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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플랫폼이 불공정 계약 악순환을 끊어야”

창작 해치는 불공정…웹툰시장 성장과 혁신 위해서 상생이 필요 

기사입력2023-01-20 10:35

#1. 웹툰작가 A는 연재를 위해 콘텐츠 유통사(CP)와 계약을 체결하고, 선인세 2000만원을 받고 작업을 시작했다. A작가와 회사는 준비한 작품으로 국가지원사업도 지원했고, 그 결과 지원금을 받아 그 중 일부인 3000만원이 A작가에게 지급됐다하지만 A작가와 회사와의 계약이 파기되었을 때, 회사는 선인세 5000만원을 되돌려 달라고 했다. 지원사업은 끝이 난 상황이어서 지원사업금을 상환해야하는 상황도 아닌데, 회사는 자신들을 통해 작가가 돈을 받았으니 그 돈을 그대로 달라고 했다.

 

#2. B작가는 자신의 캐릭터 사업을 대행해준다는 회사에 지분 이용허락을 해주었으나 그 회사는 저작권을 마음대로 등록하고, 상의 없이 동업자의 지분을 양도받아 53%의 지분을 얻은 뒤 원작자인 B작가에게 캐릭터의 사용을 금지하는 소송을 건 상태다. B작가는 기성 작가이고 오리지널 작품을 인기리에 연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을 겪었다. 예전에는 계약시 2차 저작권 이용권을 묶어서 계약하는 것이 불공정의 대표 사례였다면, 최근 두드러지는 경향은 저작권을 양도하는 양도계약서의 증가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가 지난 19일 개최한 ‘웹툰업계 불공정 계약 실태 및 해결 토론회’에서는 이러한 웹툰업계의 불공정 계약 사례들이 나왔다.

 

웹툰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K-웹툰을 중심으로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이 탄생해 해외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웹툰작가들에게 불리한 불공정 계약이 만연하고 있다. 웹툰 플랫폼 등과의 계약시, 작가들이 계약서 조항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서울대 공익법률센터에 따르면, 현재 업계에서 사용되는 연재계약서에는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불공정 조항들이 있다. 불공정 조항은 불공정한 수익배분 기준을 포함하는 조항 과도한 비밀유지 조항 재판관할 합의 상당한 이유 없이 급부의 내용을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 불공정한 손해배상 조항 작가에게 부당한 금전의 반환, 손해배상책임을 하는 조항 계약기간 관련 불공정 조항 상당한 이유 없이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 등이다

 

공익법률센터는 일단 계약을 체결한 후에는 무효, 취소를 주장하기 까다롭기 때문에 미리 확인해 신중하게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작 해치는 웹툰업계 불공정 계약=이날 토론회에서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웹툰시장의 불공정, 웹툰 플랫폼이 악순환의 고리 끊어야라는 발표를 통해, 연재계약서의 불공정 문제, 웹툰 연재계약과 2차적 저작물 양도 조항, 저작권의 귀속과 양도 등과 같은 웹툰회사와 웹툰작가 간 불공정계약 내용들은 웹툰 플랫폼이 작가의 권리를 제약하고, 공정한 창작 환경을 헤치며, 나아가 웹툰 생태계를 불공정으로 물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1년 웹툰 사업체·작가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웹툰시장 연간 매출액 규모는 약 1538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페리컬 인사이트&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웹툰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40.8%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김 사무처장은 웹툰시장의 비약적 성장은 웹툰작가 등 종사자에 대한 수탈 구조에 기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년 웹툰작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웹툰작가 중 58.9%가 계약이나 창작·유통 관련 불공정 행위를 경험했으며, 이는 ‘2021 웹툰작가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것(52.8%)보다 증가했다. 

 

김 사무처장은 웹툰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웹툰 플랫폼사의 경제적 지위와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과 반대로 웹툰작가들은 플랫폼에 대한 종속성이 커짐에 따라 불공정 거래 관행이 만연해지고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조차 어려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최근 웹툰 플랫폼과 작가가 직접 계약을 맺는 경우는 점차 줄어들고 콘텐츠 유통사(CP)를 거치는 계약이 일반화되는 추세인데, 웹툰 플랫폼 진입 여부 결정 권한을 콘텐츠 유통사와 웹툰 플랫폼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웹툰시장의 불공정 계약 악순환을 끊어낼 책임이 웹툰 플랫폼에 있다는 것이다.

 

시장 성장과 혁신의 전제조건 상생=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윈회와 창작자, 14개 만화웹툰 분야 협회단체, 웹툰업계 등은 웹툰 생태계 상생 환경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공정한 계약에 필요한 정보와 기간 보장, 매출 관련 정보 공개, 웹툰 표준 식별체계 마련, 수익배분 규정 명료화, 저작권 보호, 불법유통 근절, 휴재권 보장·적정 분량 설정·다양성 만화 증진·만화발전기금 조성 등 창작자 복지증진 등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김 사무처장은 이와같은 상생협약은 웹툰 플랫폼이 웹툰작가 등 종사자에 대한 시혜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웹툰시장의 지속성과 직결된 문제라며, 시장의 성장과 혁신을 위한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공정 계약 근절을 위한 정부부처 역할도 필요하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현행 예술인 권리보장법에 따르면, 특히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한 계약조건을 강요하는 예술인 권리침해 행위가 발생할 경우 문체부는 공정위에 그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문체부의 조치는 권리침해 행위를 당한 피해자가 신고할 경우 작동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 김 사무처장의 설명이다. 김 사무처장은 문체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권리침해 행위을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보완 입법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또한, 콘텐츠 유통사를 통해 벌어지는 중간착취의 경우 역시 예술인 권리보장법상 불공정 행위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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