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콘텐츠사업자 통신망 이용료 지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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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글로벌 콘텐츠사업자 통신망 이용료 지급해야 공정한 망 이용대가 분담을 위해 국내 망 시장에 맞춘 입법 필요

기사입력2023-06-12 18:2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가 해외에서는 통신망 이용료를 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턱없이 낮은 통신망 이용료를 내고 있어 국내외 사업자간 역차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영상 콘텐츠의 트래픽 증가세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이용자를 위한 공정한 망 이용대가 분담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망 이용계약 불공정 논란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망 이용료는 통상적으로 콘텐츠사업자가 통신망을 이용해 최종 이용자에게 자신의 콘텐츠를 전달하고 획득하는 대가에 대한 반대급부를 의미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12일 개최한 ‘망 이용대가 글로벌 논의를 위한 간담회’에서 “일부 빅테크의 망 무임승차가 계속될 경우, CP-ISP-이용자간 선순환 인터넷 생태계가 붕괴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투자재원 부족으로 이어져 통신망 고도화 투자를 위축시켜 ICT 산업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망 이용료에 대한 논란은 2010년 초반 스마트TV, mVolp 등 기존 방송통신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발생한 콘텐츠사업자(CP)와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간 갈등과정에서 등장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2010년대 초반에는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CP와 계약을 맺은 ISP가 트래픽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분쟁이 주로 발생했고, 자율적 협상에 따라 ISP에게 트래픽 전달을 위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 후반에 CP와 ISP간의 분쟁이 발생했고, 법적 다툼이 장기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무임승차 방지를 위한 논의 진행=해외 주요국에서는 글로벌 CP망 무임승차 방지를 위한 논의가 활발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와 테네시주의 녹스빌, 인디아나주 피셔 등 13개 지자체는 케이블TV사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의 규제 형평성 확보 차원에서 넷플릭스와 훌루를 상대로 프랜차이즈 사용료 부과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프랜차이즈 사용료는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케이블TV 기업이 광케이블을 도로와 지하에 구축하는 방식으로 공공인프라를 이용해 이윤을 창출하는 만큼, 공공인프라에 대한 합당한 이용대가를 지불하라는 의미로 공공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9월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3인은 안정적 기여를 통해 저렴한 인터넷을 만들기 위한 자금조달법을 발의했고, 인터넷에 대한 공정기업법으로 명명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이 보편적 서비스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법안발의였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EU에서는 2021년 3월 발표한 2030 Digital Compass의 후속조치로 2022년 1월 발표된 디지털 권리 및 원칙에 관한 선언문 초안에서, 인프라 비용의 공정기여를 위한 프레임 워크 개발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선언문 초안의 2장에서는 연대와 포용에서 서비스 및 인프라의 비용이 공정한 기여를 위한 프레임워크 개발이 필요함을 명시했다. EU는 올해 2월부터 3개월간 ‘기가비트 인프라법’ 제정을 위한 의견수렴을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입법 절차에 들어갔다. EU집행위는 통신 부문의 낮은 투자 수익, 원자재 비용 상승, 기술 제약 등으로 디지털 혁신의 기반인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어려운 상황임을 지적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3개국 정부는 2022년 8월 EU 차원에서 대형 CP의 망 이용대가 관련 입법을 추진하도록 촉구하는 문서를 발송했다. 3국 정부는 6대 대형 CP가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55%를 차지한다고 밝히며, 유럽 통신사업자와 대형 CP가 네트워크 비용을 공정하게 분담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스페인 정부는 2022년 12월 망 대가 관련 법안 도입을 재차 촉구했다.

◇국내 망 시장에 맞춘 입법논의 필요=신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국내 네트워크 망 시장을 면밀히 살펴보고, 맞춤화된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의 망 이용대가 논의는 일부 글로벌 CP가 망을 이용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급을 거부하는 행위를 근절해 시장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법령 집행의 한계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의 망 이용대가 분쟁 발생 배경에는 CP와 ISP간 정산문제를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는 이유가 있다. 신 교수는 기존 법령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거나 집행력을 강화해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재고할 필요가 있고, 기존 법령으로 한계가 있다면 현행 법령의 개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CP-ISP간 계약조건은 다양할 수 있고 정산방식도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해, 계약당사자 간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협상력 차이로 인해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CP-ISP 모두에게 협상의 책임을 부과함으로써 협상력이 균형을 이루도록 입법 보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CP-ISP간 분쟁이 결과적으로 소매시장에 있는 최종 이용자에 대한 피해를 발생시키고, 공정한 후생 배분이 어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따라서 이용자 보호와 네트워크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정책목표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