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 필수품 변경, 가맹점주와 협의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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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가맹본부 필수품 변경, 가맹점주와 협의하는데 “많은 품목을 미리 지정하거나, 비슷한 신규브랜드 출점 등 우려돼”

기사입력2024-01-03 17:09

강성민 객원 기자 (y2kteius@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사)대한가맹거래사협회 강성민 협회장, 가맹거래사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본부 필수품목 제도’ 개선을 위해, 거래조건 변경시 협의 의무화와 협의절차를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하는 등 시행령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필수품목을 가맹계약서에 편입한다는 것은 필수품목을 변경하려는 경우 각 가맹점주와 합의를 필요로 한다는 의미인데, 제도의 취지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부작용이 우려된다.

우선, 가맹본부가 정보공개서를 신규 등록하면서 향후 필수품목 변경이 어렵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과도하게 많은 품목을 미리 지정해 둠으로써 안정성을 확보하려 한다면, 가맹희망자에게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가맹본부가 기존 가맹점주들과 필수품목 변경에 대한 합의가 불가할 경우, 비슷한 아이템으로 세컨드 브랜드를 신규 등록한 후 기존 브랜드 점주의 영업지역을 피해, 신규 브랜드의 가맹점을 출점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브랜드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고 신규 브랜드로의 전환을 독려할 우려가 있는데, 이는 기존 브랜드의 가맹점주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 번째는 외식업이나 서비스업 분야에서 신메뉴나 새로운 프로그램 도입 등의 기술개발로 인해 추가 필수품목들이 발생할 수 있는데, 가맹점주와의 협의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신메뉴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시행령에 신메뉴나 기술개발에 한해서는 예외규정을 둔다면,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수품목을 가맹계약서에 편입한다는 것은 필수품목을 변경하려는 경우 각 가맹점주와 합의를 필요로 한다는 의미인데, 제도의 취지와는 다르게 우려되는 부작용이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가맹본부의 브랜드 통일성과 동일성을 유지하는데, 필수품목 지정은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다. 거시적 차원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의 기본은 도소매가 아닌 가맹본부의 노하우 및 브랜드 가치에 기반한 지식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가맹본부의 각기 다른 유무형의 브랜드 가치는 일률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우므로 필수품목을 타 브랜드와 획일화된 잣대로 공급가격만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로열티 명목으로 적정금액을 책정하고, 필수품목의 경우에는 공동구매를 통해 물류마진를 최소화하는 것이 선진화된 산업으로 진화하는 거시적 대안이 될 수 있을텐데, 여기에는 지식재산권에 대한 대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정보공개서는 그동안 공개해야 할 정보를 양적 측면에서만 지속적으로 늘려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정보들은 가맹희망자나 가맹점사업자를 대상으로 제공되지만, 정작 창업시장에서 이 내용들을 상당 부분 이해하고 창업에 임하는 가맹희망자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가맹사업법에 가맹희망자를 대상으로 자문을 제공할 경우 가맹계약까지의 숙고기간이 14일에서 7일로 단축될 수 있다는 조항이 존재한다. 이를 근거로 가맹희망자들이 창업 전 전문가에게 자문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확장된 방안으로는 관계당국에서 정보공개서 및 가맹계약서의 필수품목에 대한 사항을 포함한 반드시 필요한 자문항목을 설정해 표준자문서를 제정하고, 가맹희망자가 표준자문서를 기반으로 가맹거래사나 변호사에게 자문을 받은 후 창업하도록 독려하고 홍보한다면, 창업시장 전반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관련 좋은친구들컨설팅그룹 윤성식 법무팀장은 “이번 공정위의 필수품목 제도 개선 방안은 그동안 몇몇 가맹본사들의 과도한 필수품목 지정과 높은 공급가를 통한 이윤 추구에 대한 인과응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일부 가맹본부의 불공정한 행태를 잡기 위해서 도입된 제도가 본부의 영업비밀 유출과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의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도 공존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대한가맹거래사협회 강성민 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