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위기, 노사정 대타협 ‘어디까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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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코로나위기, 노사정 대타협 ‘어디까지’ ‘어떻게’ 민주노총 ‘모든 노동자 해고금지’ vs 재계 ‘최저임금 동결’

기사입력2020-04-20 14:46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코로나19발 고용위기가 현실화되자, 민주노총이 노사정 비상협의를 제안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원포인트 노사정 비상협의를 시작합시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지난 17일 정부와 기업에 노사정 협의를 제안하고 나섰다. 18일에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재난시기 전국민 해고금지, 취약계층에 대한 생계보장, 전국민고용보험제를 비롯한 사회안전망 전면 확대 등 민주노총의 주요 요구안을 전달했다.

민주노총, 정세균 총리도 비상협의 필요성에 공감

민주노총은 18일 회동과 관련 “(정세균 총리도) 코로나19 비상협의 필요성과 제안에 크게 공감했다”고 설명하고 “(정 총리 역시) 코로나 재난위기 상황이 국내를 넘어 범세계적 상황이라서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고용유지를 위해 노사협력은 물론 노사정 모두가 협력하면서 힘을 모을 때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민주노총은 “(정 총리가)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한 연대와 협력방안, 긴급한 노사정 대화의 추진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때마침 전경련 산하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도 ‘대량실업 방지를 위한 10대 고용정책 과제’를 고용부에 17일 건의했다. 노사 양측이 고용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나름의 방안을 내놓는 상황이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목적으로 노사정 대타협이 추진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3월 노사정 선언보다 한걸음 더 나간 민주노총

앞서 지난 3월 노사정은 이미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에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한국노총, 경총, 대한상의, 중기중앙회가 함께 참여했다.

당시 노사정은 “인원조정 대신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조정, 교대제 개편 등을 통한 근로시간단축 및 휴직 등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최대한 협조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유급연차, 무급휴직, 권고사직, 정리해고가 공식처럼 되어 영세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부터 급격하게 고용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며, 3월 노사정 선언에서 한걸음 더 나갈 것을 제안한 셈이다.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기업이 정부 금융지원을 받으면 해고금지 의무화, 사전 고용유지서약서 제출”을 요구했다. 동시에 대통령령으로 모든 노동자의 해고금지와 생존권 보장을 위한 긴급 재정·경제 명령을 발동할 것을 촉구했다.

이밖에 부당해고 등 부당노동행위 엄단과 함께 총고용보장기금 조성, 고용위기 업종과 지역의 지정확대, 비정규·특수고용·중소영세·이주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에게 고용유지지원제도 전면 적용과 요건 한시적 철폐, 한시적으로 일하는 모두에게 고용보험제도 전면 적용 등을 사회안전망 확충방안으로 내놓았다.

세부 사항은 차이가 있지만, 사회안전망 확충에 대해서는 재계도 공감할 가능성이 있다.

노사, 中企지원·사회안전망 강화는 공감 vs 최저임금은 이견

한경연이 고용노동부에 낸 10대 요구사항 중에는 무급휴직자에 대한 구직급여 허용, 특별고용지원업종 추가지정이 있다. ‘어디까지’와 ‘어떻게’의 차이가 분명 있지만, 노사의 요구 사항에 유사한 내용이 포함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역시 양측이 공통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대목이다. 민주노총은 중소 영세기업, 자영업자 등을 위한 생존권 지원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한경연은 중소기업이 직원급여 목적으로 대출을 신청할 때 정부가 보증해 저리대출을 시행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방안이 다르지만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요구사항이 엇갈려 충돌하는 지점이 더 많다. 대기업의 세금문제에서는 양측이 정반대의 요구안을 내놓았다.

한경연은 고용증대세액공제의 최저한세 적용 배제, 대기업 법인세 이월결손금 공제한도 상향, 결손금 소급공제 허용 등 대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민주노총은 재벌 사내유보금 과세 유지, 재벌총수의 불법이익 환수 등을 요구했다.

최저임금도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은 문제다. 한경연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동결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최저임금이 2017년 6470원에서 2020년 8590원으로 3년간 32.8% 급등한 상황”에서 “코로나19는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고용유지는 커녕,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돼야한다”는 입장이다. 또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주휴시간 제외, 위반시 처벌 완화 등을 함께 요구했다. 노동계가 매년 최저임금 협상 과정에서 반대해온 요구들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 밖에 특별연장근로시 고용노동부의 인가 없이 한시적으로 자율 시행하는 방안,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 연장, 파견업종의 확대와 기간제한 폐지 등의 요구 역시 합의에 이르기 어려울 요구안으로 꼽힌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