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채권 12조원 넘어…“위험요인 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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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은행 부실채권 12조원 넘어…“위험요인 잠재” 금감원 “부실채권 매각 등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유도”

기사입력2024-03-22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은행권의 부실채권이 지난해말 기준으로 1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면서도,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국내은행 전체의 부실채권은 12.5조원에 달했다. 1년전(10.1조원)에 비하면 2.3조원이 증가했다.

부실채권 규모는 2021년말 11.8조원에서 점차 감소해 2022년 9월말에는 9.7조원까지 줄어들었다. 이후 매분기 반등해 지난해 9월말에는 11.5조원을 기록했고, 다시 한분기만에 1조원이 늘어 연말에는 12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은행의 전체 여신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말 0.47%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1년전(0.40%)보다 0.07%p 상승했다.

부실채권 비율은 2019년말 0.77%에서 2022년 9월말 0.38%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해 연말 0.41%로 반등한 뒤 점차 확대되기 시작해, 2023년 3분기말(0.44%)에 이어 연거푸 늘어났다.

금감원은 최근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확대에 대해 “부동산 경기둔화 및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위험 요인이 잠재”하고 있다며,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부문별로 보면, 지난해말 기준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0.59%)은 1년전(0.52%)보다 0.07%p 상승했다. 3분기말(0.53%)보다도 0.06%p 상승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실채권 비율이 모두 증가했다. 대기업여신(0.50%)은 3분기말(0.39%)보다 0.11%p, 1년전(0.49%)보다는 0.01%p 늘어났다.

중소기업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은 대기업보다 높은 0.64%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3분기말(0.61%)보다 0.03%p, 1년전(0.53%)보다는 0.11%p 상승했다.

가계여신의 부실채권비율(0.25%)은 3분기말(0.25%)과 유사한 수준이었지만, 1년전(0.18%)에 비해서는 0.07%p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여신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0.16%)이 1년전(0.12%)보다 0.04%p 늘었고, 기타 신용대출(0.47%)은 1년전(0.34%)에 비해 0.13%p 상승했다.

기업 신규부실 1년새 2조 증가…부실채권 비율도 늘어

최근 추이만 좁혀서 봐도,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졌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중 신규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5.7조원으로 3분기(4.3조원)보다 1.4조원이 늘어났다.

2021년 4분기만 해도 신규발생 부실채권의 규모는 2.6조원 수준이었으나, 2022년 4분기 들어 3.1조원으로 규모가 커지더니, 지난해 4분기에는 1년만에 증가폭이 2.6조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 기업여신 신규부실은 4.4조원으로 3분기(3.1조원)보다 1.3조원이 증가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1.2조원)의 신규부실이 3분기(0.7조원)보다 0.5조원 늘었고, 중소기업(3.2조원)은 3분기(2.4조원)보다 0.8조원 증가했다.

가계여신의 4분기 신규부실은 1.1조원으로 3분기(1.1조원)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2년 4분기(0.7조원)에 비하면 0.4조원이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 중 부실채권 정리규모 역시 4.7조원으로 3분기(3.3조원)보다 1.4조원 증가했다. 1년전(2.6조원)에 비하면 2.1조원이 늘어났다.

금감원 “리스크 요인 반영해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유도”

하지만 금감원은 국내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부실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남겨둔 대손충당금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말 국내 은행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26.5조원으로, 3분기말(24.7조원)보다 1.8조원 증가했다. 부실채권에 비해 대손충당금이 적립된 비율 역시 지난해말 212.2%를 기록했다.

2021년말 165.9%이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022년말 227.2%로 늘어났고, 지난해말에 212.2%로 소폭 하락했다. 금감원은 대손충당금적립률이 “대다수 은행에서 상승했으나, 은행권 전체로는 수출입 등 특수은행의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실채권 확대를 두고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부동산 경기둔화 및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위험 요인이 잠재”하고 있다며, “부실채권 상·매각 등 은행권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대내외 불확실성 등 리스크 요인을 충분히 반영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토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