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벌고 취약계층 돕는 ‘착한 기업’ 1300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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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기업·제품 인증 돈도 벌고 취약계층 돕는 ‘착한 기업’ 1300곳 사회적기업…조세 감면, 인건비 지원, 공공기관 납품 혜택

기사입력2015-04-13 14: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사진=아름다운가게>

[기업 ‘인증’ 무엇이 있나 ⑤사회적기업]전국 117개 매장을 가진 ‘아름다운가게’는 사회적기업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아름다운재단이 운영 중인 이 가게는 개인이나 회사로부터 기부 받은 물건을 되팔아 수익을 낸다. 13일 사회적기업 경영공시에 따르면 아름다운가게는 2013년 2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에는 410명이 근무 중인데, 이중 10%가 저소득층·고령자·장애인 등 취약계층이다. 올해는 약 115억원을 들여 50개 사업을 진행한다. 공익단체 양성, 청소년의 자발적 여행활동, 한부모 여성가장 건강검진 및 치료비 지원 등의 사업이다.

‘착한 기업’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이 조금씩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리고 있다. 지난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사회적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책이 마련된 덕분이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13일 현재 사회적기업의 수는 1299개다. 서울이 233개로 가장 많고 경기 195개, 전북 89개, 부산 81개, 인천 77개, 경북 77개, 강원 67개, 충북 65개, 경남 63개, 광주 62개, 전남 60개, 대구 56개, 울산 44개, 제주 36개, 대전 34개, 세종 3개 순이다.

사회적기업은 영리기업과 비영리단체의 중간 단계에 있는 기업이다.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역할을 한다. 영리기업처럼 수익을 올리되 수익금의 대부분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환원된다.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사회적기업 근로자 수는 2014년 기준 2만6000여명으로 이중 절반 이상인 1만4000여명이 취약계층이다.

법인세 감면·공공기관 우선구매 혜택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으면 조세 감면, 인건비 지원, 공공기관 납품, 판로 개척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조세 감면=사회적기업은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처음 소득이 발생한 해부터 5년간 법인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또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업무를 위해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서는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를 각각 50%씩 감면해준다. 사회적기업은 법정 기부금 단체로 인정돼 개인 및 법인이 사회적기업에 기부를 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건비 지원=사회적기업이 정부 일자리창출사업에 지원하면 인건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최저임금 수준의 인건비를 총 3년간 지원하며 지원 비율은 연차별로 다르다. 사업을 신청한 첫해에는 인건비의 80%를 지원하며 두 번째 해에는 60%, 세 번째 해에는 50%를 지원한다. 전문인력 지원사업도 있다. 기업경영에 필요한 특정 분야의 전문인력을 채용할 경우 첫해에는 인건비의 20%를, 두 번째 해에는 30%, 세 번째 해에는 50%를 지원한다. 지원기간은 최대 3년이다.

△공공기관 우선 구매제도=사회적기업 육성법에 따라 국가기관, 지자체 등이 사회적기업의 생산품과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정한 제도다. 우선구매대상인 공공기관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그간의 구매실적과 향후 계획을 매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통보해야한다. 이 실적은 매년 4월말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고시된다.

△판로 개척=사회적기업 판로 개척을 위한 지원사업도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사회적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한데 모아 놓은 ‘이스토어 36.5’(estore365.kr)를 운영 중이다. 사회적기업들의 물품을 모아서 파는 오프라인 매장 ‘스토어 36.5’도 전국에서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 노원점, 롯데마트 수지점, 목동 행복한백화점 등 기존 유통망에 사회적기업 상품관이 입점한 ‘미니 스토어’도 있다.

사회적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한데 모아 놓은 사이트 ‘이스토어 36.5’(estore365.kr) <자료=이스토어 36.5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일자리·사회서비스 제공 등 5가지 유형 중 택1

사회적기업 인증을 신청하는 경우 설립 목적에 따라 △일자리제공형 △사회서비스제공형 △혼합형 △지역사회공헌형 △기타형 중 한 가지를 택해야 한다. 유형별로 취약계층 고용 비율, 필수 지출 항목 등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사회적기업육성법상 ‘취약계층’이란?

△저소득층 △고령자 △장애인 △성매매피해자 △경력단절여성 △북한이탈주민 △가정폭력 피해자 △한부모가족 보호대상자 △결혼이민자 △가족·친지 등 연고자가 없는 불우출소자(갱생보호대상자) △범죄피해자 및 그의 가족

△일자리제공형=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 사회적기업이다. 신청기업 전체 근로자 중 취약계층이 30%를 넘어야 한다. 2016년 12월31일까지는 필수 고용비율이 30%이며 이후에는 50%다.

