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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예술과 표현의 자유는 공존할 수 있을까

생활세계를 무시하는 ‘영감’은 ‘홀림’일 뿐이다…예술의 윤리㊤ 

기사입력2023-07-17 16:31
안진국 객원 기자 (critic.levahn@gmail.com) 다른기사보기

안진국 미술비평가(‘불타는 유토피아’, ‘비평의 조건’ 저자)
현대의 예술가는 광대이며, 광인이 되었다. 르네상스 시대까지 미술가에게 바라는 것은 세계를 아름답게 작품으로 보전하는 기술, 바로 기능적인 모사(미메시스)’였다. 하지만 현대는 예술가에게 신선한 아이디어와 통념을 뛰어넘는 가치를 제시하길 바라는 눈치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예술가를 생활인에서 벗어나, 독특하고 열정적이고 섬세하고 감정적이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소위 괴짜나 별종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와 더불어 사회적 관습에 대한 면책 특권까지도 부여한 것 같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9번째 계시’, 1999, 폴리에스테르 수지, 천연 털, 액세서리, 돌, 카펫, 가변 크기. <출처=Photo by Chesnot/Getty Images>

 

이러한 분위기는 점점 더 생활인과 예술가의 간극을 벌리고, ‘새로움’, 혹은 신선함이라는 매력적인 단어 아래 예술가에게 사회 부적응자 놀이를 강요한다. 금기를 깨뜨리라는 임무를 부여한다. 이러한 강요와 임무는 현대 예술가에게 광대·광인의 망토를 두르고 일상의 영역 바깥으로 나가게 한다. 하지만 예술 또한 윤리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가능할까=윤리적 예술과 표현의 자유는 공존할 수 있을까? 윤리는 당위적(當爲的) 명제, 옳고 그름의 판단만 가능할 뿐,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윤리의 문제는 진리가 아닌 당위의 문제다. 그 때문에 표현의 자유예술의 윤리는 마찰을 빚으며 대치 상황에 있다

 

안드레 세라노, ‘오줌 예수’, 1987, 시바크롬 프린트, 152.4×101.6cm. <출처=sothebys.com>
생활인과 달리 예술가는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가능한사회적 규범에 대한 면책 특권이 암묵적으로 주어진다. 하지만 이 면책 특권은 경계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언제나 통용되는 것도 아니며, 강한 구속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가 예술의 중요한 가치일지는 몰라도 윤리적 문제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공적 자금이 지원된 상태에서 발생한 윤리적 논란은 표현의 자유보다는 공공적 가치가 쟁점을 압도하는 경향이 강하다

 

대표적으로 안드레 세라노(Andres Serrano)오줌 예수(Piss Christ)’(1987)를 들 수 있다. 미국의 NEA(국립미술진흥기금)를 지원받아 제작·전시된 작품인 오줌 예수는 예수가 달린 십자가상을 오줌통에 넣어 찍는 사진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인해 신성모독이라는 미국 의회와 표현의 자유라는 미국 미술계의 상반된 견해가 서로 대립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국 의회가 그들이 지닌 정치적 권력으로 이 대립을 압도했다. 그들은 다음 해 NEA 삭감안을 통과시켰고, 이 기금을 정치적, 이념적, 외설적, 사회적 이슈를 표현한 작품에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수정안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예술의 검열문제가 다시 제기되기도 했다.

 

크리스 오필리, ‘성모 마리아’, 1996, 캔버스에 아크릴, 오일, 폴리에스테르 수지, 종이 콜라주, 반짝이, 지도 핀, 코끼리 배설물, 243.8×182.8cm. <출처=www.moma.org>
오줌 예수논란의 핵심은 신성모독이었다. 신성모독은 예술의 윤리적 논란을 일으키는 쟁점 중 하나다. 신성모독 논란은 미술작품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올해 131일에 개막해 716일까지 리움미술관에서 진행되는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전시에서도 볼 수 있는 ‘9번째 계시(The Ninth Hour)’(1999)도 신성모독의 한 사례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에 맞아 쓰러진 순간을 그대로 재현한 이 작품은 폴란드 의회는 물론 교황청으로부터 무수한 비난을 받았다.

 

또한 크리스 오필리(Chris Ofili)성모 마리아(The Holy Virgin Mary)’(1996)도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1998년 뉴욕의 센세이션순회 전시에서 코끼리 똥과 포르노 이미지로 뒤덮인 흑인 여성으로 성모마리아를 표현했다는 이유로 당시 뉴욕시장이었던 줄리아니(Rudy Giuliani)에게 작품 철수 명령을 받았다

 

당시의 브루클린 미술관은 전시를 강행했지만, 시장은 미술관 지원금 중지라는 강수를 두면서 문제가 법정공방으로 이어졌고, 나중에는 정치 공방으로까지 확대됐다. (계속, 중기이코노미 객원=안진국 미술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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