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유료광고 수수료 소비자에게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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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배달앱 유료광고 수수료 소비자에게 전가 거리무시 광고 노출 “배달시간 늘고, 양 줄고, 무료서비스 無”

기사입력2014-03-18 06:00

박영미 기자 (young0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자취 10년차 박 모씨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는 배달애플리케이션 애용자다. 얼마 전 치킨을 주문한 박씨는 치킨이 배달된 치킨집 위치를 알고 깜짝 놀랐다. 치킨 배달온 곳이 박씨가 살고 있는 동네가 아니라 걸어서 찾아가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는 옆동네 치킨집이었기 때문이다. 그제서야 박씨는 배달을 주문하면 평소 30분이면 도착하던 치킨이 최근 1시간 가까이 걸려 늦게 도착한 이유를 알았다.

배달앱 중 하나인 ‘배달의 민족’이 지난 13일 앱 다운로드 수가 1000만건을 넘었다고 발표하는 등 배달음식과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이 널리 보급되면서 박씨처럼 배달음식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급증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하지만 애플리케이션 이용자의 불만도 이와 비례해서 커지고 있다. 박씨의 경우처럼 주문한 장소에서 가까운 배달집이 아니거나, 또 최근 불거진 수수료 문제로 자칫 그 비용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다.

90m보다 1500m가 먼저…거리아닌 광고이용 따라 배열

배달의 민족의 경우 ▲울트라콜 ▲파워콜로 나눠 업체를 모집하고 있으며 이를 사용하지 않는 업체들은 일반업체로 구분한다. ‘치킨’과 관련된 배달업체는 사용자가 지정한 장소에서 1.5km가 떨어진 곳까지 애플리케이션 화면에 노출되는데, 울트라콜 사용업체→파워콜 사용업체→아무 것도 사용하지 않는 업체 순으로 나타난다.

서울 서초동으로 장소를 지정한 후 화면에 노출되는 업체 리스트를 확인해 본 결과, 울트라콜을 이용하고 있는 업체는 36곳, 파워콜을 이용하고 있는 업체는 21곳으로 나타났다. 불과 90m떨어진 가까운 업체는 울트라콜이나 파워콜 등 유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들 50여곳의 업체를 다 보고 나서야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배달통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배달통의 경우도 배달의 민족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배달통은 ▲리스팅 ▲프리미엄 ▲모바일결제로 나눠 업체를 모집하고 있으며, 역시 이를 사용하지 않은 업체들은 일반업체로 구분한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업체는 따로 만들어진 공간에 나타나며, 리스팅을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은 모바일결제를 사용해야만 상위 목록에 나타난다.

마찬가지로 서초동에서 450m 떨어진 업체는 1.5km 내에 있는 프리미엄과 모바일결제 이용업체 36곳을 확인하고 나서야 찾을 수 있었다.

배달의 민족과 배달통은 이와관련 “광고에 따라 업체를 배열한다”며 “현재 광고를 이용하는 업체들 가운데 근거리 순으로 배열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 순이 아니라 거리 순으로 업체들의 목록을 확인하려면 설정창에서 소비자가 알아서 거리 순으로 보겠다고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업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울트라콜과 프리미엄 등의 유료광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주변 업체들이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자신만 사용하지 않으면 애플리케이션 배열 순위에서 밀려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소비자 역시 손해보기는 매한가지다. 박씨는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했을 때 번거롭기도 해 상위 몇 개 업체만 보고 음식을 시켜왔는데, 이런 식의 배열 때문에 음식 배달이 늦어졌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높은 수수료로 소비자 이미 피해”…가격부담 전가 우려

최근에는 앱 운영사측에서 가져가는 수수료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배달의 민족과 배달통의 광고비 및 수수료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신을 치킨업주라고 밝힌 A씨는 “치킨 한 마리를 1만3000원에 판매할 경우 생닭 한 마리에 5000원, 직원 인건비와 가게 월세 그리고 각종 세금을 제하고 나면 한 마리 팔아서 4000원 정도 남는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소비자가 배달의 민족의 바로결제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1만3000원의 12.5%인 1794원을 수수료로 내고 업주의 수익은 2206원으로 줄어든다. 배달통의 모바일결제를 사용한다면 1430원을 수수료로 내고 업주의 순수익은 2570원이 된다. 배달앱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업주 수익이 약 35%~45%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바로결제나 모바일결제 시 내야하는 높은 수수료 때문에 일부 업체에서는 치킨 한 마리 당 무료로 제공하던 콜라를 제공하지 않는다던가, 일부 애플리케이션 메뉴판에는 가격을 1000원씩 더 올려 기재하기도 한다는 사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속속 폭로됐다. 한 업주는 애플리케이션 측에 ‘바로결제 시 콜라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메뉴에 넣어달라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결국 앱 운영사와 업주간 수수료 문제가 소비자의 부담으로 넘어간 셈이다. 배달앱을 즐겨 사용하는 최 모씨는 “다른 사람과 같은 돈을 내고 음식을 먹는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고 나서는 이용 전 제공됐던 것보다 음식 양이 확연히 줄었다”며 “업주와 앱 운영사간 수수료율 싸움에 소비자만 피해를 보는 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