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중 상품수출 의존도 1위…외부충격에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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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포토·인포그래픽 G20 중 상품수출 의존도 1위…외부충격에 취약 서비스·투자수지로 외화수입 다각화 시급

기사입력2025-07-10 15:1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의 상품수출 의존도가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무역 질서가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국경제의 수출 중심 성장전략이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상품 중심의 수출구조를 서비스, 투자수지 등으로 다각화해 외화수입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일 발표한 ‘새로운 성장 시리즈(2) G20 상품수출 의존도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상품수출 비중이 37.6%로 G20 국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독일(33.3%), 중국(17.9%), 일본(17.0%) 등 주요 제조업 강국을 웃도는 수치다. G20 평균(16.5%)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상품수출 의존도의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한국은 WTO 출범 이후 30년간 상품수출 의존도가 1995년 21.1%에서 2023년 37.6%로 16.5%포인트 증가하며 약 1.8배 상승했다. 이는 G20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보고서는 “한국은 WTO체제 출범 이후 상품수출 규모가 1995년 1251억 달러에서 2023년 6436억 달러로 약 5배 확대되며 역동적으로 성장했다”면서도 “상품수지에 과도하게 의존한 결과, 글로벌 경기 침체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외부 충격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의 서비스수지는 1998~1999년 두 해를 제외하고 줄곧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1995년 13.9억달러적자에서 2023년 268.2억달러 적자로 확대돼 약 19배 증가했다. 이는 G20 국가 중 여섯 번째로 큰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다.

보고서는 안정적 외화 수입원으로 본원소득수지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 투자소득, 이자, 배당 등 생산요소 제공에 따른 소득거래를 의미한다. 한국은 2000년대 이후 해외투자 확대와 순대외자산 축적에 힘입어 2010년대부터 본원소득수지 흑자를 이어오고 있으나, GDP 대비 비중은 4%로 일본(9.8%), 독일(9.7%)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연구를 수행한 이주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2023년 24.3%)은 전통적으로 상품수출에 의존해왔다”며 “영국과 일본처럼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영국은 금융, 유통 산업 중심의 수출 확대를 통해, 일본은 고수익 해외자산에 대한 집중 투자로 각각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에서 높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양국 모두 상품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며 충격 흡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국은 WTO 출범 이후 30년간 서비스수지 흑자 규모가 16배 증가하며 2023년 G20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외화 수입원을 확보했다. 일본은 2006년 ‘수출 대국’에서 ‘투자 대국’으로의 전략 전환을 선언하고 고수익 자산 확보에 집중한 결과, 2023년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2591억달러에 달해 G20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관세 장벽이 오히려 역풍이 되는 글로벌 환경에서 단순 상품수출 중심의 전략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며 “K-푸드, K-컬처 산업화, 지식재산권 수출 전략화, 전략적 해외투자 촉진 등을 통해 서비스·본원소득수지 기반의 ‘소프트머니’ 창출에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