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관세만 관심…사후검증 챙겨야 FTA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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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특혜관세만 관심…사후검증 챙겨야 FTA 끝” 한국무역협회 FTA무역종합지원센터 신승원 관세사

기사입력2015-04-11 00:00

채송화 기자 (songhwa0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무역협회 FTA무역종합지원센터 FTA사후검증지원실 신승원 관세사 ©중기이코노미

‘FTA 원산지 사후검증’

중소기업에게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단어다. FTA 상대국에서 원산지 사후검증을 하겠다며 요구한 추가서류가 없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추가서류를 정해진 기간 내에 제출하지 못하게 되면 적용 받았던 협정세율은 취소되고, 과징금까지 물게 된다. 수입업자와 거래관계가 무너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원산지 사후검증에 미리 대비하고, 요청이 들어오면 최대한 빨리 대응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전문인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우왕좌왕하기 마련이다.

“물론 최고의 방법은 수출 준비과정에서 제반 서류를 일일이 챙겨놓는 것입니다. 서류를 보관해 놓는 것이 뭐가 힘드냐는 생각이 들겠지만, 제조공정이 복잡한 제품 수십 수백 개를 수출하는 기업에게는 어려운 과정일 수 있습니다.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1·2차 하청업체로부터 제조확인서나 원산지확인서 등의 서류를 각각 받아야 하니까요. 또 서류상의 내용이 원산지 규정에 맞는지도 기업이 직접 판정해야 하는데 인력과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는 버거운 일입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원산지 사후검증 대비를 제대로 못하고, 막상 요청이 들어오면 당황하게 되는 거죠”

한국무역협회 FTA무역종합지원센터 FTA사후검증지원실 신승원 관세사가 FTA와 관련해 기업들을 돕기 시작한 것은 1년 전부터다. 원산지 사후검증 관련 상담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지만, FTA와 관련된 문제라면 모두 상담을 해주고 있다. 그는 FTA활용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관심이 FTA특혜관세 적용 여부에만 쏠려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FTA활용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이 협정세율(특혜관세)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만 포커스가 맞춰진 채 FTA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출하려는 품목이 협정세율 적용 대상이라고 해서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거죠. 협정세율을 적용받아 수출했다고 해도 FTA 상대국으로부터 사후검증 요청을 받게 될 경우 이 검증까지 통과해야 비로소 FTA활용 절차가 완벽하게 끝나게 됩니다”

관세철폐 또는 인하를 활용해 전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외시장에 제품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FTA 특혜관세일 수 밖에 없다. 관세혜택을 받기 위해 원산지증명서를 제출하는 것까지는 기업들이 중요하게 여기지만 ‘설마 우리한테도 그런 일이 생기겠어?’라는 생각 혹은 사후검증 절차가 남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원산지 사후검증 다시말해 직접검증의 경우는 수입국 세관에서 원산지 증명이 필요한 수입품에 대해 추가서류를 수출자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수입국 세관에서 요구하는 추가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거나 제출했는데도 통과하지 못하면 결국 협정세율이 취소되고 과징금까지 물어야 합니다. 수입업자가 수입세관에게 이를 지급하고, 수입업자가 수출업자에게 징구하게 되는 거죠. 사후검증에 통과하지 못하게 되면 수출업자가 금전적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 수입업자도 피해를 보게 됩니다. 특히 수입업자는 앞으로 수입할 제품에 대해서 수입국 세관으로부터 전보다 강화된 검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고요. 수입업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수출자에 대한 신뢰가 깨지게 되고, 결국 거래관계가 무너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만큼 사후검증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FTA별 다른 원산지 규정…전문가 도움 필요해

신승원 관세사는 “올해 한중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는 12개 국가와 FTA를 체결하게 된다. 이제는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FTA를 활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원산지 사후검증에 대비해 준비해야 할 서류는 FTA별로, 또 FTA의 품목별로 모두 다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혼란스럽고 복잡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수출을 준비하는 과정, 즉 원산지 증명서 발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서류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후검증 요청이 들어왔을 때 준비하기 시작하면 시간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FTA마다 원산지 결정기준, 원산지 증명방식(기관발급/자율발급), 원산지 사후검증(직접/간접) 등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어려워하고, 또 헷갈려 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같은 품목이라고 하더라도 FTA마다 원산지 결정기준이 다르기도 하고요. 구분해서 알아둬야 할 부분이 많은 겁니다. FTA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우선 이런 정보들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데,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에는 FTA 전담부서가 있거나 외주업체 또는 관세사 등을 통해 처리할 수 있지만, 2~3명의 직원이 있는 중소기업이 이런 정보들을 챙기고 공부하는 건 어렵거든요”

