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에서 메인으로 ‘웹툰’ 노동환경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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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서브에서 메인으로 ‘웹툰’ 노동환경 개선 시급 시장규모 1조원…수익창출 공격적이지만, 저작권·불공정계약 현안

기사입력2022-10-06 12:01

한국의 웹툰 시장은 이미 1조원 규모를 넘어섰다. 코로나19로 대다수의 산업이 축소되거나 성장 둔화세를 보인 것과 달리 웹툰 시장은 꾸준히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웹툰, 드라마, 영화 등 하나의 IP로 제작된 다양한 콘텐츠를 연속적으로 소비하는 행태로 콘텐츠 산업 생태계가 재편되면서 웹툰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이 되고 있다.

◇미디어 산업 중심…해외 진출 공격적=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1년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 결과, 웹툰 산업 매출액 규모는 2017년 3799억원, 2018년 4663억원, 2019년 64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왔고, 2020년에는 전년대비 64.6% 오른 1조53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웹툰 플랫폼으로 손꼽히고 있는 네이버웹툰의 경우에는 전년동기 대비 136.4% 증가한 2511억원을 기록했고,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픽코마(구 카카오재팬)가 운영하는 픽코마의 매출은 일본에 진출한 2016년 4월 이후 올 2분기까지 매 분기 성장세를 이어갔다. 콘진원은 웹툰 시장의 잠재 시장규모는 약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K-웹툰은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OTT에서 한국 콘텐츠가 인기를 얻음에 따라 웹툰 시장의 몸집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 웹툰의 경우 서사가 좋고, 그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구도나 캐릭터 등이 웹툰을 통해 자세히 묘사돼 있어 제작이 쉽고, 글로벌 팬층을 시청자층으로 끌어모으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번 가을에 공중파·케이블TV로 소개될 드라마와 영화의 원작도 웹툰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OTT에서도 웹툰이 강세다. 네이버웹툰의 경우에는 지난 5년간 40편 가량의 작품이 영상화됐다. 네이버웹툰의 경우에는 웹툰·웹소설 등을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자회사 ‘스튜디오N’을 설립, ‘타인은 지옥이다’, ‘여신강림’, ‘스위트홈’ 등 세계적으로 높은 흥행을 보인 작품을 제작했다.

K-웹툰이 강세를 보이자 프랑스, 벨기에,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전역에서도 관심을 보인다. 일례로 콘진원이 지난 7월 3일간 개최한 ‘2022 K-Comics in Europe’ 행사에서 총 134건의 수출 상담건수와 369만 달러 규모의 상담이 이뤄질 정도로 흥행했다.

이 여세를 몰아 국내 대표 웹툰 플랫폼은 글로벌 몸집 키우기에 역량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일본 전자책 플랫폼인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과 북미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 인수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네이버웹툰은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서비스하고, 왓패드를 중심으로 한 웹소설은 북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의 매출 성적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유료 이용자 수의 진입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웹툰을 기반으로 한 추가적인 수익 창출 여력이 커 장기적으로 볼 때 수익성 개선에 글로벌 시장이 한몫할 것이라는 평가다.

K-웹툰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웹툰의 불법유통과 작가의 불공정 계약 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픽코마의 경우 스마트폰 환경에 최적화한 서비스로 가독성과 편의성을 높인 결과, 올 2분기 전 분기 대비 일본 내 소비자 지출이 급상승한 앱 1위로 등극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소비자 지출이 가장 많이 발생한 앱 7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올 초 프랑스 안드로이드와 ISO앱과 웹까지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공격적으로 유럽과 북미 시장을 공략한 덕분이다.

앞으로도 웹툰의 글로벌 수출 규모는 장밋빛이 예상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 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웹툰을 포함한 만화 수출액은 8760만 달러(약 1250억원)로 전년대비 39.7% 성장했다.

◇불공정 계약 등 노동환경 개선은 필수=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웹툰이지만,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보인다.

콘텐츠의 핵심은 저작권임에도 최근 K-콘텐츠의 해외 불법유통 규모는 6년 새 30배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콘진원에 따르면, 2020년 웹툰 불법유통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5488억원으로 추산됐다.

웹툰의 불법유통이 번지는 가장 큰 이유는 불법 공유 사이트에 접속하면 쉽게 웹툰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정 분량이 무료로 제공되고 이후 유료로 전환되는 방식이어서 ‘기다리면 언젠가 무료로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 저작권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낮은 탓도 있다.

이에 콘진원은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웹툰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 식별 기술을 개발하고, 국내외 웹툰 불법사용 탐지를 위한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해 저작권 정보 처리를 위한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저작권만큼 최근 이슈로 등장한 문제는 웹툰 작가의 노동환경 개선이다. 그중에서도 불공정 계약 부분은 몇 년 전부터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콘진원이 ‘2021년 웹툰 작가 실태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작가들의 불공정 계약 경험은 전년대비 2.4%p 증가한 52.8%였다. 불공정 계약 사례로는 ▲이차적 저작권·해외 판권 등 제작사에 유리한 일방적 계약(23.2%) ▲매출·RS리포트 또는 정산내역 미 제공(17.5%) ▲적정한 수익을 배분하지 않거나 제한·지연(11.1%) 등에 대한 응답 비율이 전년보다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작가의 계약체결 대상은 플랫폼과 직접 계약이 58.2%로 가장 많았고, ▲에이전시·프로덕션·스튜디오 등과 계약(39.2%) ▲기타(2.7%) 순으로 나타나 대형 플랫폼 및 에이전시의 공정한 노동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노동환경은 작가의 노동권과 직접 연결된다. 웹툰 작가의 하루 평균 창작활동 시간은 10.5시간, 주중 5.9일로 콘진원 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는 작가의 고된 작업시간과 휴식 시간 부족으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건강 악화로 이어진다. 작가들의 고강도 노동은 카카오웹툰에 연재하며 글로벌 조회 수 142억회를 기록한 ‘나 혼자만 레벨업’ 작화를 담당한 장성락 작가가 37세에 사망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올 국정감사에서는 웹툰 창작자의 건강권 문제가 핵심주제로 떠올랐고,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웹툰법(가칭)을 국회에 발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유급 휴재권 개념에 대한 도입과 창작자들에 대한 보상체계를 세분화해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기존 작가와 신인 작가, 전속과 독립작가 등 창작자 형태별 처우나 노동환경이 상이하고 양극화가 나타나므로, 이를 해소할 표준계약서와 공정한 계약 형태의 정착도 필요하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