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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안전한 식탁으로 초대 ‘지역특산품’
신토불이 ‘커피·초콜릿’ 맛도 궁금하세요?…경기·강원 푸드박람회
- 기사입력2024-08-22 12: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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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이 지역의 특산품을 맛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강원도 홍천에서 나는 사과, 찰옥수수, 미니단호박을 직접 찌고, 말려 카카오빈과 맷돌에 갈아 블랜딩해 만듭니다. 농산물 함량만 15%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농산물 함유량을 자랑하는 다크 초콜릿입니다.”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강원 푸드박람회에서 중기이코노미 기자와 만난 샵봉초콜릿 김성준 대표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국내에 20명밖에 없는 초콜릿 메이커 중 한 명인 김 대표는 머신비전 관련 사업을 하다가 중소벤처기업부의 재도전 성공 패키지에 당선돼, 고향인 강원도 홍천에서 초콜릿 메이커로 새 삶을 시작했고, 2020년에 처음 제품을 내놨다고 한다.이처럼 이번 박람회는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특색있는 가공품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국내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제품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던 자리였다.“우리나라에서 가능하다고요?”…원두 재배·생산·제품화까지카카오가 세계 3대 항산화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도 카카오 비율을 높인 초콜릿들이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소비자들은 모르는 비밀이 있다.
샵봉초콜릿은 ‘이왕 초콜릿을 드실 거면 진짜 초콜릿을 드셔라’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샵봉초콜릿 김성준 대표는 “시중에서 파는 초콜릿은 화학 처리를 했기 때문에 쓴맛은 더 세지고, 항산화 성분도 70% 이상 날아간다”면서, “진짜 초콜릿은 쓴맛보다는 쌉싸름한 맛을 낸다. 산미가 더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왕 초콜릿을 드실 거면 진짜 초콜릿을 드셔라’라고 강조한 그는 블루베리, 자두와 같은 산미가 특징인 에콰도르 농장의 카카오빈을 직접 들여와 선별 및 로스팅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벗긴 껍질은 고대 마야문명 때부터 마셨던 카카오 차를 만들고, 안에 들어 있는 카카오닙스는 맷돌에 72시간 동안 돌린다. 참고로, 이런 식으로 카카오 차를 만드는 곳은 샵봉초콜릿과 제주도의 초콜릿 메이커로 전국에 두 곳만 있다고 한다.그는 “카카오닙스 안에 카카오버터가 50% 들어있다. 카카오버터는 30℃가 넘어가면 녹기 시작해 액체 상태가 되는데, 이걸 3일간 맷돌로 돌린 다음, 빼내어 굳힌다. 이를 커버춰(couverture) 초콜릿이라고 부른다”며, “이후 한 달간 숙성한 후, 템퍼링(tempering)이라는 온도조절 과정을 거쳐 약 31~31℃가 됐을 때 몰딩(molding) 과정을 거쳐 완성한다”고 했다.이렇게 34일간 수작업으로 탄생한 초콜릿은 말 그대로 카카오빈부터 초콜릿바까지 모든 공정을 가해 만든다고 해서 ‘빈투바 초콜릿’이라고 한다. 그리고, 빈투바 초콜릿을 만드는 사람을 일컬어 ‘초콜릿 메이커’라고 부른다.무설탕, 무합성의 오리지널 초콜릿을 추구하는 그는 홍천의 특산품을 활용해 초콜릿을 만들어 온·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문막휴게소 강릉 방향을 비롯해 홍천 방향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강원도의 수목원 등에 납품하고 있다.
