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고 선언’…재생에너지 투자 확대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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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글래스고 선언’…재생에너지 투자 확대하는데 화석연료 금융지원 중단…한국은 재생에너지 공적금융 지원 미미

기사입력2023-09-05 11: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 온도상승을 막고 산업활력을 높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야 하며, 이를 위해 공적금융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공적금융이 재생에너지 수출을 지원했지만, 지난 10년간 큰 변화없이 대동소이했기에 이를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회 1.5℃포럼과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은 4일 ‘재생에너지 수출금융 및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적금융의 역할’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오동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국회 1.5℃포럼과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이 4일 개최한 ‘재생에너지 수출금융 및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적금융의 역할’ 토론회에서, “전세계 전력시장은 대전환의 초입에 있다”며 “우리 정부 또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해외수출 확대를 위해 공적금융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밸류체인의 불안=지난 5월 세계기상기구(WMO)는 2027년 안에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1.5℃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66% 이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은 직격탄을 맞았다. 러-우 전쟁 이전 EU국가들은 천연가스 소비의 30% 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었다. 전쟁 발발 후 서구권의 제재와 러시아의 공급 중단시도가 이어지며 유럽은 에너지 공급위기를 겪게 됐다.

한국도 그 피해를 비켜가지 못했는데, 지난해 한국의 에너지 수입은 1년 전과 비교해 70%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한국전력공사의 부채로 쌓여갔다.

특히 러-우 전쟁은 에너지 시장을 급변시켰다. 지난해 10월 IEA(국제에너지기구)가 발간한 세계에너지전망 보고서는 사상 처음으로 화석연료 수요 감소를 전망했다. 각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전환이 천연가스 수요 감소로 이어졌으며, 화석에너지에서 천연가스로 전환하려던 계획은 천연가스를 건너뛴 재생에너지 증가로 이어졌다. 보고서는 2050년까지 신규발전설비의 75~80%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그 중심에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있다.

◇재생에너지로…200여국 글래스고 선언=주요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정책도 바뀌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을 통과시키고 재생에너지 산업 투자를 확대한다고 했다.

EU는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를 45%까지 향상했다. 또, ‘탄소중립산업법(NZIA)’ 추진을 통해 재생에너지 제조기술 역량을 확충하고 재정지원, 인력양성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또한 올해 2월 ‘녹색전환(GX) 계획’을 발표하고, 에너지 안보와 기후대응을 목표로 연간 17조엔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재생에너지·효율·전기차 분야에 1/3 이상을 지원한다. 또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주력 전원으로 하는 발전량 최대 38% 달성 목표도 발표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같은 추세를 타고 2021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의미있는 선언이 나왔다. 영국, 미국, 캐나다, EU를 포함한 200여개 국가가 발표한 ‘글래스고 선언’은 화석연료에 대한 금융지원을 중단하고 청정에너지 투자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글래스고 선언국들은 이미 연 23조원 규모의 청정에너지 금융을 지원하고 있고, 글래스고 선언 이행에 따라 청정에너지에 대한 금융지원은 연 49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G7국가들은 모두 글래스고 선언, 혹은 그에 상응하는 선언을 내놨다. 독일은 중동의 그린수소·아프리카의 너지전환 사업을 중심으로 확대한다. 미국은 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 신규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캐나다 또한 미국, 서유럽, 호주와 함께 태양광 발전사업을 주도하는 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공적금융 수출지원 미미=우리나라의 공적금융도 재생에너지 수출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 미미하다. 오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외 재생에너지 사업지원은 지난 10년간 약 7조4000억원으로 석유·가스 사업지원액 89조7000억원의 8%에 불과하다.

오 연구원은 전세계적인 탈탄소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금융지원은 지난 10년간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부가 공적금융기관의 재생에너지 수출금융 목표를 2030년 이전까지 현재 목표의 최소 2배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정부가 글래스고 선언 등 화석연료 금융의 재생에너지·청정에너지 전환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