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가치로 내걸고 실수 없으면 고평가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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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변화를 가치로 내걸고 실수 없으면 고평가 ‘모순’ 성과·역량외 가치도 관리…中企 거창할 필요없이 문제의식 부터

기사입력2016-10-13 13:1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아인스파트너와 함께하는 HR ⑥성과주의 개혁 포인트:밸류(value)침투] 목표관리제를 시행하고 ‘Competency’ 모델을 활용해 성과주의 조직문화를 기업에 안착시키기 위한 전제는 기업구성원들의 이해와 공감이다. 기업구성원 각자는 목표가 무엇인지 인식한 상태에서 목표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역량이 무엇인지를 알고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 성과창출을 위해서 기업과 구성원이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대로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직원들에게 ‘침투’시키지 못한다면, 각자 다른 생각과 목표를 추구한다. 인사컨설팅 전문기업 아인스파트너의 최성진 수석컨설턴트는 “가치관은 곧 기업의 정체성이며 조직문화”라며 “기업이 가치관을 어떻게 공유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풍토, 즉 조직문화가 달라진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설명했다.

어느 기업이나 추구하는 가치는 가지고 있다. 이케아가 추구하는 가치는 ‘저렴함·합리적·스타일리쉬’다. 또 ‘전세계에 이케아 매장의 진출’ 또는 ‘매출 100억달러 증가’와 같은 비전도 함께 가지고 있다. 기업이 성과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비전과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것이다. 이케아가 고가의 가구로 주력상품을 변경했다면 이케아가 추구하던 가치 역시 바뀐 것이고, 고객들의 이케아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 역시 달라진다.

가치침투란 결국 조직문화에 영향을 주는 가치있는 행동을 개선한다는 의미다.<자료=아인스파트너>

‘가치’의 침투? ‘가치 있는 행동’의 침투!

그러나 조직풍토, 조직문화, 기업의 핵심가치 등 가치를 무엇이라고 부르든 쉽게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런 면에서 기업의 가치를 직원들에게 침투시키고 조직문화를 관리·활용한다는 것이 한편으론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일각에선 가치 또는 조직문화에 대한 매니지먼트 가능성 자체를 부정한다. 또 가치가 조직문화로 실현될 수 있더라도 단기간엔 무리며 시간적 여유가 없고, 실현돼도 그 효과가 분명하지 않다는 시각도 많다.

조직문화가 홀로 동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창업자의 이념이나 철학, 조직 초기 종업원들의 경험 등이 조직문화의 중요한 부분이다. 또 현재 매니저나 팀장의 말과 행동, 조직의 전략과 목표, 조직구조, 고객의 특성 등이 조직문화에 영향을 준다. 인재채용 기준과 방법, 개개인의 가치관, 업무 프로세스, 조직의 심벌, 조직내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등의 경우도 조직문화와 상호 연동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조직의 목적에 대한 가치관, 업무진행 방식에 관한 가치관, 인사관리에 관한 가치관 등이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과 과정에서 나타난다. 조직문화를 관리한다는 것은 업무수행 방식과 과정에 조직의 가치관을 반영한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는 보편타당해야 한다. 조직에 가치관을 침투시키는 프로세스는 세 가지 단위를 고려해야 한다. 먼저 조직구성원 개인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각자 다른 배경 안에서 무엇이 기쁘고 동기부여를 하며, 무엇이 싫고 의욕상실을 유발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어 부서 또는 팀 단위 목표와 개인의 이해와 요구가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정되고 통합돼야 한다. 개인과 부서의 가치가 통합된 경우에도 그것이 기업 전체의 가치 또는 목표와 상충될 수 있다. 예컨대 영업팀와 고객관리팀의 목표는 상충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이 팔겠다는 전자의 성과목표는 지속적인 고객관리라는 후자의 성과목표와 충돌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요구되는 것이 기업 전체 차원의 기획·조정이고, 이를 통해 개인과 팀 그리고 기업 전체 차원의 가치가 공유되고 통합되는 것이다.

기업가치와 맞지 않다면 제도·정책 과감히 개선을

공감과 공통의 이해라는 말도 그리 현실적이지 않다고 여길 수 있다. 최 수석컨설턴트는 “가치를 쉽게 침투시키는 방법은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런 가치평가 방법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평가제도가 가치와 맞지 않다면 과감히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했다.

기업가치와 맞지 않는 제도와 정책은 직원을 오히려 더 혼란스럽게 한다.<사진=아인스파트너>

예를 들면 변화와 개혁의 과정에서는 실수가 없을 수 없다. 그러나 변화와 개혁의 가치를 내걸고서는 정작 평가에서는 실수가 없고 확실한 사람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있다. 또 창조적이며 도전적이길 바라면서 평가과정은 기존의 역량이나 업무방식을 따를 것을 강요하기도 한다. 수치로 표현되지 않는 고객중심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숫자로 결과를 요구할 때도 있다.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필요한 역량을 제시할 때도 마찬가지다. 창의성을 중시하는데 회의를 진행하면서 발언을 무시하거나 발언권 자체를 주지 않으면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는다. 창의성을 추구한다면 창의적인 사람이 우대받는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최 수석컨설턴트는 “기업의 조직문화에서 팀장들이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며 “현장에서 가장 먼저 평가하는 팀장들이 일관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팀장들이 조직문화를 매니지먼트 함에 있어, 동일한 행동이라면 동일한 매니지먼트 방식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이 매니지먼트는 추구하는 가치와 부합해야 직원들에게 가치가 침투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치를 침투시킬 때 직원이 우선될 수도 있고 기업이 우선될 수도 있다. 직원 즉 ‘사람’을 우선시하는 가치침투는 각자의 창조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가치·솔루션 자체가 상품이 되는 기업에 어울린다. 반면 기업 즉 ‘구조’를 우선시하는 가치침투는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확립한, 그래서 고품질의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에 적합하다. 사람 또는 구조냐에 따라 가치를 침투시키는 방식도 달라야 한다. 사람 중시 가치침투라면 직무를 유연하고 넓게 정의하는 조직문화에 어울린다. 성과는 모든 일이 진행된 이후에 판단하며, 이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을 소중히 한다’고 기술하는 ‘Value’형이 적합하다. 반면 구조중시 가치침투는 직무를 고정적으로 세부화한 조직문화에 적합하다, 목표를 사전에 설정하고, ‘무엇을’보다는 ‘어떻게 할까’를 기술하는 ‘How’형이 적합하다.

최 수석컨설턴트는 “사람을 중시하는 가치침투는 아래로부터 시작한 경험이 바탕이 되는 경우며, 구조를 중시하는 가치침투는 경험보다는 논리적 구성을 통해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형태”라며 “어느 경우든 주니어 때부터 가치관을 공유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치침투는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큰 조직에 어울리는 면이 있다. 따라서 초창기 중소기업이라면 거창하게 할 필요는 없다. 최 수석컨설턴트는 “중소기업의 경우 경영자의 경영 마인드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며 “MS, 애플의 경우 창업자의 가치가 사업전략으로까지 이어진 사례”라고 했다. 그렇다고 중소기업이 가치침투를 무시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최 수석컨설턴트는 “대기업처럼 평가제도를 도입하고 복잡하게 할 필요는 없지만, 공유하는 가치에 대해 ‘우리가 지금처럼 하는게 기업가치에 맞을까?’라는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정도는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가치가 확고하면 작은 중소기업이라도 탄탄하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