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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바다와의 조우를 통해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다
창남 개인전 ‘라메시스 Lamesis’…1월 5일~29일, 갤러리나우
- 기사입력2023-12-31 10:00
김현성 객원 기자 (artbrunch@naver.com)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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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메시스 Lamesis 1’, 150×100cm, Archival pigment print on matte canvas, 2023. <사진=갤러리나우>갤러리나우는 사진작가 창남의 개인전 ‘라메시스 Lamesis’를 1월5일부터 개최한다. 전시에서는 실재적 풍경을 그린 ‘바다’ 연작과 관념적 풍경을 그린 신작 ‘라메시스 Lamesis’ 25여 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서 특이한 점은 바다와 유사한 생활 속의 오브제인 쉬폰 천을 사용해, 바다의 다채로운 색감을 표현하는데 집중한 점이다. 작가가 조합해 만든 라메시스[프랑스어 ‘라메르’(바다)와 고대그리스어 ‘라미메시스’(모방)를 합성한 말]처럼 실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이미지들을 관념적인 풍경으로 재구성한 것이 눈에 띈다. 화면 속에 불안정한 구도는 과장되지 않았고, 바다는 푸른 색이라는 관념을 넘어 아름다운 색면의 세계를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자신이 평소 불편하거나 불안한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로 바다라는 공간을 대하고 있으며, 바다와의 조우를 통해 자기 내면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음을 고백했다.
“과장된 파스텔 톤의 색상, 비현실적인 거리감, 쉬폰천으로 위장한 파도 등은 익숙하지만 동시에 낯설고 어색한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바다에 대한 외형적 닮음에서의 유사성을 반영하는 한편, 미적 대상과 작가의 내면적 기억과 상상이 결합한 새로운 바다 풍경을 보여줍니다.”
‘라메시스 Lamesis 8’, 70×55cm, Archival pigment print on matte canvas, 2023. <사진=갤러리나우>김성호 미술평론가는 작가가 창조해낸 연극적 장치는 요나 콤플렉스(jonah complex)의 미학을 오버랩시킨다고 설명하며, 그것은 부정의 개념이 아니라 프랑스의 철학자 바슐라르(Gaston Bachelard)가 ‘서랍, 박스, 장롱, 구석, 조개, 집’과 같은 ‘감쌈의 공간’이 전하는 안온하고 편안한 공간을 설명하는 메타포라고 평했다.
“바닥의 모래와 늘어뜨린 쉬폰이 구획하는 수평과 수직의 공간 그리고 천 주름, 명도와 채도가 높은 색상의 프로젝션과 같은 연출을 통해 ‘바다’를 두려운 숭고의 대자연에서 안온한 감쌈의 공간으로 전환하면서 요나 콤플렉스의 미학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공간을 다시 최종적으로 카메라로 포착하는 바다 연작은 바다라는 실재에 대한 작가만의 기억이 확장하는 비실재적 풍경이 된다. 그것은 불완전하지만, 환상적인 관념 풍경이 된다.”
여기에는 구약성서의 등장인물인 ‘요나가 거주했던 고래뱃속’이 처음에는 공포의 공간이었으나 점차 안온한 공간으로 바뀐 어떠한 전환의 과정을 내포하고 있는데, 이러한 전환의 공간에는 강력하고도 원초적인 긍정의 기억이 함유돼 있고 마치 어머니의 자궁 속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바다라는 풍경을 정물로 변주해 환상의 풍경을 만들어낸 창남의 전시는 오는 1월29일까지 열린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예술만세 김현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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