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염수 해양투기’ 예상피해 조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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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일본 오염수 해양투기’ 예상피해 조사가 없다 소비위축 규모부터 파악하고, 유통이력제·원산지 표시 확대해야

기사입력2023-07-11 10:1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10일 ‘일본 핵 오염수 피해 국회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1. 전북 부안의 꽃게잡이 어민 김경복 씨는 아직 일본이 오염수를 본격적으로 버리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국민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며, 고기를 잡아와도 안팔리기 때문에 차라리 조업을 나가지 않는 어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 오염수로 우리 어민들이 절규하고 있는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정부 대변인 노릇이나 하고 있고 여당 국회의원은 횟집 수조물이나 퍼먹으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씨는 2년 전 수협중앙회는 오염수 방류 반대를 공식입장으로 밝히고 주일대사관에 항의방문을 했다며, 그러나 정권이 바뀌니까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앞에 침묵하고 있는 수협중앙회도 지금 사태의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2. 전남 신안군의 낙지잡이 어민 김성기 씨는 염전, 김양식, 어선 어업, 횟집 등 신안지역 주민들이 하루하루 걱정과 불안으로 보내고 있다고 했다. 김 씨는 전 국민의 80%가 넘게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하고 있고, 태평양의 대부분 국가들도 반대하는데, 일본은 무려 30년에서 50년 넘게 방류할 계획이라고 하니, 모든 국민이 뭉쳐 일본의 만행을 중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3. 워킹맘으로 두 아이를 둔 이기원 진보당 여성엄마당집행위원장은 학교에서는 부모들을 ‘급식모니터링단’으로 선정해, 급식이 나오는 과정을 볼 수 있고 시식까지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부모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시찰단의 모습이나, IAEA 보고서는 이와같은 과정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이 믿을 수 있도록 직접 연구하고 그 과정을 상세하게 공유해야 할 책임자들이 그 책임을 방기하면서 오염수 해양투기가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기만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아이를 낳으라고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지켜줘야 함에도, 오염수 위협 앞에 각자도생하라는 윤석열 정부는 나라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를 놓고 정치권이 ‘과학이니, 괴담이니’ 이해할 수 없는 다툼을 하는 동안 이처럼 관련 당사자들은 오염수 방류 이전부터 피해를 입고 있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10일 개최한 ‘일본 핵 오염수 피해 국회 증언대회’에서는 수산업계 관계자와 학부모 등이 참석해, 바다와 인접한 생활 터전에서 또 일상에서 이미 현실이 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피해를 증언했다.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피해 연구 없어…피해대책 시급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갈등이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어느정도의 피해가 예상되는지 제대로 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 2013년 해양수산부의 조사 이후, 제주도가 지난해 지자체 최초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에 따른 피해조사 및 세부 대응계획 수립연구’ 용역을 진행했을 뿐이다. 해수부의 2013년 조사결과에서는 오염수 방류시 국내 재래시장에서는 40%, 대형마트에서는 20%의 수산물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오미화 전남도의원은 이날 증언대회에 참석해 “전라도는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게될 지자체가 될 것”이라며, “전남 수산물에 문제가 생기면 국민 전체의 먹거리에 큰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그럼에도 오염수 피해에 대한 용역을 한 지자체는 제주도 밖에 없었다”며, “나머지 지자체는 정부의 눈치를 보며 피해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연구용역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본 핵 오염수 피해 국회 증언대회 참가자들이 ‘일본 핵오염수 투기반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강성희 의원실>

오 의원은 핵 오염수 방류에 따른 실질적 피해를 떠나 심리적 소비감소 대비 품목별 수산업 소비위축 규모를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해양레저, 섬관광 등 연관산업까지 피해영역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사전 종합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특별법 등 지원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 정부 국책연구기관을 활용해, 시장 충격 완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지원근거를 마련하는 등 종합적인 대응계획을 수립하는 용역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오염수 해양방류 후 소비가 위축될 것에 대비하고, 민간분야의 매점매석에 따른 가격 왜곡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수매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미역, 다시마, 새우, 멸치, 천일염 등 국민 다소비 수산물을 사전수매해 소비위축에 대비하고 시장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함께 국민이 안심하고 수산물을 소비하는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유통이력제 및 원산지 표시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통이력제의 경우 현재 21종에서 일본산 수입 전품목으로 대상품목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원산지 표시는 현재 음식점에서 20종의 원산지를 표시하는 것에서 30종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오 의원은 아울러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시 소비위축에 따른 수산업계와 연관산업 등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손실보상금 제도 등 피해 보상을 위한 사전 계획을 수립할 것도 건의했다.

한편, 이날 증언대회를 주최한 강성희 국회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미국으로부터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수입하는 굴욕협상을 하고, 정부가 미국 편에서 국민과 싸웠다”며, “그러자 청소년, 유모차부대, 직장인 등 우리 국민들이 매일같이 촛불을 들었고, 결국 국민 촛불에 굴복한 MB정부는 ‘3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하기로 재협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결과로 지금 우리나라에 광우병 발발이 없는 것”이라며, “그 누구도 광우병 괴담이라고 왜곡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