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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캐릭터를 따라가다 보면 MZ가 보인다”

나를 표현하는 수단…‘굿즈이즈굿’에서 만난 콘텐츠 기획자들 

기사입력2024-03-28 00:00
“가지고 있으면 기분이 좋잖아요.”

지난 21일부터 4일간 서울 세텍(SETEC)에서 열린 굿즈이즈굿(GOODS IS GOOD) 행사. 그곳 모리스&보리스 부스에서 만난 한 관람객이 중기이코노미 기자에게 한 말이다. 이들은 각 캐릭터가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어떤 이유로 굿즈로 탄생하게 됐는지 그 배경에 집중했다. 그리고, 자기 생각과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하면 관심을 보이고 지갑을 열었다. 

2030으로 대변되는 MZ 청년들은 소비시장에서 미래의 큰 손으로 꼽힌다. 기업들이 이들을 주목하고, 이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군 개발에 힘을 쓰는 이유다. 하지만, MZ를 잡기 위해서는 그들의 마음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마음은 그들이 열광하는 캐릭터 세계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는 굿즈도 마찬가지다. 자신과 굿즈가 맞다고 생각되면 친밀감을 느끼고, 해당 제품의 충성 고객이 되기도 한다. 

이번 굿즈이즈굿 행사에는 이런 MZ들의 관심을 끌고 있거나 끌기를 바라는 기업을 비롯해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다양한 굿즈들을 선보였다.  

MZ들은 굿즈 속 캐릭터가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지 그 배경에 집중했다. 그리고, 자신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지갑을 열었다.   ©중기이코노미

MZ 마음을 잡기 위한 기업들, 굿즈로 승부수를 띄우다

‘예뻐서’, ‘나와 성격이 비슷해서’, ‘닮고 싶어서’ 등의 이유로 MZ는 굿즈에 관심을 보이고, 구입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과 충성도를 얻기 위해서는 ‘한 방’이 필요하다. 그 한 방은 공감이다. MZ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캐릭터가 인기 있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모리스&보리스’가 있다. MZ들이 가장 많이 일하는 카페를 배경으로 셰프 출신의 카페 사장과 알바생을 캐릭터로 녹여내 메인 테마를 구성했다. 작년에 캐릭터를 완성해 11월에 SNS를 통해 오픈한 모리스&보리스는 MZ세대를 타깃으로 아메리칸 카툰 스타일로 만들었다.   

롯데월드 콘텐츠 전략팀 한석재 팀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카페 사장과 알바생이지만, 사실 이들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며, “카페 뒤쪽의 냉장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또 다른 세계가 등장한다. 바로 행운을 만드는 연구소다. 이곳에서 행운의 물약을 비롯해 행운을 가져다주는 좋은 아이템들을 만들어 카페에서 굿즈로 판매한다는 것이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네잎클로버를 비롯해 모리스&보리스의 다양안 굿즈들은 MZ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중기이코노미

이에 공감하듯,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도 ‘네잎클로버’다. 네잎클로버 농장에서 생화를 가져와 만든 코팅 제품인데, MZ들에게 통한 것이다.   

또, 카페에서 일할 때 알바생들이 가장 많이 힘들어할 때가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가져가지 않을 때라고 한다. 이런 MZ들의 경험에 착안해 SNS에서 유명한 발명 계정인 ‘아이디어 보부상’과 콜라보레이션한 기계를 전시했다. 

한석재 팀장은 “카페에서 일하다보면 매일 똑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고, 그로 인해 목이 아프고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며, “터치패드만 누르면 ‘주문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포인트 적립해 드릴까요’ 등의 말이 자동으로 나오도록 했다. 음악으로 리믹스도 할 수 있어 재미를 더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진동벨이 울려도 사람들이 음식을 안 가져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진동벨을 방석만 하게 만들었다”며, “실제로 사람이 앉으면 진동벨이 울린다. 관람객이 실제로 앉아보고 재미있어한다”고 뿌듯해했다. 

카페 사장과 알바생이 행운을 만들어 판다는 테마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리스&보리스 부스에서 관람객이 진동벨 의자에 앉아 터치패드를 누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MZ들이 원하는 사장의 이상향을 모리스 성격으로 나타내기도 했다. 귀여운 알바생인 보리스를 항상 대변해 주고, 케어해 주는 인자한 사장의 모습으로 그려낸 것이다. 이에 비밀이 많으면서도 친근한 모리스 사장이 5년 전에 어디서,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을지 물어보는 SNS 이벤트를 열었는데, 많은 MZ들이 관심을 두고 댓글을 많이 달았다고 한다. 

