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불평등 완화할 조세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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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우리 사회 불평등 완화할 조세정책이 필요하다 저출생 해결되지 못하고, 다양한 계층갈등 심화되는 원인 찾아라

기사입력2024-03-05 18: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민 61.8%는 현 정부의 조세정책에 대해, 공정과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가 지난 3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조세재정 정책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결과다. 현 정부의 감세정책이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은 59.4%, 미래세대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54.6%였다. 정부의 조세정책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51조원에 달하는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세수 감소액의 절반은 법인세로 총 23조4000억원의 법인세가 전년대비 덜 걷혔다. 반면 직장인들의 근로소득세는 전년보다 1조7000억원 늘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수결손의 원인이었던 법인세 세수는 올해 약 2조원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나라 살림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유호림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2022년 윤석열 정부가 부자감세를 발표한 이후 투자·소비·수출이 급격히 감소하며 경기침체가 시작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재벌 경제력 집중은 박정희 시대 개발독재 과정에서 파생돼 현재까지 진행돼 온 것으로, 이미 재벌·정치·언론·금융 등 기득권 세력과 결탁해 공고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부터는 더욱 막강한 시장지배력과 정치적 영향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5대 재벌 경제력 집중 및 부동산자산 실태 발표’ 결과를 보면, 최근 15년간 5대 재벌 소유의 땅값은 47조원 3배가 증가했다. GDP대비 5대 재벌 자산총액의 비율은 2007년 32%에서 2022년 61%까지 높아졌다. 경실련은 재벌들의 부동산 투기는 우월한 지위와 정보력, 자금 동원력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불공정한 과세 기준을 통해 세금 특혜를 받고 토지수용권한 등의 특권까지 보장 받는 구조에서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벌 본연의 주력사업 보다는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통해 몸집을 불려나가고, 세습에 악용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투명한 자료 공개와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 경제·사회의 성장을 과거 개발독재 시대처럼 재벌이 중심이 돼 이끌어갈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재벌기업과 부동산 재벌을 위한 감세정책은 조세감소로 이어져 복지예산 삭감, R&D예산 삭감이라는 국가 이익을 해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며, 정부가 부르짖는 재정건전성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6.5%, 전체 부의 58.5%를 소유하고 있는 반면 하위 50%는 각각 16%와 5.6%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저출생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이를 비롯한 성별·세대간 등 다양한 계층 갈등이 심화되는 그 근간에는 우리 사회의 이러한 불평등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완화시키기 위한 그 첫걸음은 조세정책에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