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쪼개기·단기’로 납품대금 연동 회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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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소액 쪼개기·단기’로 납품대금 연동 회피 우려 10월 시행 전, 합의 강요 막을 수 있는 장치 등 시행령에 있어야

기사입력2023-02-24 09:56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오는 10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납품대금연동제의 안착을 위해 업종별 거래실태에 따라 소액거래, 단기거래 등 탈법 소지가 있는 거래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합의를 강요하는 행태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등 시행령에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23일 ‘납품대금연동제의 이해와 안착’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중소벤처기업연구원>

양찬회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23일 개최한 ‘납품대금연동제의 이해와 안착’이라는 심포지엄에서 ‘납품대금연동제의 모범사례와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납품대금연동제가 법제화하기 전에 납품단가 조정협의제도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운영을 했지만, 조정 신청이 한 건도 접수가 되지 않았다”며, “그 이유를 보면, 조정 신청을 했을 경우 이후에 거래 단절이라든지, 계약에 대한 불이익을 우려해서 현실적으로 조정제도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양 본부장은 올해 10월 납품대금연동제 시행에 앞서 시행령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연동제의 실효성있는 운영을 위해서는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업종별 특징에 맞는 기준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액·단기거래, 납품대금연동제 의무 제외=납품대금연동제 논의는 2008년부터 시작돼 2023년 1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협력법)’ 개정을 통해 법제화됐다.

위탁기업이 수탁기업에 물품 등의 제조·공사·가공·수리 등을 위탁할 때 주요 원재료, 조정요건 등 납품대금연동에 관한 사항을 약정서에 의무적으로 기재해 수탁기업에 발급하고 그 내용에 따라 납품대금을 조정해 지급하도록 했다. 이는 위탁기업이 중소기업인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적용된다.

단, ▲위탁기업이 상생협력법에 따른 소기업인 경우 ▲수탁위탁거래의 기간이 90일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이내인 단기계약인 경우 ▲납품대금이 1억원 이하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하인 소액계약의 경우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이 납품대금연동을 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연동약정 체결 의무에서 제외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쪼개기 계약, 합의 강요…방지책 마련해야=하지만 양 본부장에 따르면, 레미콘 업종의 경우 90일 이내 계약들이 너무 많고, 도로를 포장하는 아스콘의 경우도 구간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한 달 이내, 또는 일주일 단위로 계약기간이 설정되기도 해 납품단가연동제가 시행된다고 해도 무의미 하다는 것이다.

또, 소액계약에 대한 연동약정 의무 제외조항을 이용해 과거에 10억원씩 맺었던 계약을 1억원 미만으로 쪼개 계약하면 얼마든지 연동제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연동약정을 회피하기 위해 합의를 강요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방지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양 본부장은 연동제 관련 중소기업 신고나 분쟁조정 등의 민원이 발생했을 경우, 불공정거래 시정업무를 최우선으로 처리하는 패스트 트랙을 도입한다거나, 연동제 미실시 기업에 대한 명단 공개 또는 기업별 연동계약 현황을 공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아울러 예외 적용을 위한 쪼개기 계약 등 탈법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정 처벌조항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납품대금연동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수시로 설명회를 열고 안내자료를 배포하는 등 홍보를 강화하며, 원재료 가격지표(INDEX)의 개발보급, 계약서 작성 및 대금조정에 필요한 정보 및 컨설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