한 팀장은 “제주도에서 물질하는 해남이었을 것이다, 킬러였을 것이다. 네덜란드의 화가였을 것이다 등등 기상천외한 답변들이 많이 달렸다”며, “그중에 5가지를 뽑아 AI로 디자인해 만들었다. 각 굿즈에는 프롬프트 명령어까지 디자인으로 넣어 재미를 더했다”고 했다. 

식품전문업체인 오뚜기는 엄마, 아빠 세대가 즐기던 오뚜기의 기업 이미지를 탈피해 좀 더 젊고, 친근한 모습으로 MZ에 다가가기 위해 굿즈를 활용하고 있다.  

오뚜기 캐릭터는 ‘초월 긍정’ 메시지를 담아 표현했다.   ©중기이코노미

2022년 8월 론칭한 오뚜기의 공식 캐릭터인 ‘옐로우즈’는 행복한 미식가 ‘뚜기’, 절대후각의 강아지 ‘마요’, 대식가 병아리 ‘챠비’로 구성돼 있다. 이들을 일부 상품에 녹여내 친근감을 올리고 있는데, 키링이나 볼펜, 인형으로도 만들어 굿즈 공식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 캐릭더가 MZ에 소구하는 점은 ‘초월 긍정’이다. 

오뚜기 행사대행사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에 “구매층을 봤을 때 2030이 주로 차지한다. 혹은 모르고 왔다가 캐릭터 디자인이 귀엽고, 테마 로고송인 해피냠냠송이 중독성 있다며, 좋다고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일어서는 오뚜기의 힘을 고객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했다. 
  
“캐릭터 세계관 따라갈래요”…사회 문제 담은 캐릭터도

MZ들은 공감대를 끌어내는 캐릭터에 열광하기도 하지만, 환경이나 동물권 등 사회 문제를 담은 캐릭터에 주목하기도 한다. 작은 실천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NFT 디지털 아티스트인 리나리(LinaLEE) 작가는 아이를 낳기 전, 게임 그래픽과 컬러리스트로 일하던 일러스트레이터였다. 이후 아이를 낳으면서 잠시 쉬다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2022년 3월부터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NFT 디지털 아티스트인 리나리(LinaLEE) 작가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환경에 관심을 갖고 관련 스토리를 굿즈로 녹여냈다.   ©중기이코노미

리나리 작가는 중기이코노미에 “아이가 돌이 됐을 때 코로나19가 터졌다. 내가 죽고 나면 우리 아이는 어쩌지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처음으로 지구와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걸 사용해서 이야기를 풀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때 NFT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스토리와 캐릭터를 결합해 세계관을 만들고, 각 캐릭터의 여행기를 NFT 프로젝트로 담아냈다. 이야기의 메인은 환경이다. 북극곰인 폴라(Polar)와 6명의 친구가 주인공이고, 지구를 살리기 위한 활동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 나갔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모아 ‘마스터 폴라베어’라는 프로젝트로 완결했다.  

리나리 작가는 “이미 3/4에 해당하는 그림은 판매가 됐고, NFT 프로젝트에서도 2번 완판을 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그러다 올해부터 굿즈를 내놓기 시작했다”며, “여성 고객들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젊은 남성과 중년 남성들이 많이 사 간다”고 놀라워했다. 

반응도 좋아 오프라인숍도 더 늘릴 예정이고, 다음 달에는 뉴욕의 전시회에도 참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초중고교 학생들이 모여 굿즈를 직접 만들어 선보인 이로운 디자인 연구소는 아이들이 가진 다양한 생각을 디자인으로 표현했다.   ©중기이코노미

초중고교 학생들이 모여 굿즈를 직접 만들어 선보인 곳도 있다. 서울시 청담동의 한 미술학원의 리더십 클래스에 속한 학생들이 주인공이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의 미술을 배우는 학생들이 자신이 가진 디자인적인 재능으로 사람들을 이롭게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뭉쳤다고 한다.

이로운 디자인 연구소 김솔빈 캡틴은 “아이들이 환경, 유기견 및 유기묘, 세대 갈등 등 자신이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다양한 주제로 디자인한다”며, “일례로, 꼰대의 모습을 디자인해 만든 굿즈는 자기 모습 같다며 어른들의 공감대를 얻기도 했다. 또, 부모를 잃어버린 날다람쥐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도 재미있게 묘사했다. 자유로운 성향의 날다람쥐와 예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어른 다람쥐 사이에서 생기는 생각의 차이로 인한 갈등과 풀어가는 과정을 표현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13살의 유라현 작가는 자신이 만든 스티커, 엽서, 스토리북을 소개했다. 그는 “다양한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50가지 스토리를 담았다”며, “처음에는 평화로운 감정을 캐릭터로 만들었는데, 작품을 통해 나의 감정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것이 바로 사람들의 감정이고, 이런 모습이 소통의 첫걸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알리는 수단…언제, 어디서나 개성을 표현한다