특히 원산지 증명서 자율발급 방식을 적용하는 FTA가 기관발급 방식의 FTA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신 관세사의 설명이다. 기관발급 방식의 경우 대한상공회의소나 관세청 등의 기관에서 기업이 제출한 제반 서류를 확인한 후 원산지 증명서를 제출해 준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관으로부터 1차적으로 서류를 검사받게 되는 것이다. 반면 자율발급 방식 FTA의 경우 기업이 서류를 기재하고 발급하고 판정하는 모든 절차를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에 오류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 서류의 필수기재사항 등을 누락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원산지 결정기준인 부가가치기준과 세번변경기준을 보면, 부가가치기준이 적용되는 품목의 경우에는 원산지 사후검증 때 제조확인서, 원산지확인서 등의 서류가 필요합니다. 세번변경기준 적용 품목의 경우에는 BOM(자재명세서), 원산지소명서 등의 서류가 필요하겠죠. 이렇게 다양한 서류가 필요한데, 이를 전담부서가 없는 중소기업이 다 알기 힘들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합니다. 비용이 걱정된다면 FTA무역종합지원센터를 활용하면 됩니다. 무료로 FTA 정기교육도 진행하고 있고, 전화나 방문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FTA무역종합지원센터 통해 증명에서 사후검증까지 해결”

한국무역협회 FTA무역종합지원센터 현판 앞에 선 신승원 관세사. ©중기이코노미

FTA무역종합지원센터는 원산지 증명부터 원산지 사후검증까지 전 과정에 걸쳐 기업들이 궁금해 하거나 어려워 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화나 방문을 통한 상담은 물론 필요한 경우에는 직접 기업을 방문해 컨설팅을 해주기도 한다.

실제 원산지 사후검증 요구를 받고 FTA사후검증실을 찾은 한 업체는 상담을 통해 사후검증에 대처할 수 있었다. 센터는 해당업체의 수입국 세관에서 제시한 추가서류 제출기간이 촉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바로 수입국 세관에게 기간연장을 요청했다. 기업은 추가서류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고, 사후검증을 통과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신 관세사는 “FTA무역종합지원센터에서는 FTA를 준비하는 기업 또는 문제가 발생한 기업 모두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수출이후에 문제가 발생한 기업의 경우 바로 상담을 신청해서 피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아울러 FTA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우선 상반기에는 5월에 관련 교육이 있을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FTA를 준비하는 중소·중견기업이라면 FTA무역종합지원센터의 현장방문 컨설팅 지원사업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이 사업은 ▲FTA활용실태 진단 및 맞춤형 컨설팅 계획수립 ▲업체별 주요 수출품 품목분류 및 원산지 판정 ▲원산지 증빙 작성지원 및 유지관리 ▲FTA원산지 검증 대비 사후관리 체계 구축 등을 지원한다. 다만 기업은 직전년도 매출액 기준에 따라 사업비의 일부(10%,20%,30%)를 부담해야 한다. 직전년도 매출액이 10억원 이하인 기업은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이와함께 올해 새롭게 시행되는 원산지관리 아웃소싱 사업은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한다. 원산지 확인(증명)서 발급과정을 전문컨설턴트가 무료로 도와주는 것이다. ▲원산지관리 및 원산지 확인(증명)서 발급실태 진단 ▲원산지관리 체계 구축 ▲원산지 확인(증명)서 발급 확인 ▲원산지관리시스템 활용 및 관리방법 교육 등이다. 이 사업은 매출액 5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원산지 확인서 발급을 원하는 기업을 우선 지원한다. FTA무역종합지원센터의 지원사업이나 상담을 신청하고 싶다면 FTA무역종합지원센터 홈페이지(http://fta1380.or.kr) 또는 전화(1380)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