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삼성 관련 의혹부터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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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재벌개혁…삼성 관련 의혹부터 밝혀야 숱한 비리와 의혹이 삼성을 정점으로 얽히고 설켜있다

기사입력2017-02-12 13:2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삼성은 대단하다. 지난 9일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실이 국회에서 개최한 ‘재벌개혁 전략 세미나’에서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자산은 우리나라 GDP의 1/5, 친족일가까지 합하면 1/4에 해당한다. 다른 기업·그룹들과 똑같이 ‘재벌’로 분류하는 것이 오히려 삼성에게 ‘미안’하게 느껴질 정도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력 이외 삼성의 힘이 어디까지 미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삼성그룹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추진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건’에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 청와대 경제수석·보건복지부·국민연금공단 등이 조연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은 특검 조사결과 이미 드러났다. 그러나 출연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특검은 지난 3일 같은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잡고, 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 실시와 함께 공정위 전 부위원장을 소환조사했다. 이쯤되면 국가 내에 삼성이 존재하는 것인지, 국가가 삼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헷갈린다고 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재벌개혁 논란이 나오기만 하면 가정 먼저 떠오르는 대상이 삼성인 이유다.

김상조 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최종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나가기 위함”이라며 “삼성물산 합병으로 지배구조 전환을 위한 기승전결 중 이제 ‘승’이 끝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합병이 끝이 아니며, ‘남은 절반’을 완성하기 위해 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모른다는 얘기다.

삼성의 지배구조를 개혁한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 어렵고 복잡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서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입을 모아 재벌개혁을 얘기했지만 여기까지 밖에 오지 못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재벌개혁 담론이 지금보다 명분이 쌓이고, 바람을 탔던 시기가 있었는가 싶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비리와 의혹이 삼성을 정점으로 얽히고 설켜있다.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삼성이 원하는 결과로 이어져왔고, ‘삼성공화국’이란 말도 여기서 나왔다.

삼성의 최종목표, 지주회사 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남은 절반’을 완성해야 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삼성은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이란 국민적 여망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양자간의 한판승부에서 ‘제로섬’의 결과를 가져올지, 아니면 양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 그 시작은 정부의 몫이다. 이미 드러난 사실과 의혹을 중심으로 삼성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통해 재벌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