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반도체 조선 바이오…AI, 수출산업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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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자동차 반도체 조선 바이오…AI, 수출산업 개편 자국 데이터·인프라 활용한 AI 시스템 ‘소버린 AI’ 전략 수립을

기사입력2025-06-26 13: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인공지능(AI)이 신제품 기획, 제조 공정, 물류·유통, 품질 관리, 고객 관리에 이르기까지 산업 가치사슬 전 영역에서 핵심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첨단기술 기업뿐만아니라 자동차, 반도체, 조선, 바이오 등 전통적인 제조산업에도 스며들며 수출 산업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간한 ‘AI시대가 이끄는 한국 주력 수출 산업 변화’ 보고서는 반도체, 자동차, 기계·설비, 조선·해운, 바이오·헬스 등을 AI 적용에 따라 변화가 두드러지는 5대 주력 수출산업으로 진단하고, 이들 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별 변화 양상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AI가 전 산업의 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산업 AI의 근간이 되는 제조데이터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양적으로 많은 제조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표준화 및 연계 인프라가 아직 미흡해 산업 AI 실현에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 AI실현을 위해 기업의 능동적 대응과 정부의 단계적 지원이 필요하며, 궁극적으로 국가가 자국만의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독립적으로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소버린(Sovereign) AI’ 전략을 수립해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반도체, 자동차 등 핵심 수출산업을 중심으로 제조데이터의 구조화·표준화를 추진하고, 나아가 자국 데이터 및 인프라를 활용한 산업별 특화 AI 생태계를 조성해 디지털 주권과 데이터 안보 확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반도체=AI 확산과 함께 반도체 산업의 무게중심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AI는 반도체 수요를 고성능 AI 특화제품 중심으로 전환하고, 설계·패키징 공정과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산업까지 변화시키며 수출구조 전반을 개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의 고부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최근 HBM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급증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은 2024년 기준 17.3%로 세계 2위 수준이며.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8%로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52.5%로 1위를 기록했으며, NVIDIA와의 협업을 통해 차세대 HBM4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퓨리오사는 자체 AI 반도체인 NPU(Neural Processing Unit) ‘Warboy’, 초대규모 언어모델(LLM) 대응용 ‘RNGD’, ‘Renegade’를 차례로 공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자동차=AI 등장으로 자율주행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달리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플랫폼이 수출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하드웨어 부품 역시 이를 실현하기 위한 형태로 고부가가치화 되고 있다.

AI의 등장으로 운전자 맞춤형 다양한 기능을 플랫폼처럼 제공하는 것이 자동차 수출의 핵심 경쟁력을 부상하고 있다.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인포테인먼트, 커넥티티비, 무선업데이트,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등 다양한 기능이 소프트웨어로 통합되는 추세다.

자동차 및 부품 수출은 2024년 기준 전체 수출의 13.7%로 최근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전환되는 등 하드웨어 부문의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7.7%이며, 자동차 수출 내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27.3%다.

현대자동차는 2022년부터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을 본격 추진 중이며, 2029년까지 글로벌 1위 달성을 목표로 관련 기술 개발 및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라이드플럭스는 AI 기반으로 상황을 예측해 주행을 결정하는 인지-판단-제어 모든 과정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국내 최초로 안전요원 없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획득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기계·설비=AI 기술이 적용되면서 기계는 더 이상 생산하는 수동적인 도구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검수하고 진단하는 지능형 제품으로 변하고 있다. AI가 기계·설비의 자율제조부터 불량 검수, 고장진단 및 예지보전까지 가능하게 하면서 AI 활용 여부는 수출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4년 기준 세계 기계·설비 수출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계·설비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9.2%를 차지한다.

공작기계 제조업체인 화천기공은 AI 지능형 공작기계 ‘SMART UaX’를 개발했으며, 삼진엘앤디는 설비 불량 검사 AI솔루션을 적용해 1개월 소요됐던 고정을 2~3일로 단축했다. 퓨처메인은 인공지능 예지보전 솔루션 ExRBM을 개발·적용해 98.3%의 진단 정확률을 나타내고 있다.

▲조선·해운=AI가 선박을 설계하고 건조하며, 바다 위에선 사람 없이 스스로 항해할 수 있게 하면서 조선·해운 산업은 스마트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AI기반 스마트 조선소가 납기 단축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자율운항 선박기술은 해상 운송의 정시성과 안전성을 높이면서 핵심 산업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는 세계 선박의 17%를 수주하며 2위를 기록했으며, 조선산업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8%를 차지한다. 보고서는 항만·물류 시스템과 연계하는 수출 전략을 수립하고 자율운항 선박용SW, 센서, 부품 수출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래첨단조선소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통해 조선소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있으며, 2025년 현재 4단계 중 2단계인 AI 기반 생산 설계 자동화를 추진 중이다. 솔루션 공급업체 아비커스는 선박 자율운항 시스템인 ‘HiNAS Control’을 탑재한 선박을 9월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바이오·헬스=AI는 신약개발을 앞당기고 병원 중심의 서비스를 일상 속 건강관리로 확장하며 의료의 시간과 공간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AI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시공간 제약을 줄임으로써 예방과 관리까지 포괄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수출 형태의 구조적 전환을 유도한다.

바이오·헬스 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6%로 최근 빠르게 세계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아 미래 핵심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의료 빅데이터를 분석·학습할 수 있는 AI 기술을 신약개발 과정에 적용해 신약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됨으로써 국내 제약사들은 AI 전문기업과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자체 AI 플랫폼 ‘JWave’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효율을 25~50% 향상시켰다. AI기술로 발굴한 통풍치료제 후보물질 ‘에파미뉴라드’는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토피 피부염, 항암제, 탈모 치료제 등 다양한 화합물을 도출해 시험 중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