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과 원격 조합 ‘하이브리드 근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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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사무실과 원격 조합 ‘하이브리드 근무’ 어떨까 MZ와 지역 인재 영입에 유리…근무환경 차이 해결이 관건

기사입력2024-10-08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하이브리드 근무’는 출퇴근 시간과 근무일, 근무장소 등을 노사 합의에 의해 자유롭게 변경하는 근무제도로 일종의 유연근무제라고 할 수 있다. 전형적인 사무실 대면근무와 원격근무가 조합된 형태의 근무로 볼 수 있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로운 근무형태로 관심을 받고 있다.

김의현 오비스 매니저는 7일 메타버스 플랫폼 오비스가 개최한 ‘하이브리드 근무환경에서 직원의 생산성 향상전략’ 세미나에서, “글로벌 IT기업 사이에서는 이미 하이브리드 근무에 관한 논의가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미래의 가장 이상적인 근무형태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이브리드 근무제도 선호=스탠포드 대학 니콜라스 블룸 교수진은 재택근무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팀 응집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혼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생산성을 높인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글로벌 리서치그룹 갤럽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미국 직장인의 59%가 하이브리드 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4%는 원격근무, 6%는 사무실 근무를 선호했다.

또한, 플렉스인덱스가 미국 내 5565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하이브리드 근무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2023년 1월 51%에서 올해 10월 62%로 증가했다. 사무실 근무만 하고 있다는 기업은 같은 기간 49%에서 38%로 줄었다.

국내 직장인 역시 하이브리드 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가 직장인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현 직장에서 하이브리드 근무를 도입한다면 찬성한다는 응답이 88.6%였다. 찬성하는 이유는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어서(72%) ▲시간 활용을 유연하게 할 수 있어서(65.9%) ▲개인 워라밸이 가능해져서(41.8%) ▲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생산성 향상(27.8%)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9.2%) 등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MZ와 지역 인재영입에 유리=김 매니저는 기업에서도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MZ세대가 선호하는 방식의 근무형태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학교에서 원격방식이 익숙해진 2000년생 이후 출생자들이 취업을 준비할 시기가 곧 다가오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협업툴 기업 토스랩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95%의 MZ 직장인들이 하이브리드 방식을 선호했으며, 이들은 하이브리드 방식의 근무가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역 제한없이 다양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하이브리드 근무의 장점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원격근무를 시작한 지 1년이 넘어서며 전국에서 입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사람만 입사했다면 지금은 대구, 광주, 창원, 제주도까지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이 입사를 하고 있다. 직방은 메타폴리스라는 메타버스 기반 오피스 환경을 구축해 오프라인 사무실에서 일하는 방식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하이브리드 업무환경은 회사 입장에서 비용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 직원들이 절반씩 돌아가며 원격근무를 하는 경우 사무실 유지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직방의 경우 하이브리드 근무 도입 후 강남에 있는 사옥을 처분하고 각종 집기비용도 절약해, 90% 이상의 사무실 유지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리드 단점 해결 필요=그러나 하이브리드 근무환경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역시 적지 않다.

우선 사무실 근무자와 재택 근무자 간 정보습득에서 격차가 발생한다. 또 업무 기회제공의 불균형, 성과측정의 불평등도 발생할 수 있다. 오피스 근무 중심의 문화가 형성돼 있다면, 원격 근무자가 소외되거나 업무성과에 대한 압박이 증가할 수도 있다.

김 매니저는 하이브리드 근무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주요 의사결정 장소를 오피스가 아닌 원격 공간으로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오피스와 원격 근무자 모두의 업무성과를 높이고 의사소통을 향상시키는 가상오피스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때 원격근무 책임자를 정해 원격근무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회의록을 작성해 회의록 외에서 결정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매니저는 현실과 같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오비스의 ‘디지털 워크 플레이스’ 활용을 추천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