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혹한기, 투자 원하면 사람·시장을 어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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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스타트업·TIPS VC 혹한기, 투자 원하면 사람·시장을 어필하라 창업자와 팀 역량이 중요…잠재력 큰 시장임을 보여줘야

기사입력2024-09-26 12:0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스타트업에 투자를 한 VC(벤처캐피털)나 심사위원들에게 무엇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을 보고 투자했다고 말을 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마찬가지로 VC가 스타트업 투자시 고려사항 5가지 중 1~4번째가 팀이고 다섯번째는 마켓이라고 말합니다. 뻔한 얘기 같지만, 사업 가설이 검증 안된 스타트업의 사업계획만 믿고 투자하기에는 위험이 크기 때문에 사람과 그 팀이 어떤 역량을 가졌는지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천보문 탤런트뱅크 전문가는 탤런트뱅크가 25일 개최한 ‘성공적인 투자유치를 위한 BM 및 IR 전략’ 세미나에서, 이처럼 VC가 투자를 하고 싶어하는 창업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벤처캐피털 투자시장 냉각=2022년 이후 글로벌 VC 투자시장은 지속적으로 저조한 양상을 보이고 있고, 한국의 VC 투자시장도 여전히 혹한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리인상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지만, 천보문 전문가는 IPO(기업상장)나 M&A(인수합병)가 부족해 저조한 회수실적이 투자시장 냉각의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대규모 자금이 투자된 유니콘 기업들이 여전히 적자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VC가 투자를 망설이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기·후기 라운드에 비해 초기 라운드의 투자감소율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 대비 투자 증감률은 중기라운드가 -14.8%, 후기라운드는 -10.2%였으며 초기라운드는 -28.7%로 감소폭이 컸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역량있는 스타트업에 투자=천보문 전문가에 따르면, VC가 투자를 하고 싶어하는 창업팀은 큰 꿈과 의지를 가진 팀이다. 창업자들이 살아온 삶이나 가치관, 창업동기, 이루고 싶은 꿈의 크기,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가지고 있는 의지와 집념이 보이면 투자를 하고싶어 한다는 얘기다. 그릇이 너무 작으면 아무리 시장이 커도 담아낼 수 없어 투자수익의 한계가 분명해지고, 허무맹랑한 몽상가처럼 보여도 의지와 집념이 뒷받침되면 세상을 바꾸는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도 필수로 체크하는 항목이다. 특히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리더십을 발휘하고 팔로워를 모으고, 사업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핵심능력이다. 천 전문가는 화려한 언변보다는 진정성이 중요하고, 책상이 아니라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아이디어를 검증하려는 행동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VC가 공동창업 선호=스타트업의 대표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을 구성하는 팀의 역량도 중요하다. 많은 VC들이 공동창업을 선호하는데, 이는 사업비전을 공유하는 사람을 확보하고 리더십이 발휘되고 있으며 역할분담을 통해 시너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때, 건설적인 비판과 토론을 통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인지, 공동창업자의 지분배분과 역할분담이 적절한지도 투자 결정에 영향을 준다.

또한, 사업에 필요한 핵심역량이 얼마나 내재화 돼 있는지, 핵심개발자나 사업개발자, 마케터 등이 보유돼 있는지도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천보문 탤런트뱅크 전문가는 탤런트뱅크가 25일 개최한 ‘성공적인 투자유치를 위한 BM 및 IR 전략’ 세미나에서, VC가 투자를 하고 싶어하는 창업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천 전문가는 신뢰할 수 있고 매력적인 사람들이면 좋다고 말한다. 과시욕, 과대표현,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단점을 감추기 위한 보상행위로 보이며, 솔직한 것이 최선이라는 얘기다. 또, 호감도가 높은 사람이 거래처나 투자자로부터 더 많은 지지와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최소한 단정하고 깔끔한 외모를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잠재력있는 시장임을 어필=창업팀이 목표하고 있는 시장 또한 VC가 투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충분히 잠재력이 큰 시장이 존재하는가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PMF, Product Market Fit)이 있는가 ▲J커브를 그리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혁신성을 가지고 있는가 ▲투자금을 회수할 시점을 예측할 수 있는 수익성을 가지고 있는지 등이 평가의 기준이 된다.

천보문 전문가는 VC들이 창업팀을 한두번 만나고 그들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창업자와 창업팀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어떤 후광효과(Social Proof)를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떤 투자자들이 앞서 투자를 했는지, 유명한 브랜드의 고객이 있는가, 창업자의 전직장이나 학교, 학위 등도 후광효과가 될 수 있다. 이미 성공적인 엑시트(exit) 경험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사회적 후광이 마땅치 않다면 시장의 유망성(Market Proof)을 어필하는 것도 방법이다. 목표한 시장의 규모가 클수록 돌아오는 수익도 커지므로 미래에 강력한 수요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천 전문가는 월별, 분기별 성장수치를 제시하고 PMF의 증거를 제시한다면 VC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