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건설 고용부진, 정부 경기대응 더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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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제조·건설 고용부진, 정부 경기대응 더 필요해 특히 청년 신규취업 지원에 초점 둬야

기사입력2025-09-06 00:00

지난해 4분기 취업자 증가폭은 5.2만명 수준이었다. 올해 2분기에는 20.7만 명으로 늘었다. 취업자 증가폭만 보면 지난해 하반기 심각했던 고용부진이 이제는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부 상황을 들여다보면 상황을 낙관하기엔 이르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부진이 심각하고, 20대 신규취업이 어려운 상황은 장기적으로 소비와 가계경제 전반의 부진과 연결될 수 있어 우려된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펴낸 ‘2025년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와 하반기 노동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제조업 취업자는 8.6만명 감소했다. 보고서는 사업체노동력조사와 고용행정통계에서도 “제조업 고용 감소세가 약 2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올해 상반기 제조업은 국내 수요 감소에 경제 불확실성 확대까지 겹쳐 부진을 이어갔다. 경기부진은 고용에 영향을 미쳐, 제조업 구인인원과 제조업 빈일자리수 모두 지난해 말부터 감소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의 고용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다. 상반기 중 건설업 취업자는 14.6만명 감소했다. 건설업 고용도 1년 넘게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보고서는 “모든 자료에서 올해 상반기 건설업 고용의 큰 폭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의 전망이 더 문제다. 제조업은 대미 관세협상이 타결돼 불확실성이 완화되긴 했지만, 철강·알루미늄 제품과 그 파생상품은 50% 품목 관세가 유지되며 자동차 부품 등은 과거에 비해 높은 관세율을 감당해야 한다. 보고서는 “하반기에도 철강·알루미늄 산업과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이 다수 속해 있는 기계류 산업에서는 고용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일부 자동차 부품 산업의 고용도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업 역시 “작년 하반기 취업자 수 감소폭 확대로 인한 기저 반등을 실현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높은 취업자 수 감소폭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2차 추경에서 건설 SOC 집행을 조기에 추진하기로 했지만, 당장 취업자수 반등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은 고용에 영향이 크기에 가계경제와 내수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 특히 20대 고용상황이 문제다. 상반기 20대 취업자 감소분의 절반가량은 신규 취업자로, 근속 1년 미만 취업자가 7.2만명 줄었다.

심지어 15~29세는 실업자는 소폭 줄었지만,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실업률이 0.3%p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0.1%p)와 하반기(0%)에 비해 실업률 증가가 두드러진다. 인구 감소로 취업자 수와 실업자 수가 동시에 줄었음에도 실업률이 증가한 것은 청년들의 취업 상황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준다.

보고서는 “상반기에 취업자 수 증가가 예상보다 컸던 이유가 예상을 넘어선 고령층 취업자 수 증가에 힘입었던 것”을 들며, 하반기에도 취업자 증가 숫자는 20만명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러한 취업자 수 증가폭 개선은 양질의 일자리 증가나 장기간 위축되었던 청년층 고용률 개선과 동반되는 호조세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 소비부진을 타파하고 서비스업 고용을 통해 고용시장 빙하기를 버텨냄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회복을 통해 좋은 일자리 공급을 도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신규취업에 도전하고 있는 청년 취업준비생들을 도울 대책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겠다. 청년 고용의 활성화를 통해 소비부진과 가계경제 부진을 끊어내는 선순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