오시영 일러스트레이터는 6년째 아크릴로 모빌을 만들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굿즈는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간편한 수단이다. 패션이나 소품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듯이 굿즈로 자신의 철학을 마음껏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MZ의 열망을 채워줄 수 있는 부스에도 관람객의 관심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MZ의 마음을 잡고 싶어 하는 기업의 관심도 이어졌는데, ‘○○물산에서 왔는데 콜라보레이션 문의를 드리고 싶어요’라며 협업을 원하는 기업 관계자들이 연달아 부스를 찾았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여린바람 오시영 작가는 모빌을 들고나왔다. 망친 그림으로 모빌을 만들다가 아크릴 모빌을 만들게 됐는데 꽤 반응이 좋아 6년째 아크릴로 모빌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오시영 일러스트레이터는 중기이코노미에 “모빌이 갖고 있는 형상마다 의미가 있다”며, “돌멩이, 풀, 잎 같은 것들이 외부 자극에 의해 자연스럽게 자기만의 형상을 갖듯이 여린바람의 모빌도 형상만으로 오시영의 조각이라는 것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디자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영상 전공인데, 그림으로 뭔가를 이루고 싶은 열망에 그림책학교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이 출판예술이 아닌 좀 더 확장되길 바라는 선생님을 만났고, 그분의 도움으로 망친 그림으로 움직이는 매체인 모빌을 만들게 됐다”며, “이후 간판 일을 하게 되면서 아크릴을 사용하게 됐는데 물성이 나와 잘 맞았다. 그 이후부터 간판을 만들고 난 자투리에 내 그림을 적용해 만들기 시작했다”고 아크릴 모빌을 만들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음식을 좋아해 음식을 그리기 시작한 박진희 작가는 일러스트 작가에서 다꾸 굿즈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최근 MZ 사이에 유행인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에 최적화된 스티커를 비롯해 음식을 테마로 한 다양한 굿즈를 선보인 부스에도 MZ 관람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2022년 후반부터 활동하고 있는 몽진아트 박진희 작가는 일러스트 작가에서 상품군을 늘려 다이어리 꾸미기 관련 굿즈까지 영역을 확장한 케이스다. 

박진희 작가는 중기이코노미에 “내가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음식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그림 중 음식 그림이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 이게 내 강점이라고 생각해서 굿즈로 발전시켰다”며, “엽서를 사가는 고객은 편지를 쓰는 용도라기보다 벽에 붙여 놓거나 꾸미는 용도로 사용한다. 2000~3000원이면 살 수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스티커는 다꾸용으로 사는 고객도 있지만, 수집용으로 사는 손님도 꽤 많다. 주요 고객층은 학생부터 30대 중반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똑같은 모자나 옷이라도 개성 있게 꾸밀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멀리건은 골프나 여행을 갈 때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와펜을 들고나왔다.

멀리건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에 “일명 찍찍이라고 불리는 벨크로 원단에 부착해서 사용한다”며, “보통 벨크로 원단에 뗐다 부쳤다 하면 먼지가 많이 붙는데, 이 와펜은 흙먼지가 붙지 않고, 까끌까끌하지도 않아 원단에 손상을 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자나 옷뿐만 아니라 장갑, 마스크에도 탈부착이 가능하다”며, “20~30대 여성을 겨냥해 만들었는데, 40~50대 고객도 많이 찾는다. 또, 골프 커뮤니티에 입소문도 나면서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멀리건은 옷, 모자, 신발, 마스크 등을 개성 있게 꾸밀 수 있는 와펜을 선보였다.   ©중기이코노미
비컴스튜디오의 700작가가 관람객의 캐리커처를 그리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SNS가 자신을 표현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면서 프로필 사진을 남다르게 꾸미길 원하는 MZ가 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크루인 비컴스튜디오는 이런 MZ의 니즈를 정확히 꿰뚫었다. 2만5000원이라는 다소 높은 가격대의 캐리커처임에도 쉴 새 없이 청년들이 모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700 작가는 중기이코노미에 “기존의 캐리커처는 종이에 그려 주는 형태였지만, 우리는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드로잉을 이용해 아이패드로 캐리커처를 그려 프린트해 주거나 이메일로 원본을 주고 있다”며, “카톡 프사나 배경화면으로 쓸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아 인기가 좋다”고 자신했다.

이어 “주로 ‘힙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SNS 디엠으로 요청하면 사진을 받아 그려주기도 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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