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책정…대기업엔 낮게, 중소기업엔 높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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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전기요금 책정…대기업엔 낮게, 중소기업엔 높게 감사원, 산업부에 차등요금제 개선을 권고

기사입력2019-04-19 15:2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대기업에 산업용 전기를 싸게 공급해 발생한 손해가 수천억원에 달하며, 이 손실은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기업들이 메꿔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전기요금제 운영실태’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국전력공사가 ‘산업용 전력(을)’을 판매해 얻은 수익은 모두 862억원이다.

이중 연평균 전력사용량이 250만kWh로 상대적으로 중소규모인 고압A 사용자들로부터 얻은 수익은 4707억원에 달했다. 반면 연평균 2억2000만kWh를 사용하는 고압B 사용자들에게서는 2558억원 손해를 봤다. 연평균 3억2000만kWh를 사용하는 고압C 유형에서도 1287억원 적자가 났다.

<자료=감사원, 그래픽=이창호 기자> ©중기이코노미

결국 상대적으로 중소규모 전력사용자가 많은 유형에서 얻은 수익으로, 대규모 전력사용자에게서 발생한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였다는 의미다.

고압A 사용자는 산업용전력(을) 사용자의 98.5%에 달한다. 고압B 사용자는 1.3%, 고압C 사용자는 0.2%에 불과하다.

고압B와 고압C에서 유독 이같은 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전기사용 패턴과 연관이 있다. 전기 사용량이 많지 않은 ‘경부하 시간대’ 전기요금은 전력구입단가보다 더 낮은데, 이 시간대의 전기 사용량이 유형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경부하 시간대 전력 사용량에서 고압A 사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7.1%로 조사됐다. 고압B는 전체의 51.9%, 고압C의 비중은 11.0%였다. 산업용(을) 사용자의 1.5%에 불과한 대규모 전력사용 기업들이 전체 경부하 시간대 전력 사용량의 62.9%를 차지해, 값싼 전기요금 혜택이 편중된다는 게 감사원의 감사결과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산업부 장관에게 차등요금제 개선방안 마련 검토를 통보했다. 경부하 시간대와 다른 시간대의 전력생산원가, 전기사용자간 부담의 형평성, 부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산업용 전기요금의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개선하라는 요구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감사결과를 받아들이면서도, 경부하 시간대 대비 다른 시간대 전력량 요금 격차를 점차적으로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산업부는 전기요금은 한전이 먼저 결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되기 때문에, 시간대별 차등요금 조정 방안에 대해 한전과 협의할 예정이다.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한전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전기요금 개편안 인가를 신청하면, 산업부에서 기획재정부 협의 및 전기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결정된다.

산업부는 시간대별 차등요금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일부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도 함께 수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감사원에 제시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