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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투자 효과 있을까

반도체 산업 활성화 효과 미미하고, 특정 대기업에만 세금 특혜 

기사입력2023-03-14 10:39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여야가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일명 ‘K-칩스법개정 검토에 나선 가운데 K-칩스법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특정 대기업에 대한 특혜일 뿐 반도체 산업을 활성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해 1231일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대기업은 기존 6%에서 8%로 상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을 공포했다. 중견기업은 8%, 중소기업은 16%의 세액공제율이 유지됐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개정안이 공포된 지 3일 만인 13반도체 등 투자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강화방안 추진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 시설에 대한 세액공제를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추진 배경이었다. 

 

이에대해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부의 추가적인 조세혜택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국내 투자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이미 계획된 투자에 세금 혜택만 주는 것으로 결국 세금으로 재벌대기업을 지원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정의당 장혜원 의원과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이 13일 공동개최한 반도체 산업 세금감면이 정답?’이라는 토론회 자리에서다.

 

반도체 산업 위기는 고부가가치화로의 전환 실패가 원인

 

정의당 장혜영 의원과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은 13일 ‘반도체 산업 세금감면이 정답?’이라는 토론회를 공동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박 교수는 한국 제조업 위기의 본질은 고부가가치화로의 산업 진화가 단절된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반도체 업계 상장사 166곳의 2018년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률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9.1%였으나, 반도체 장비업체는 13.5%에 그쳤다. ,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협력업체를 빼면 흑자를 보는 곳은 거의 없으며, 지난해 82개 반도체 장비업체 중 13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10.1%에 불과하며, 소재업체도 9.9% 수준이고, 반도체 장비산업의 국산화율은 18.2%에 불과하다. 범용재에 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에 특화돼 있고, 특수재에 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는 발전하지 못했다고 했다.

 

반도체의 2월 수출액은 59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5% 급감했다. 1월 반도체 재고율은 256.7%25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K-칩스법 효과 미미”…대기업 아니라 혁신기업에 초점을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국회는 K-칩스법을 추진하고 있지만박상인 교수는 그 예상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이며, 텍사스 테일러에는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 삼성전자가 앞으로 20년간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할 계획이라는 외신보도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30조원을 투자해 시안2공장 양산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 또한 약 187000억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 제조와 반도체 투자 관련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추가적 조세혜택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국내 투자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며, “이미 계획된 투자에 세금 혜택만 주는 것으로 결국 세금으로 재벌대기업을 지원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주요 반도체 대기업은 이미 해외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거나 계획 중이기에, 정부의 이러한 추가 조세혜택이 국내 투자를 늘리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박 교수의 판단이다.

 

게다가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K-칩스법이 통과돼 대기업 세액공제율이 15%로 확대되면 삼성전자는 47000억원, SK하이닉스는 11000억원의 세금 감면혜택을 받는다. 시설투자 감면액 15%에 더해 추가시설투자 감면액 10%까지 세액공제를 받는 경우 삼성전자는 최대 79000억원, SK하이닉스는 최대 18000억원의 세액 감면혜택을 받게 된다는 것이며, 이는 곧 그만큼의 세수감소를 의미한다.

 

따라서 박 교수는 정부가 해야할 일은 대기업만 혜택을 받는 K-칩스법이 아니라, 혁신형 경제로의 전환기에 새로운 혁신기업들의 진입장벽을 없애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소부장 산업과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술탈취를 방지할 수 있는 징벌배상과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팹리스 설계회사들이 대기업과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기술탈취를 당해 더이상 성장할 수 없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RE100 국내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차후 글로벌 공급망 참여가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RE100을 선언한 삼성전자 조차도 2021년 기준 국내 전력수요의 2.7%만을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국내 30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해외 거래처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받은 기업은 30%에 육박했다. 그러나 중간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RE100의 달성은 요원한 실정이다

 

박 교수는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RE100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에너지 수급계획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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