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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태도 따라 감액한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

재산정한 법정수당과 퇴직금 지급 청구는 신의칙 위반 아니다 

기사입력2023-11-27 00:0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통상임금은 연장근로와 휴일근로 같은 시간외 근로에 따른 가산수당을 산정함에 있어서 기준이 된다. 임금 총액에서 시간외 근로 수당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 노동시장에서는 통상임금이 커질수록 노동자의 시간외 수당의 가치는 높아지지만, 기업의 임금 부담은 늘어난다. 따라서 지난 10여 년간 노동현장에서 임금 총액에서 비중이 큰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노사가 법적으로 대립했다.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201289399)이후 10여 년의 기간을 거치며, 법원의 판례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로 자리를 잡았다. 다만 여전히 노동현장에서는 지급 제한요건이 있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전제로 법정수당이나 퇴직금을 재산정해 청구하는 소송에서 신의칙 문제를 두고 노사가 대립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여부를 두고 노사가 소송으로 다툰 현대트랜시스 통상임금 소송에서, 근무태도에 따라 감액요건이 정해지고 시간외 수당 명목의 가산금을 더해 정기상여금을 지급한 현대트랜시스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또한 회사의 신의칙 주장을 배척하며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021년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사건 이후 회사 측의 신의칙 항변을 배척하는 경향성이 뚜렷해졌다(대법 202017788, 2023-08-18).

 

사건의 경위와 쟁점=피고 현대트랜시스는 약 1만 명의 국내외 노동자를 고용해 자동차 변속기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근로를 제공한 노동자들이다.

 

피고 회사는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을 통해 소속 노동자들에게 기본급, 근속수당, 가족수당, 직책수당, 조정수당, 생산장려수당의 750%30시간분의 시간외 근로 수당 상당액을 더해 상여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매년 2·4·6·8·10월에 각 100%, 12월에 200%, 추석에 50%씩 분할지급하며 휴직자와 정직자, 중도 입사자에게는 근무 일수에 비례해 일할 지급하기로 정했다. 또한 단체협상을 통해 결근과 지각 등 노동자의 근무태도에 따라 최대 10%까지 상여금을 감액해 지급할 수 있도록 정했다.

 

원고 노동자들은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바 이를 반영해 재산정한 시간외 수당 등 법정수당 소급분과 이를 반영한 평균임금으로 재산정한 퇴직금을 피고 회사를 상대로 청구했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상여금 중 10%에 해당하는 금액은 고정성을 갖추지 못해 통상임금의 범위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상여금에 포함된 30시간분의 시간외 근로 수당 상당액 역시 상여금이 아닌 시간외 근로 수당의 성질을 갖는 만큼 정기상여금 액수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고 회사는 원고들이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주장하며 시간외 수당 등 및 퇴직금 등을 재청구하여 피고 회사가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게 되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의 범위에 포함해달라는 원고들의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라고 항변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단협에 따라 결근 지각시 감액할 수 있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여부, 상여금에 가산된 30시간분의 시간외 근로 수당 상당액의 통상임금 여부, 그리고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에 따라 재산정한 법정수당과 퇴직금 청구가 신의칙에 어긋나는지 여부다. 그 외 쟁점 사안은 생략한다.

 

대법원의 판단=대법원은 앞서 2013년에 전합의 통상임금 판결(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201289399)을 통해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여부와 관련해 그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통상임금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적으로 지급돼야 하며(정기성),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돼야 한다(일률성). 여기에서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은 작업 내용이나 기술, 경력 등과 같이 소정 근로의 가치 평가와 관련된 조건이라야 한다. 그리고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 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되어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돼 있어야 한다(고정성).

 

최근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여부를 두고 노사가 다툰 소송에서, 근무태도에 따라 감액요건이 정해지고 시간외 수당 명목의 가산금을 더해 지급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재판부는 위의 전합 판결을 법리로 해 이 사건 상여금이 수령 자격에 관한 별도의 조건 없이 매년 짝수월과 추석에 지급돼 정기성을 갖추고, 피고 회사 소속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으로 일률성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이 뿐만 아니라 휴·정직자나 중도 입사자도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임의의 날에 소정 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그 근무 일수에 비례해 상여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돼 있어 고정성도 갖춰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근태에 따라 감액을 한 상여금은 통상임금인가?

 

쟁점 사안인, 근태에 따라 감액할 수 있는 상여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은 통상임금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피고 회사의 주장에 대해서 재판부는 상여금 지급 의무가 인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소정 근로를 해태한 근로자들에 대한 제재로서 상여금의 감액 사유나 그 비율을 정한 규정일 뿐, 상여금의 수령 자격이나 수령 조건을 설정하는 규정으로 보이지 않는다라며 배척했다.

 

통상임금 관련 사건에서 고정성이 부정되는 대표적 임금은 소정 근로를 초과하는 연장 및 야간 근로 등 시간외 근로에 따른 가산수당이다. 추가적 조건인 시간외 근로 여부에 따라 지급이 달라지므로 시간외 근로 등의 가산 기준이 되는 기본임금인 통상임금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피고 회사의 주장은 근태에 따라 상여금의 10%까지 감액할 수 있으므로 결근이나 지각 등 근태 불량이 시간외 근로처럼 추가적 조건에 해당해 상여금의 10%고정성이 없다는 주장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여기서 추가적 조건이란 소정 근로의 제공이라는 조건 이외의 것들만을 의미하는데, 결근 등은 소정 근로의 제공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므로 고정성을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없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30시간분의 시간외 근로 수당 상당의 가산액은?

 

재판부는 피고 회사가 30시간분의 시간외 근로 수당 상당의 금액을 상여금에 가산해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피고 회사는 시간외 근로 수당으로 지급하는 만큼 이는 상여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상여금의 액수를 산정함에 있어 상여금 액수의 산정방식을 정한 것에 불과하다, 피고 회사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상여금의 총액을 정함이 있어서 30시간분의 시간외 근로 수당 상당의 금액을 가산해 주겠다는 의미이지, 실제로 시간외 근로 수당의 성질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재산정한 법정수당과 퇴직금 청구는 신의칙 위반?

 

이 사건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된 신의칙 문제와 관련해서도, 재판부는 원고들의 손을 들어 줬다. 앞서 2013년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판결에서 대법 전원합의체 재판부는 신의칙과 관련해 신의칙 적용을 위한 요건을 설시한 바 있다.

 

대법 전원합의체 판결은 당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기초로 임금수준을 정한 경우, 근로자 측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가산하고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법정수당의 지급을 구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경우를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이후 통상임금 소송의 신의칙 위반 여부와 관련해, 대법원은 2019년 누벨 통상임금 소송판결(2019238053)이나 2021년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 판결(대법 201610544) 등을 통해 추가 수당의 지급이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지를 판단할 때는 추가 수당의 규모와 실질임금 인상률 등을 고려하여야 하고 기업이 일시적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더라도 이를 예견할 수 있었고 극복할 수 있다면 신의칙을 이유로 근로자의 정당한 청구권을 배척해서는 안된다라는 취지로 판결하며 선례를 축적해 왔다.

 

이번 사건 재판부 역시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법정수당 및 퇴직금 액수가 약 157억원으로 2014년 기준 약 2300억원에 이르는 피고 회사의 당기 순이익에 비춰볼 때 이 사건 상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가 피고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피고 회사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해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 비춰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른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라고 피고 회사의 신의칙 위반 주장을 부정했다.

 

판결의 의의=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그동안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여부와 관련해 통상임금의 고정성과 신의칙 위반 판례에 충실한 원칙적 판결이라 평가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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