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노무 혼란 불가피한 저성과자 해고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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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인사노무 혼란 불가피한 저성과자 해고 ‘지침’ 기업 ‘실제’와 동떨어진 정부 홍보…전문가 지적 귀기울여야

기사입력2016-03-08 12:33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고속도로나 시내도로에서 버스 뒷 창가에 붙어 있는 뜬금없는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지난 1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양대지침에 대한 광고다. 또 이에대한 각종 설명회도 고용노동부가 직접 나서 최근 집중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공정 인사지침’과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 양대지침을 발표해놓고 정부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광고든 설명회든 얘기인 즉 ‘공정 인사지침’이 해고에 대한 정당성을 엄격히 하고 능력주의 인사관리로 전환하는 것이며, 노동계가 주장하는 ‘쉬운 해고’는 절대 아니라는 게 요지다.

하지만 노동계가 주장하는 ‘쉬운 해고’가 왜 아닌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중기이코노미 보도에 따르면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김형동 변호사는 “이 제도를 기업현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오히려 사용자가 해고하기 전 저성과자에게 업무배치 전환 등의 교정 기회를 주는게 ‘명분쌓기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역시 “해고 사건을 보면, 수습·시용·기간제 근로자에게 많이 발생하고 특히 정리해고 대상자를 결정하는 상황에서 주로 발생한 것으로 볼 때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그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기업현장’에서 벌어지는 실제와 동떨어져 있는 지침이라는 얘기다.

사용자 입장에서, 근로자의 업무능력이 떨어지고 그래서 개선의 기회도 주었지만, 전과 다르지 않을 경우 해고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정부의 입장에 일견 공감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를 악용할 소지가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노무전문가들은 저성과자 해고에 대한 ‘지침’이 선의대로 작동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순진하거나 아니면 현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인사권이 사용자 고유권한임을 감안하면 사용자 주관이 개입될 수 밖에 없고, 개별적인 해고의 정당성을 획일적인 가이드라인으로 판단하는 게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또 배치전환 등 개선의 기회도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는 등 통상해고의 적법성을 포장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 발표대로 믿고 사용자가 지침 내용에 따라 해고나 취업규칙을 변경했는데 이것이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지침에 근거한 처분이라해서 사용자의 승소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인사노무 전반에 걸쳐 혼란이 불가피할텐데 이에대한 후속조치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