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정상거래율·한계지분율’ 없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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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일감몰아주기 ‘정상거래율·한계지분율’ 없애자 재벌대기업 막대한 부 이전 변칙증여 조세회피 ‘증여세법’ 개정해야

기사입력2017-06-23 13:48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총수일가 지분율을 강화하는 등 재벌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관련 법안이 발의돼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재벌대기업의 내부거래 규모가 커지자, 규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거래액을 증여이익으로 의제하는 과세요건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즉 재벌대기업이 총수일가가 투자한 법인에 일감을 몰아줘 증여세 부담없이 부를 이전하고 있는데, 이러한 변칙증여에 의한 조세회피를 막기 위해 ‘상속·증여세법’을 개정하자는 얘기다.

◇정상거래비율·한계지분율 차감 규정 삭제=인하대학교 강병구 경제학과 교수는 중기이코노미 취재과정에서 막대한 부가 이전되는 ‘일감몰아주기’의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상속·증여세법 제45조3에서 정한 ‘정상거래비율’과 ‘한계지분율’을 차감하는 규정을 삭제하자는 방안을 내놨다.

정상거래란 내부거래중 일감몰아주기로 간주하지 않는 거래를 말하고, 상속·증여세법 시행령에서는 그 비율을 30%로 제한한다. 중소기업과 매출액 5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은 50%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이익 의제에 따른 세액은 내부거래를 통해 수혜를 받은 기업의 세후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세후영업이익과 내부거래비율에서 정상거래비율(30%, 중소·중견 50%)을 제외한 값 그리고 총수일가 지분율에서 한계지분율(3%, 중소·중견 10%)을 제외한 값, 모두를 곱해서 나온 금액이 증여세 대상이다. 즉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아닌 대기업의 경우 일감몰아주기 세액 계산법은 ‘세후영업이익×(특수관계법인 거래비율-30%의 1/2)×(총수일가 지분율-3%)’다.

재벌대기업 총수일가가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막대한 부를 부담없이 이전하는 것을 막기위해 상속·증여세법을 개정하자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정상거래비율·한계지분율 차감 규정을 삭제하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방안은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이 지난해 9월 국회에 발의한 상속·증여세법 일부 개정안과 그 내용이 같다. 강 교수의 주장과 김 의원의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에 따라 정상거래비율과 한계지분율을 삭제하면, 내부거래에 따른 증여의제 이익이 커짐으로써 증여세 실효세율이 올라간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도 지난해 7월 보도자료를 통해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증여이익이 세금부담 보다 훨씬 커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채 의원의 당시 보도자료를 보면, 재벌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증여이익은 2013년 2422억원, 2014년 2885억원이었지만 그에 따른 증여세 납부액은 각각 801억원(33.1%), 1024억원(35.5%)에 불과했다. 증여세 최고세율 50%보다 14.5~16.9%p 낮은 세율이 적용된 셈이다.

◇내부거래 비중 외 내부거래 금액도 제한=이밖에도 강 교수는 “기업들은 합병과 분할을 통해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는 방식으로 일감몰아주기 과세를 피해가려 할 것이기에, 일감몰아주기 판단기준으로 내부거래 비중뿐만 아니라 내부거래 절대금액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 또한 김 의원이 발의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에 따르면 내부거래 비중 요건은 규정돼 있지만, 내부거래 금액에 대한 규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