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PF 사업장에 협력업체 피해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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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태영건설 PF 사업장에 협력업체 피해 없어야 분양자 피해부터 임금체불·공사대금까지 정부 대처 시급

기사입력2024-01-13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되면서, 태영건설이 참여한 PF 사업장에 대한 정리가 예상되고 있다. 자칫 협력업체부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채권단의 워크아웃 개시 결정에 따라, 12일부터 태영건설의 모든 금융채권은 4월12일까지 상환이 유예된다. 이와 별개로, 공사대금이나 임금 등은 정상적으로 지급돼야 한다. 하지만 벌써 태영건설 관련 사업장에서는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고 있지 않다는 호소가 나오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관련 현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한시바삐 속도를 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해야겠다.

분양계약자들의 피해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태영건설 관련 PF 사업장이 올해 9월말 기준으로 총 60곳에 이른다. 이중에서 분양이 진행돼 분양계약자가 있는 곳이 22개 사업장 1만9869세대 규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에 가입된 곳이라면, 공사가 지속되지 않을 경우 HUG가 분양계약자에게 돈을 돌려줄 수 있다. 그런데 분양보증 가입 사업장이 14곳 1만2395세대라고 한다. 일부 사업장의 분양계약자들이 공사 중단에 따른 피해에 노출돼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데, PF 사업장 처리과정에서 분양계약자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살피고 대책을 강구해야겠다.

협력업체들의 피해도 문제다. PF 사업장의 처리는 기본적으로 태영건설의 시공 지속, 시공사 교체, 공·경매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시공 지속이나 시공사 교체 어느 경우에도 공사는 지속된다는 의미인데, 이때도 대금을 제대로 지급받을 수 있을지 협력업체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금융위는 태영건설의 계약 중 96%가 건설공제조합의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가입 또는 발주자 직불합의가 돼 있기 때문에 대금 지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PF 사업장의 처리과정에서 공매나 경매 결정이 난다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금융기관들도 피해를 입지만, 협력업체나 종사자 등으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기본적으로 공사가 진행중인 사업장의 경우,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 방침이 끝까지 유지돼 진행중인 모든 사업장에서 시공이 완료되는 것이 최선인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 관리에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사업장의 처리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데 정부가 능동적으로 나서야한다.

앞서 금융위는 태영건설에 대한 매출액 의존도가 30% 이상이어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하도급사에 우선적으로 금융기관 채무를 1년간 상환유예하거나 금리를 감면하는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피해가 발생한 뒤 뒤늦게 지원하는 것보다는 미리 지원을 시작해 피해 발생시 버틸 수 있는 체력을 쌓아두도록 하는 편이 더 안정적이다. 지원대상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시기도 서두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분양계약자와 종사자, 협력업체 전반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적극적인 상황설명과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처도 필요하다. 개별적인 피해 차단은 물론 시장의 혼란 확산을 막기 위해서도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유념해야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