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인프라 민간·지자체 지원체계로 전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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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스타트업·TIPS “창업인프라 민간·지자체 지원체계로 전환을” 창업공간과 연계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재설계 필요

기사입력2025-04-15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창업인프라 정책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수익모델을 통해 자립화 역량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민간과 지자체 협력 중심의 창업인프라 지원체계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선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은 14일 더불어민주당 송재봉·이재관 의원이 개최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창업인프라 혁신 전략’ 토론회에서 ‘창업인프라 성과분석 및 발전방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렇게 제안했다. “정부가 전국에 설치·운영 중인 창업인프라들이 성과를 창출하고 있고 창업생태계 내에서 필수적인 기능을 하고 있지만, 보다 수요자 중심에서 창업인프라와 연계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입주기업, 매출·고용 증가…만족도 높아=정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보육센터 등 창업기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창업인프라를 전국 각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창업지원사업 현황을 보면, 예산규모는 총 3조2940억원, 사업은 101개 기관에서 429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유형별로는 사업화 지원이 169개, 시설·공감 및 보육이 123개, 멘토링 56개, 행사 및 네트워크는 37개, 글로벌 21개, 융자 12개 등이다. 이중 시설·공간·보육 예산은 전체 중 약 4.6%에 해당하는 1502억원이다.

2024년 11월 기준 창업보육센터는 총 249개, 1인창조기업지원센터는 43개, 중장년기술창업센터는 2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17개 시도에 각각 1개씩 위치하고 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창업인프라에 입주한 기업은 약 9000개로, 수도권 창업인프라에 36%가 소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창업인프라에 입주한 기업의 입주 전후 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입주 이전에는 연평균 4237만6000원의 매출이 증가(15.2%)한 반면, 입주 이후에는 연평균 7035만7000원의 매출이 증가(18.7%)한 것으로 나타났다. 2798만1000원 만큼의 초과 성과가 발생한 것이다.

전체 창업공간에 대한 분석 결과, 매출액에서는 창업공간 입주 1~2년 후에 입주효과가 긍정적이다. 고용 측면에서는 2~3년 후에서 창업공간 입주기업이 비입주 기업대비 높은 고용창출 효과를 보였다.

또, 창업인프라에 입주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입주기업의 61.2%가 입주 이후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응답했으며, 63.1%는 비용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창업인프라별 입주기업 만족도를 보면, 1인창조센터 입주기업이 84.2%로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어 창조경제혁신센터 75%, 창업보육센터 69.8%, 중장년센터 69.1%, 스타트업파크 57.1% 순이었다.

창업인프라가 생태계에 기여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자금지원, 판로지원, 인력지원, 멘토링지원, 기술지원, 투자지원 등 창업지원 중 시설·공간·보육지원은 생태계에 기여하는 효과가 16.7%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중 4.6%를 차지하는 예산 투입 대비 성과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지역별 편차, 공간임대 외에는 역할 부족=김 센터장은 다양한 성과분석과 입주기업 인터뷰 등을 통해 창업인프라가 생태계 내에서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역별 편차가 있고, 창업 인프라별 차별점이 부족하며, 단순히 공간 임대 이외의 역할 즉, 무형적인 지원요소가 부족하다는 일각의 비판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따라 지역별 적정규모 기반의 창업인프라 공급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수도권의 창업 및 스케일업 인프라 등 혁신 창업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자원과 환경은 비수도권에 비해 뛰어나다. 이러한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비수도권 창업인프라와 금융·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특화산업 및 강점과 연계한 자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창업인프라 정책에 한계점도 있다고 했다. 가장 보편적인 창업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창업보육센터는 창업, 성장, 회수, 재투자·재도전의 과정이 선순환되는 창업보육생태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으나, 대부분 과거의 보육 모델에 머물러 있고 스타 벤처기업을 배출하지 못하는 등 역할과 기능 측면에서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또, 창업보육센터에 대한 한시적인 운영비 보조금이 일반화됨에 따라 입주기업 자체적인 수익성 확보 노력이 부족하고, 기술창업 성장을 위한 멘토링, 코칭, 네트워크 등 새로운 서비스 제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정부의 운영비 지원을 통해 창업공간을 유지하면서, 물리적 공간지원 기능에만 머물러 있는 창업공간에 대한 출구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확대되는 코워킹스페이스 등 민간 창업공간과의 연계 방안을 마련하거나, 지자체와 민간 중심의 창업공간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자립화 중심의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함께 김 센터장은 공간(입지) 관점에서 창업인프라를 재조정할 것을 제안했다. 창업인프라를 제공하는 기관에서는 창업기업이 어떤 입지를 원하는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령, B2B기업의 경우 R&D 중심의 지식서비스업이 주를 이루고 있으므로 대학 내부 입지를 고려할 수 있다. B2C기업이라면 투자유치에 유리한 도심 입지가 적합할 수 있다. 또, B2B 제조기업은 제조와 협력 R&D에 유리한 산업단지에 입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