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풍력 확대해 에너지공급시스템 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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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육상풍력 확대해 에너지공급시스템 전환 필요 중앙집중식 화석연료·원자력발전소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기사입력2023-12-26 11:57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해야 하는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빠르게 재생에너지를 공급해야 하는데, 산이 많은 국내 지형의 특성을 살려 육상풍력을 확대해 지역발전과 함께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황수민 에너지전환포럼 연구위원은 국회 독일협치연구회 포럼이 최근 개최한 ‘풍력발전 육성 전략 독일에서 배운다’ 포럼에서 이를 제안했다. 황 연구위원은 “2030년까지 6년 남은 상황에서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가장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특히 국토의 70%가 산으로 이뤄진 우리나라 특성상 육상풍력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우리 경제 핵심산업은 제품 생산에 드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라는 요구를 고객사와 투자사로부터 받고 있다. KDI국제정책대학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RE100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주요 수출업종인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산업의 수출액이 각각 15%, 30%, 4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기업들은 ‘RE100이니셔티브’에 가입하고 있으며, 가입하는 기업 대부분이 전력 대규모 소비 기업에 해당한다.

황 연구위원은 기업 경쟁력을 위해서는 원가부담이 적은 재생에너지가 대규모로 공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육상풍력은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핵심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원도와 경북도 지역은 구미 국가산단과 대구 국가산단 등 전기·전자와 기계 분야의 생산액 비중이 높아 해당 지역 기업에 저렴하면서 대규모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 황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IEA전망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약 2400GW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연간 증설규모는 2022년에 350∼400GW 급등한 것으로 보이는데, 태양광과 풍력이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의 약 90%를 차지한다. 태양광 발전설비는 2027년까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며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6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그 가운데 육상풍력 발전은 2027년 109GW로 2021년 추가된 74GW에 비해 3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는 2022년 8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1.5%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풍력발전 누적 설비용량은 17.7GW를 목표로 한다. 국내 풍력설비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설비용량 1803MW로, 육상풍력 1657MW, 해상풍력 124.5MW 규모다. 강원(477MW)과 경북(423MW)에 가장 많은 풍력발전이 보급됐으며, 약 50%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앞으로 육상풍력 사업개발을 위한 발전사업 허가의 약 79%가 강원(5276MW)과 경북(2980MW)에 집중돼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앙집중 에너지 공급시스템에서 지역분산으로 전환

황 연구위원은 “육상풍력은 태양광에 비해 일부 비용이 더 싸기도 하고, 낮 시간대만 발전하는 태양광에 비해 밤에도 발전을 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간헐성이 적다”고 했다. 특히 육상풍력과 태양광은 발전시간대와 발전특성이 달라 서로의 간헐성을 상호 보완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육상풍력은 해상풍력보다 균등화 발전비용 측면에서 가격경쟁력이 있으며 보급 역시 더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산업연관분석 결과, 풍력발전의 2030년 고용유발 효과는 2019년 대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030년 풍력발전 고용유발효과는 약 7만~10만6700명으로 2019년대비 21.8~33.2%에 이를 전망이다. 황 연구위원은 에너지 총수요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할 경우 약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봤다.

황 연구위원은 장기적인 에너지믹스를 어떤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인가와 거기에 걸맞는 비전이 명확해야 한다고 했다. 풍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전략은 에너지 시스템 전반의 전환이라는 장기적이며 포괄적인 변화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공급을 담당하는 화석연료와 원자력 발전소 중심의 중앙집중적인 에너지 공급시스템에서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분산형 에너지공급 시스템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특히 풍력발전은 지역에너지 자립을 도모할 수 있는 분산형 에너지의 대표적인 분야라고 할 수 있으며, 풍력발전 산업이 갖는 약 2만개 이상의 부품산업을 통해 지역의 산업성장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위원은 육상풍력 발전지구의 전략적 지정을 제안했다. 지역에서 이용률이 30% 이상이면서 생태적 민감도가 낮은 지역을 육상풍력 발전지구로 전략적으로 지정하고, 환경영향 평가나 인허가 절차를 일원화하고 단축해서 효율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육상풍력발전단지 지구는 개별단지 단위의 인허가가 아닌 지구단위의 인허가로 정부가 체계적으로 입지계획과 운영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또한 R&D의 경우 기술추격형 R&D에 집중하며 단가저감을 위한 R&D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산업의 초기 발전단계에서 핵심적 정책이 R&D를 통한 지식축적과 자원공급에 있었다면, 성장 및 도약기의 핵심은 시장 확대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공급망을 확대하고 수출입 금융지원을 위해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활성화 및 민간 투자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수요 창출형 금융지원과 정부-민간-정책금융 기관들이 공동 출자한 국가 차원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개발기관 설립도 고려할 수 있다. 황 연구위원은 정부가 풍력 프로젝트에서 적극적인 위험부담경감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