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제품과 구분하는 ‘상표’는 기업의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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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다른 제품과 구분하는 ‘상표’는 기업의 자산 영업상 명칭 ‘상호’와 달라…상표·상호 통일해 등록하면 유리

기사입력2017-06-21 19:27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스타트업 지식재산 레벨업 ⑪알쏭달쏭 상표·상호

최근 스타트업의 지적재산권(지재권) 분쟁사례가 늘고 있다. 대기업에 의한 기술탈취 유형이 다양해지고, 제품을 직접 생산·판매하지 않고 보유특허로 수익을 내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무차별적 소송제기도 빈번해진 것이다. 제조·생산기업에 비해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지재권은 두 말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중기이코노미는 스타트업이 알아둬야 할 지재권 활용전략을 취재, 소개한다.

#.국내 교육서비스 스타트업인 A사는 상표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미국 대형 의류업체인 B사로부터 이의신청을 받았다. A사가 출원한 영문 상표명에 B사의 상표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다. B사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한 A사는 법적대응을 하려 했으나, 비용도 인력도 없어 아예 사업을 포기할까도 고민했다. 알고보니 B사는 국내외 중소기업에 상표권 침해를 이유로 비슷한 소송을 제기해 모두 승소한 전례가 있었다. A사는 민간법률단체의 도움을 받어 재판에선 승소했으나, 이 과정에서 7개월이 소요됐고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최근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스타트업과 대기업간 상표권 소유를 두고 갈등을 빚는 사례가 늘고 있다. 창의적인 제품이나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름’에 따라 이미지나 판매량이 달라지는 등 상표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비슷한 제품·서비스가 많은 경우 상표의 중요성은 더 크다. 그러나 ‘상표까지 권리확보가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갖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문제다.

‘타인과 나’를 구별 ‘상표’ vs 영업에서 사용하는 이름 ‘상호’

상표란 개인 또는 사업단체, 기업의 상품과 타인의 상품을 구분할 수 있는 표지로 사용되는 일체의 수단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즉 특정 제품의 생산자 또는 판매자가 상품의 출처가 자신임을 밝히기 위해 사용하는 기호, 문자, 도형, 상징 등을 말한다. 상품의 포장, 가게에 설치한 입체 간판과 같은 입체상표, 시각, 소리, 냄새, 맛 등도 일정한 요건을 갖췄다면 상표로 인정받을 수 있다. 상품 자체나 상품 포장에 붙이거나, 서비스 제공에 쓰이는 설비나 도구에 부착해 사용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소비자는 상표를 통해 희망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또 동일한 상표가 표시된 제품은 동일한 성능과 품질을 가지고 생산된 것으로 기대한다. 상표가 상품이미지와 함께 소비자에게 기억되면, 상표를 접할 때마다 광고·이미지제고 등의 효과도 생긴다. 즉 상표는 단순히 다른 생산자 제품을 구별하는 수단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는 재산인 것이다.

상표는 상인이 영업상 자신을 표시하는 명칭인 ‘상호’와는 구분된다. 둘 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상품 및 서비스 제공의 출처를 나타낸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상호는 강제성과 법적 효력이 약하다. 상법 제22조(상호등기의 효력)에 따르면 타인이 등기한 상호는 동일한 특별시·광역시·시·군에서 동종영업의 상호로 등기하지 못한다. 또 문자로만 구성할 수 있고 기호나 색채, 홀로그램 등은 등록이 불가하다. 따라서 권리를 완벽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상호와 상표를 통일해 등록하는 게 유리하다.

한번 등록하면 10년간 인정, 선출원주의, 1상표1출원주의

상표권을 보호받기 위해서는 특허청에 등록해 독점적인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 다른 지적재산권과 마찬가지로 법과 심사기준이 정하는 요건에 따라 심사를 거쳐야 한다. 심사관이 상표등록출원에 대해 거절이유를 발견하지 못한 경우 출원이 공고되고, 30일간 이의신청이 없으면 등록이 결정된다. 이후 출원인이 등록료를 납부하고, 등록되면 그 즉시 상표권이 발생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1상표1출원주의’에 따라 하나의 출원서로 2개 이상의 상표를 출원할 수 없다. 단, 물품의 분류가 다를 때는 가능하다. 상표권을 등록출원할 때는 산업자원부령에서 정하는 상품류 구분 내에서 상표를 사용할 상품을 지정해야 한다. 국제상품분류(NICE)에 따라 제1류부터 제34류까지 34개류의 상품류, 제35류부터 제42류까지 8개류의 서비스업류로 구분돼있다. 과거에는 류에 관계없이 하나의 출원만 가능했지만, ‘1상표다류1출원제도’를 시행함에 따라 상품이 1개류 이상에 해당될 때는 한장의 출원서로 출원신청이 가능하다. 상표출원 후 또는 상표등록 후에 상품을 추가해야 할 경우엔 출원공고결정 전까지 별도로 추가등록출원서를 제출해 지정상품을 추가할 수 있다.

한번 등록하면 10년간 권리가 인정된다. 특허권, 디자인권과 달리 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갱신을 통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단,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국내에서만 효력을 발휘한다. 해외에서 상표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제출원 등을 통해 별도로 등록해야 한다. 또 선출원주의를 인정하고 있어 먼저 출원한 사람의 권리를 인정한다.

상표가 등록되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고, 제3자에게 등록상표 사용에 대한 대가를 받는 등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또 타인이 상표권을 침해하는 경우 법에 따라 정당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형사상 제재와 민사상 피해보상 모두 가능하다. 가령, 상표권을 침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며, 허위로 표시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