△사회서비스제공형=고령자, 장애인, 빈곤층 등 취약계층에게 사회적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이 경우 신청기업으로부터 사회서비스를 제공받은 사람 중 취약계층이 30%를 넘겨야만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혼합형=일자리제공형과 사회서비스제공형을 더한 형태다. 첫 번째 조건은 전체 근로자 중 취약계층의 비율이 30% 이상이어야 한다. 두 번째 조건은 해당 기업으로부터 사회서비스를 받은 사람 중 취약계층이 30%를 넘어야 한다. 두 조건 모두 충족해야 하므로 인증을 받기가 비교적 까다로운 편이다.

△지역사회공헌형=지역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을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다. 이 경우 신청기업으로부터 사회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람 중 전체의 20% 이상이 해당 지역 취약계층이어야 한다. 신청기업 전체 근로자 중 20% 이상이 지역 거주 취약계층인 경우에도 인정된다.

설립 목적이 지역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 기업의 수입 및 지출에 자격요건이 붙는다. 이 경우 ‘주된 목적’에 해당하는 부분의 수입 또는 지출이 전체 수입 또는 지출의 40% 이상이어야 한다. 가령 지역사회 빈곤아동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라면 기업 지출의 40% 이상을 빈곤아동 돕기에 사용하고 있어야 한다.

△기타형=사회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이상 네 가지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기타형’으로 신청할 수 있다. 물건을 다시 사용해 친환경적 변화를 추구하는 ‘아름다운 가게’가 대표적이다. 이 경우 사회적기업육성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의 판단 하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해줄 수 있다.

공통요건…고용실적 반드시 있어야

△조직형태=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민법에 따른 법인·조합이거나 상법에 따른 회사·합자조합이어야 한다.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공익법인, 비영리민간단체, 사회복지법인, 소비자생활협동조합, 협동조합연합회 등도 가능하다. 단 비영리단체 내 사업단이나 지부·지회일 경우에는 신청할 수 없다. 신청하는 사회적기업의 대표자가 다른 사회적기업의 대표를 맡고 있는 경우에도 겸직 불가 원칙때문에 불가능하다.

△유급근로자 고용=사회적기업으로 신청하는 달 직전 6개월 동안 1명 이상의 유급근로자를 고용한 실적이 있어야 한다. 특히 사회적기업 유형 중 ‘일자리제공형’은 5명 이상을 고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고용 실적은 고용보험에 가입된 사람만을 유급근로자로 인정한다. 또 대표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임원은 유급근로자 산정에서 제외된다.

△영업활동을 통한 수입=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기업 영업활동을 통한 총 수입이 총 노무비의 50%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항도 붙는다. 기업 인증을 신청한 달로부터 직전 6개월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때 외부로 받은 지원금이나 보조금은 수입에서 제외되며 노무비에는 대표자 급여, 상여금, 일용인건비 등이 포함된다.

사회적기업 인증 절차

<자료=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신청…권역별 지원기관도 활용

사회적기업 인증은 상시접수제로 언제든 신청할 수 있다. 최종 인증은 고용노동부에서 하지만 신청 및 접수, 현장실사 등 대부분의 과정은 사회적기업진흥원(www.socialenterprise.or.kr)이 맡고 있다. 인증신청서와 관련 서류도 사회적기업진흥원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으면 된다.

인증 신청서, 사업보고서, 유급근로자 명부, 사회서비스 제공 확인서, 추천서 등 준비해야 할 서류가 꽤 많아 꼼꼼하게 준비해야한다. 신청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라면 사회적기업진흥원이나 권역별 통합지원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권역별 통합지원기관은 △한국마이크로크레디트신나는조합(서울) △사람과세상(경기) △사회문화정책연구원(인천) △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커뮤니티와경제(대구·경북) △사회적기업연구원(부산) △사회적협동조합울산사회적경제지원센터 △경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광주NGO시민재단 △전북사회경제포럼 △전남지역발전포럼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대전사회적경제연구원 △충북사회적경제센터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등 15곳이다.

경영공시하면 정부지원사업서 혜택

사회적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경영실적 자율 공시 제도도 있다. 기업의 경영실적을 그래프나 그림 등 보기 쉬운 형태로 공개하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방식이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자율 경영공시제를 통해 사회적기업의 경제적, 사회적 성과를 알리고 이를 통해 사회적기업 육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할 수 있다”면서 “공시 참여기업은 각종 정책자금 지원사업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으며,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례로 소개되면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