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환경, 기초연구…‘공공’ 목적 R&D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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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보건환경, 기초연구…‘공공’ 목적 R&D 늘려야 한국 R&D 규모는 높은 수준이지만, 정부 지출비중은 낮은 편

기사입력2023-02-07 17:0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과 기술의 연구개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 R&D 지출은 공공목적을 강화하고, 산업별 시장형성 단계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KB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대전환기, R&D의 중요성과 국가재정의 역할’이라는 보고서에서 이승훈 선임연구위원은, 4차 산업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R&D 예산은 다소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으며, R&D 측면에서 보다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R&D 지출 비중 정체=보고서가 올해 본예산과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R&D 예산 증가율은 총지출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밑돌고 있다. 2023~2026년 평균 총지출 증가율은 4.6%, R&D 예산 증가율은 3.8%이며, R&D 예산 비중은 2022년 4.9%에서 2023년 4.8%, 2025~2026년 4.7%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GDP 대비 총 R&D 비중이 전세계 2위 수준이며, 총 R&D 규모도 전세계 5위를 차지한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민간부문의 R&D 비중이 빠른 상승세를 보인 반면, 정부의 R&D 지출비중은 2010년 이후 정체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국의 총 R&D중 정부 자금지원 비중은 22.4%다. 러시아 67.8%, 스페인 38.5%, 이탈리아 33.7%, 독일 29.7% 보다 낮으며, OECD 평균 23.9%보다도 낮다. 미국, 중국의 정부지원 비중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총 R&D 규모가 우리나라 대비 5배 이상 크다.

보고서는 정부의 R&D에 대한 직접 자금지원은 여전히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전환(DX), 그린전환(GX)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시기에 대규모 연구개발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무엇보다 중소기업과 신생 산업의 경우, 자금조달 제약으로 R&D 투자를 충분히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정부 R&D 투자와 기술사업화를 통해 중소기업 혁신을 유도하는 한편,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연계된 R&D 투자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의 자체적인 성장을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공목적 R&D 지원 늘려야=보고서는 정부 R&D 투자방향은 공공목적 비중 확대와 국내 산업별 기술수준을 고려한 선별적 지원이 돼야 한다고 봤다. 정부와 민간의 역할이 중복될 가능성이 있는 R&D를 구분해 지원하고, 정부는 보건환경, 기초연구, 인프라 등 공공목적의 R&D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래성장동력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가 산업별 시장 형성단계를 고려해 연속성을 갖도록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부분의 기술역량이 낮고 산업주기가 초기인 경우에는 정부가 기술공급자·시장조성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민간의 기술역량이 낮고 산업주기가 성숙한 경우 정부는 기술공급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민간의 기술역량이 높고 산업주기가 초기인 경우는 시장조성자의 역할을, 민간의 기술역량이 높고 산업주기가 성숙한 경우 정부는 민간과 기술협력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민간에서 성숙된 기술은 정부 R&D 지원을 유지·축소하고, 정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기초연구, 원천기술, 재난·안보, 시장실패부문, 태동기·도입기 기술 등의 분야 위주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