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분야와 비즈니스 모델 접점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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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스타트업·TIPS “신산업 분야와 비즈니스 모델 접점을 찾아라” 올해 투자시장 ‘훈풍’ 불까…정부 스타트업 지원 기조 변화 체크

기사입력2024-02-05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올해 미국의 금리인하 등이 예상되면서 투자시장도 다소 훈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기조가 ‘보편’에서 ‘핵심 신산업’으로 변화한 만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핵심 신산업 분야와의 접점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현윤경 이앤벤처파트너스 이사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여성벤처협회가 최근 개최한 ‘2023 여성벤처&스타트업 투자유치퍼레이드’ 행사에서, “최근 2년간 투자자들도, 벤처기업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직 VC가 들려주는 2024년 투자유치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2024년부터는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혁신적인 기술이나 사업모델로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가는 스타트업·벤처기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얼어붙은 투자시장, 기업가치도 하락=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이어진 금융완화 정책으로 2022년 국내 신규 조합출자금액은 정책금융 약 2조7000억원, 민간출자 약 8조원으로 합계 10조7000억원이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지속되는 고금리 영향으로 인해 모태펀드, 성장금융 등 정책금융과 민간출자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신규 조합결성금액은 4조1000억원으로 급감한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투자시장의 냉각은 글로벌 공통현상으로, 미국의 경우 2022년 이후 회수 건수와 금액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IPO 회수 건수 폭에 비해 금액은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3분기 누적 IPO 건수는 109건으로 전년동기 104건 대비 다소 증가했지만, 공모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12.1% 감소했다. 이는 IPO 건당 규모 감소추세 속에서 벤처기업 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을 의미한다.

현 이사는 “2022년부터 기업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기업가치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후기단계 기업일수록 감소 폭이 컸고, 초기단계 기업의 기업가치 변화는 거의 영향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VC 신규투자 건수와 금액도 모두 감소했다. VC 투자금액은 3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8% 수준에 불과했으며, 투자건수도 전년동기 대비 88%에 그쳤다.

◇투자자·대상기업 모두 빈부격차 심화=지난해 12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은 올해부터 금리인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현 이사는 금리와 투자재원 간의 래깅 현상을 감안했을 때, 2025년부터 펀드 출자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봤다.

현 이사에 따르면, 국내 언론사 더벨의 조사결과 국내 63개 VC의 지난해 상반기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 사모펀드가 투자자로부터 모은 투자금 중 아직 투자를 집행하지 않은 돈) 규모는 11조769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9조9416억원 보다 18.3% 늘었다. 그러나 투자재원이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집중돼 있어 펀드 간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를 받는 회사도 초기단계 기업보다는 후기단계 기업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게 현 이사의 분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예산에서 모태펀드 출자 예산을 지난해 3135억원 대비 44.8% 증가한 4540억원으로 확대했다. 팁스(TIPS) 예산도 전년 1101억원에서 1304억원으로 18.4% 늘렸다.

©중기이코노미

◇정부, 스타트업 육성기조는 핵심 신산업=현 이사는 “정부의 스타트업·창업 육성정책은 보편적 지원에서 핵심 신산업 위주의 지원으로 변화했고, 이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특히 지난해부터 ‘초격차 스타트업 1000+’를 신설해, 신산업 스타트업 지원 프로젝트를 독립적인 예산으로 편성했다. 지난해 10대 분야 270개 기업이 이 프로젝트에 선정됐으며, 올해는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 이사는 “초격차 분야에서 투자가 많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재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초격차 분야와 융합할 부분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투자 유치 전 기업의 필요자금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 혹은 3년 안에 필요한 금액, 투자라운드를 A·B 두 번으로 나눌 것인지 혹은 A 한번으로 끝낼 것인지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또한 자금을 어떤 방법으로 조달할지, 조달한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지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장기 성장계획과 함께 투자자에게는 Exit의 방법을 보여주는 것도 유리하다. 초기기업에는 장기계획이 막연할 수 있지만, 이런 계획이나 비전 없이 투자자를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조언이다. 현 이사는 우리 회사의 코어밸류(핵심가치)가 무엇이고 그것으로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