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업종 지정과 막걸리 시장 위축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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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적합업종 적합업종 지정과 막걸리 시장 위축은 무관 적합업종 왜곡 비난 계속되는 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요원

기사입력2014-08-12 12:47

백제의 옛 도읍터 공주(웅진)는 무령왕릉 등 유적지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공주시는 해외 관광객의 숫자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관광과 함께 특산물인 밤으로 만든 밤묵과 밤막걸리 등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에서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특색있는 막걸리를 개발하는 사례는 전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존 막걸리업계에서도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막걸리를 개발하고 있다.

웰빙 붐과 한식 세계화의 바람을 타고 한때 붐이 일었던 막걸리 시장은 그러나 2012년 이후 기세가 한풀 꺾였다. 기자가 2012년 인터뷰한 한 중소 막걸리업체 대표는 당시에 이미 막걸리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한 일간지에서는 막걸리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된 2011년부터 막걸리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대한탁약주제조중앙회는“막걸리 시장규모 감소는 적합업종지정과 무관한 소비자 선호도 변화에 따른 영향이 주요 원인이며, 적합업종으로 대기업과의 상생협력 강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반박했다.

적합업종 지정으로 인해 대기업 막걸리를 먹지 못하게 돼 막걸리를 찾지 않게 됐다는 주장을 하려면, 시장에 영향력있는 대기업 막걸리 브랜드 하나 정도는 댈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막걸리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2009년경부터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지만, 점유율이 낮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막걸리 업계에서는 2010년 이후 고급화와 젊은 세대의 신규시장 창출이라는 업계의 목표가 달성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와인을 대체할 수 있는 고가 막걸리가 다수 개발됐으나 막걸리는 저가품이며 고급 레스토랑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을 넘어서지 못해 출고량이 많지 않았다. 젊은 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화려한 색깔과 산뜻한 맛의 막걸리 제품들이 개발됐으나 고급 수입맥주의 저가 수입이 급증하는 시기와 맞물려 시장을 확대하지 못한 점도 뼈아프다.

이처럼 적합업종 선정으로 대기업이 시장에서 빠져나갔기 때문에 막걸리 시장이 위축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한 반면, 시장상황에 따른 설명은 막걸리 업계의 상황과 앞뒤가 맞아떨어진다.

적합업종이 만악의 근원인 양 비난을 쏟아내는 작태가 계속되는 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은 요원하다. 적합업종의 공격을 계속 살펴보게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