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초점이 없는 눈을 통해 감정을 배제시킨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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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크고 초점이 없는 눈을 통해 감정을 배제시킨 표정 인간의 영혼을 시각화하는 고레이코 히노

기사입력2024-02-01 09:55

김현성 객원 기자 (artbrunch@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Korehiko HINO, Tiger, 2017, Oil on canvas, 130.3×162cm. <이미지=금산갤러리>

무형의 인간의 정신을 시각화하기 위해서, 나는 신체와 의식을 정교하게 구분하여 그리기를 시도한다.

예를 들어 얼굴을 그릴 때, 나는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자세로부터 분리된 얼굴의 표정을 선택한다. 크게 확장된 초점을 잃은 동공은 감정을 배제하기 위함이다. 포즈와 옷으로부터 전달되는 모든 정보는 약해지며 생략되고 변화하며 페인팅 속에 묘사된 인물들로부터 특정한 의미나 생각을 보여주는 것을 방지한다.

영혼으로부터 분리된 것을 볼 때, 그것은 단지 인간으로 형태화된 살덩이에 불과하다. 그것은 영혼이 자리했어야 했던 컨테이너와 같은 그릇이자 텅 빈 껍데기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정신을 잃은 인간의 모습이다.…(히노, 작가노트 중)

Korehiko HINO, ‘Road of Roses’, 2018, Oil on canvas, 194×162cm. <이미지=금산갤러리>

금산갤러리에서는 일본의 현대미술가 고레이코 히노의 개인전 ‘PORTRAITS’가 2월20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회는 히노 작가의 초상화와 드로잉 작업을 중심으로, 현대사회의 불안, 공허함, 걱정, 공포를 시각적으로 탐구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히노 작가는 현대사회의 급변하는 기술과 사회적 변화 속에서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감정을 탐색한다. 그의 작품들은 감정을 자극하는 방식이 아닌, 차분하게 표현함으로써 더욱 강렬한 서사를 만들어낸다. 그의 특징적인 표현법에는 괴기스러울 정도로 큰 눈과 초점 없는 공허한 시선이 포함되며, 이는 관객에게 불안감과 섬뜩함을 전달한다. 또한, 화려한 하늘과 강렬한 색채의 배경은 현대사회의 진보에 대한 낙관적인 희망을 상징한다.

작가는 인물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표정과 크고 초점 없는 눈을 통해 감정을 배제시키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작품에 숨겨진 의미나 감정을 직접 해석하게 만든다. 히노 작가의 작품은 현대사회의 소외된 인물들을 상징하며, 기술 발전과 커뮤니케이션 부재가 만들어낸 고립감을 반영한다.

히노는 쓰쿠바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국제 미술전시회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The Vision of Contemporary Art 전시에서 VOCA 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한국, 중국 등에서 전시됐다. (정리=중기이코노미 객원 예술만세 김현성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