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은 삼성만의 피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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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갤럭시노트7’은 삼성만의 피해가 아니다 중소 부품업체 악영향 우려…국민 지원에 답하는 책임의식 가져야

기사입력2016-10-13 10:3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갤럭시노트7 사태는 결국 단종으로 막을 내렸다. 삼성전자의 손실이 수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쏟아진다.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했고, 시가총액 증발액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0만명의 갤럭시노트7 구매고객은 그동안 불안 속에 사용해야 했고 환불·교환이라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휴대폰 유통시장은 당분간 침체가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전자와 홍채인증 서비스 제휴를 맺은 은행들은 홍채인식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갤럭시노트7 생산과 판매중단은 최소 200여곳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국내 갤럭시노트7 부품 협력사들의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업계에서는 4~5차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400~500곳의 중소 부품사들이 갤럭시노트7 영향권에 들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휴대전화는 한국 수출의 2%, 산업생산의 2.4%를 차지한다. 그 중 삼성이 60%를 생산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무선통신기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2% 감소했다.

올 가을 애플 등과의 신제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무리하게 출시를 앞당긴 조급함이 결국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화를 불렀다는 평가다. 첫번째 리콜 때 제대로 원인을 잡아내지 못하고 서둘러 리콜시기를 결정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또, 삼성이 협력사들의 기초체력을 함께 키우지 않은 채 속도를 강조하며 독주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11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판매와 교환을 중단한다고 밝히자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사용·판매·교환 중지를, 국토교통부는 항공기 사용금지 권고를 발표했다. 폭발과 화재로 인명피해가 우려됨에도 사용자 안전에 대한 방침은 미국보다 한 박자씩 늦었다. 삼성의 눈치를 보다 삼성의 결정을 뒤따라간 모양새다. 배터리 KC인증 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삼성이 의뢰한 시험기관(UL)의 성적서만 가지고 합격 판정을 내렸다고 한다. 배터리는 전기장판과 같은 전기제품보다 위험성이 낮아 공장심사 등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자유롭게 남다르게’를 내세운 갤럭시노트7은 그 자유로운 결정으로 남다른 후폭풍을 불러왔다. 공룡기업 삼성의 문제는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정부와 국민의 지원과 지지 속에서 성장한 만큼 그에 준하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단종 발표가 끝이 아니라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이미 천문학적 손실이 예상되고 있지만 더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 정부도 삼성도 뼈를 깎는 자구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