왼쪽은 커피 열매부터 커피가 되기까지의 변화를 전시한 모습이고, 그 옆으로 커피 열매껍질과 과육을 말려 차처럼 우려 마시는 카스카라가 있다. ©중기이코노미최근 커피 원두값 상승으로 인해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원두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커피콩이 재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팔당커피농장은 이런 편견의 틀을 깬 곳이다.약 1000평(약 3305㎡)에 2010~2012년생 800주를 포함해 유목 3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는 이곳의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가 사계절이 뚜렷하다 보니 커피나무가 잘 자라지 못할 거로 생각할 수 있는데, 지열 및 히터 등 난방 시스템을 활용한 하우스 재배 방식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커피나무는 온도의 높낮이보다 최고 온도와 최저 온도 사이의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최고 온도 30~40℃에서 15~20℃ 사이의 일교차만 유지하면 문제없다는 말이다. 팔당커피 농장은 30℃ 초반의 온도에서 커피나무를 재배한다고 한다.이 관계자에 따르면, 2022년을 기점으로 국내에서 소비되는 커피의 약 3%가 국내에서 생산한 커피다. 이전만 하더라도 0%였던 것을 보면 성장세가 가파른 셈이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국내 커피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지구온난화와 기후 변화 영향으로 인해 브라질이나 콜롬비아 등 커피 생산량이 많은 나라에서조차 커피나무 재배가 원활하지 못해 수입가격이 점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되는 커피를 조금씩 찾는 추세라고 한다.국내에서 재배, 생산, 가공 과정까지 모두 진행하는 팔당커피 농장은 2010년에 처음 시작했지만, 나무가 크기까지 6년여의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여기에 농장 자체가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다 보니 광주시에 푸드팜 센터가 오픈한 2024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직접 재배하기 때문에 그동안 유통과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국내에 소개되기 어려웠던 카스카라(Cascara)도 선보이고 있다. 커피 열매의 껍질과 과육을 말린 카스카라는 차처럼 우려서 마실 수 있다.팔당커피농장 관계자는 “광주시에서 엄격히 수질을 유지하는 팔당댐에 위치해 있고, 농약을 최대한 배제하고 자연 비료를 사용해 깨끗한 커피, 건강한 커피를 추구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고객 대부분이 처음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커피가 나는구나’라며 놀라워한다”며, “간혹 품질이 좋지 못해 잘 안 알려진 걸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막상 접해보면 ‘이 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커피가 왜 아직 안 알려졌지?’라며 의아해한다”고 뿌듯해했다.제철 특산물을 ‘더 오래, 더 다양하게’ 먹을 수 있도록
용인시는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에 아이디어를 더해 만든 가공품을 선보였다. ©중기이코노미산지에서 나는 제철 음식을 그 영양분 그대로 오래 보관해 먹을 방법은 말리거나 가공식품으로 제조하는 것이다. 이에 지역을 대표하는 가공품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기업이 레시피 개발에 열중해 왔다.용인시농업기술센터는 송화 버섯과 꿀을 활용한 제품을 들고나왔다. 용인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송화 버섯으로 만든 스프레드는 일반 표고버섯보다 좀 더 부드럽고, 풍미가 있다”며, “신기한 점은 초콜릿을 넣지 않았는데도 초콜릿향이 난다는 점”이라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 이어 제품을 만든 이후에도 소비자의 피드백을 받아 개선해 운영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양봉하는 농가에서 만든 오란다와 피칸강정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소비자들이 이런 제품을 먹을 때 가장 많이 불편해하는 점이 봉지 부분에 끈적끈적하게 묻어나는 것이다. 이에 끈적거리지 않도록 방법을 연구해 가이드라인을 잡아주고 있다”고 말했다.강원도의 대표 특산물에 아이디어를 더해 가공품으로 들고나온 업체도 눈에 띄었다. 수리취떡을 생산하는 정나눔은 명이김, 곤드레 건나물을 만드는 업체와 손을 잡고 이번 박람회에서 공동 부스를 만들었다.정나눔 안진영 과장은 “정선은 해발이 높아 나물이 많이 나는 대신 타지역보다 날이 추워 나물의 키가 작다. 그래서 식감이 좀 더 쫄깃쫄깃하다”며, “곤드레 건나물은 이런 정선의 특징을 담은 나물을 오래 맛보기 위한 대표 방법”이라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이어 “장아찌로 많이 먹는 명이김의 경우에는 다른 방법으로 맛볼 수 없을까 고민하다 페이스트로도 만들어보고, 분말로도 만들어봤다. 그러다 김에 입히면 괜찮겠다는 생각에 명이 분말을 김을 조미하는 과정에서 입힌 것”이라며, “기름기가 적고, 저염 조미가 돼 있어 짜지 않아 건강식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수리취떡 역시 이런 아이디어에서 고안된 제품이다. 그는 “취나물의 일종인 수리취는 섬유질이 많아 산나물의 왕으로 불린다”며, “나물로 먹으면 섬유질 때문에 마치 옷감을 씹는 것과 같이 질기지만, 떡과 만나면 쫄깃한 식감을 자아낸다”고 했다.
강원도의 대표 특산물인 수리취떡, 명이김, 곤드레 건나물로 만든 제품들 ©중기이코노미
정토담의 정영애 대표가 된장을 소개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된장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정토담은 된장의 냄새는 적게 나면서 몸에 좋은 유익균은 높여 강원권 학교 약 스무 군데에 급식으로 나가고 있다.정영애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에 “소금이나 첨가물을 일절 가미하지 않고 100% 청국장만 포장한다”며, “첨가물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식성에 맞게 간을 해 조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논지엠오(Non-GMO)에 100% 국내산 콩으로 만들어 건강한 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45℃에서 된장의 유익균이 죽기 때문에 날로 먹거나 끓일 때는 요리 마지막에 넣는 것을 추천한다”고 귀띔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