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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과 함께 ‘가맹지사 표준계약서’ 제공을

법제도 미비로 불공정 행위 방치돼…불공정 계약서부터 개선해야 

기사입력2023-05-25 00:00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2월24일 크린토피아 본사와 가맹지사 간 자발적 상생협약 체결하고 상생꽃달기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민병덕 의원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세탁전문점 크린토피아 가맹본사와 가맹지사 간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지적하고, 공정위에 재발 방지와 보호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가맹지사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의 보호대상이 아니라서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결국 민병덕 의원과 을지로위원회는 법 개정에 앞서 크린토피아 가맹본사와 가맹지사 간의 상생협약을 통해 가맹지사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었다.

 

가맹본부와의 계약에 따라 일정 지역 내에서 가맹본부의 업무를 대행하는 가맹지사들이 최근 가맹본사로부터 불공정한 비용 청구,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 등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피해를 당하는 사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가맹사업법은 불공정행위로부터의 보호대상을 가맹사업자로 한정하고 있어, 가맹지사는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법 사각지대에 놓인 가맹지사=가맹지사는 특정지역에서 본사의 역할과 권한을 위임받아 독점적 운영권을 보장받는 위탁경영계약을 체결한 수탁자의 지위를 갖는다. 가맹점을 지원하고 통제하는 등의 관리행위를 하고 본사에게 이를 보고하는 운영방식 등의 지시를 받아 이를 가맹점 운영에 접목시키며,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가맹사업을 위한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문제는 가맹지사들은 가맹점주들과 달리 가맹사업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데 있다. 가맹사업자로서 가맹사업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동일한 영업표지 영업활동 등의 지원·교육과 통제 가맹금의 지급 계속적 계약관계 가맹사업자의 독립적 지위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가맹지사의 경우 5가지 요건 중 가맹금 지급요건이 포함되지 않아 가맹사업법 상의 가맹사업자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통상 가맹지사는 본사와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한다. 가맹본사가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해 계약갱신을 거절하는 행위를 하면, 가맹지사는 일방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본사를 대신해 특정지역에서 가맹점을 모집하고 어느 정도 성과를 낸 후에는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가맹지사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에서 교육업종 가맹지사를 운영하는 A씨는 가맹본사는 지속적으로 가맹지사와의 계약을 해지해 가맹지사가 관리하는 학원을 직영화하고 매출 수당도 여러 가지 명목으로 줄이는 일을 반복했다, “현재는 가맹지사들이 강력하게 항의해 멈춘 상태지만, 가맹지사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언제 또 가맹계약 해지를 앞세워 불공정행위를 할 지 몰라 불안한 입장이라고 중기이코노미에 호소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입법 미비로 불공정행위 방치=공정거래위원회 산하 공정거래조정원 분쟁조정 조사관으로 근무했던 문인곤 변호사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조사관 시절 불공정거래와 관련한 천 건이 넘은 상담을 하며 부당함이 눈에 보임에도 증거가 부족해서가 아닌, 입법상의 미비로 인해 의뢰인을 도와주지 못한 유일한 경우가 가맹지사들의 사례였다고 말했다.

 

문 변호사는 가맹사업법에서는 가맹본사와 점주 사이 관계에서 지켜야 할 절차적이고 형식적인 부분들이 많이 규정돼 있다며, 가맹지사를 가맹사업법에 편입시켜 10년의 가맹계약 갱신청구권을 포함한 보호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변호사는 가맹사업법이나 상가임대차보호법에서는 계약기간을 10년으로 보장하고 있는데, 이는 장사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자영업자들의 생존권과 직결되기 때문에 법으로서 최소한의 안전장치와 보호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가맹지사 역시 자영업자로서 계약기간을 보장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가맹지사 법적 지위 보장 필요=박승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은 가맹사업법이나 대리점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가맹지사를 법의 보호 안으로 편입할 수 있으며, 상당 수의 가맹지사는 상생협력법 상의 수위탁계약에 해당하므로 상생협력법 개정을 통해서도 가맹지사의 법적 지위를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의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대표 발의돼 있다. 이는 가맹지사의 지위를 인정하는 최초의 개정안으로 가맹지역본부(가맹지사)도 가맹점사업자와 마찬가지로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 및 보복조치 금지, 계약 갱신청구권 보장, 계약해지의 사전 통지 등을 제도화 함으로써 가맹사업거래의 전 과정에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것이다.

 

민병덕 의원실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 통화에서 가맹사업법이 처음 제정될 때는 가맹점주 보호만 규정했는데, 시간이 흘러 가맹사업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가맹점을 관리할 수 있는 중간조직인 가맹지사가 필요해졌고, 이 가맹지사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법안 발의를 하게됐다고 밝혔다. 이어 개정안에 대해서는 검토의견서까지 나와있는 상태로 공정위에서도 법안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고, 국민의힘 또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은 수위탁기업의 단체구성권과 협상권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주요내용은 수탁기업협의회를 구성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계속적 수탁·위탁거래 관계에 있는 위탁기업은 약정기간 만료 전 180일부터 90일까지 사이에 약정의 갱신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갱신거절 사유를 명시하도록 했다. 이와함께 수탁기업 또는 수탁기업협의회가 해당 위탁기업에 대해 약정의 변경 등 거래조건에 대한 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한 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가맹지사 표준계약서 마련해야=법 개정은 그 절차상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공정성과 부당함을 우선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맹본사와 가맹지사 사이의 불공정한 계약서를 개선해야 한다.

 

경기도 공정경제과가 세탁·교육업종 가맹지사 불공정 실태조사를 통해 가맹지사 계약서를 분석한 결과, 14건의 계약서 중 10건이 갱신 없이 자동 종료되는 1년 계약이라 가맹지사에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물품 대금에 대한 손해배상 시 이자제한법 최고이자율보다 높게 책정 계약기간이 1년임에도 설비 확충을 의무화하면서 이의제기를 원천 금지 손해배상청구권 사전 포기를 규정하는 조항 등도 있어 가맹지사에 불리한 계약서가 많았다.

   

따라서 법 개정과 더불어 공정위가 가맹본사와 가맹지사 간의 표준가맹지사계약서를 제공해 보급하고, 이를 사용하는 경우 혜택을 주는 행정적 조치도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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