허증으로 규제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가?’, ‘현재와 같이 운전면허증으로 규제할 경우, 미성년자가 부모님의 신분증이나 스마트폰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문제는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따릉이와 같은 공유 자전거는 헬멧 단속을 하지 않는데 왜 공유 킥보드는 헬멧을 써야 하는가?’, ‘공유 킥보드는 인도와 자전거 도로, 자동차 도로 중 어느 곳을 달려야 하는가? 만약 인도를 피해야 할 경우, 자전거와 보행자 겸용 도로는 어떻게 달려야 하는가? 우리나라 자전거 도로의 76%가 보행자 겸용 도로다등의 질문이 따라 나올 수밖에 없다.

 

현재 퍼스널 모빌리티(PM) 규정과 통행 원칙, 사업자와 관계기관의 의무를 담은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 및 편의 증진에 관한 법률안개인형 이동수단의 관리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2020년에 발의됐지만 아직도 국회에 계류돼 있다. 더 늦기 전에 공유 킥보드라는 새로운 이동수단에 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에 맞는 법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예를 들면 공유 킥보드에 꼭 맞는 안전수칙을 정하고 별도의 면허증을 신설해,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보험을 만들고 주차 공간을 정할 수 있다. 기업의 책임과 시민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방안 또한 마련돼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적합한 제도를 만들지 못하면 해당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기업들이 시장을 떠나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시민들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당장은 새로운 법안을 마련하는 과정이 복잡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체계적으로 밑거름을 다져 놓는다면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중기이코노미 안수영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스마트에듀센터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상생법률
  • 공정경제
  • 법률산책
  • 생활세무
  • 상가법
  • 인사급여
  • 4대보험
  • 노동정책
  • 판례리뷰
  • 지적재산권
  • 무역실무
  • 부동산법
  • 부동산
  • 금융경제
  • 세상이야기
  • 가족여행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예술별자리
  • 개인회생
  • 무역물류
  • 스마트공장
  • 민생희망
  • 미국문화
  • 중국상인
  • 노동법
  • 플랫폼생태계
  • CSR·ESG
  • 정치경제학
  • 빌딩이야기
  • 글로벌탐험
  • 가맹거래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