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주선인인지 운송인인지 명확하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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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운송주선인인지 운송인인지 명확하지 않다면 하우스 선하증권 발행자 명의, 운임 지급형태 등 고려해 판단

기사입력2020-04-13 11:20

김범구 객원 기자 (bkk0909@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김범구 변호사(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한국무역협회 상담위원)

운송주선인(F/W), E는 송하인 A의 요청에 의해 화물을 호치민까지 운송하는 업무를 의뢰받은 후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E가 A로부터 의뢰받은 업무가 운송인지 또는 운송주선인지에 대한 명시적인 내용을 담은 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다.

후에 E는 F에게 업무를 위임해, F는 A가 의뢰한 화물을 선적했으며 E는 A에게 하우스 선하증권을 발행했다. 그 선하증권에는 ‘송하인 A, 수하인 B 및 운송인의 서명란에는 acting as a carrier라고 기재해 E가 운송인 본인’임을 기재했다.

그런데 목적항구 도착 이후, 화물의 일부가 파손돼 있음을 확인한 B가 E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추궁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B는 E가 운송인이 아니므로 손해배상액의 정형화를 통한 책임제한을 원용할 수 없으며, 민법의 일반원칙에 의해 더 많은 손해배상액의 입증을 통해 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한다. 이에 E는 자신 역시 운송인이라고 항변했다. E의 책임은 어떤 것인가?

◇쟁점=운송주선인은 운송위탁자와 운송인을 연결(주선)하거나 자신이 운송 업무를 직접 진행할 수 있다. 이때 운송위탁자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주선인의 업무를 하는 것인지 운송인의 업무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계약관계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에, 만일 운송 중의 사고로 하자가 발생한다면 배상액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

운송주선인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하여는 손해배상책임, 고가물책임 및 소멸시효 등은 육상운송인의 취급이 모두 동일하지만 상법 제137조는 운송주선인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화물 운송을 의뢰받은 것인지 운송주선을 의뢰받은 것인지에 대해 당사자의 의사가 명확하지 않다면, 하우스 선하증권을 발행한 사정 등을 고려할 때 화물의 운송을 인수했다고 봄이 타당하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규정=상법 제137조(손해배상의 액)를 보면, ①운송물이 전부멸실 또는 연착된 경우의 손해배상액은 인도할 날의 도착지의 가격에 따른다, ②운송물이 일부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의 손해배상액은 인도한 날의 도착지의 가격에 의한다, ③운송물의 멸실, 훼손 또는 연착이 운송인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운송인은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④운송물의 멸실 또는 훼손으로 인하여 지급을 요하지 아니하는 운임 기타 비용은 전3항의 배상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

또 제815조(준용규정)에 따르면 제134조, 제136조부터 제140조까지의 규정은 이 절에서 정한 운송인에 준용한다.

◇판례=물품운송계약은 당사자의 일방이 물품을 한 장소로부터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로 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일정한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속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으로서, 운송계약에 따른 권리·의무를 부담하는 운송인이 누구인지는 운송의뢰인에 대한 관계에서 운송을 인수한 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확정된다.

운송주선업자가 운송의뢰인으로부터 운송 관련 업무를 의뢰받았다 하더라도 운송을 의뢰받은 것인지, 운송주선만 의뢰받은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탐구하여 운송인의 지위를 취득하였는지 여부를 확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 의사가 명확하지 않은 때에는 하우스 선하증권의 발행자 명의, 운임의 지급 형태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운송주선업자가 운송의뢰인으로부터 운송을 인수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를 확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다1310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